기행문 한양마을 답사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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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글
기행문 한양마을 답사 후에 대한 자료입니다.
본문내용
한양마을 답사 후
한양마을에 도착하기 전에 막연하게 한양마을의 이미지를 떠올려 보았다. 정원이 있고 아기자기한 집들. 개발에 관련된 현수막이 걸려있지만 옹기종기 모여서 나름의 방식으로 질서를 지키고 있는 집들을. 하지만 도착했을 때는 이미 한양마을은 그 흔적을 찾기 힘들 만큼 황량함에게 그 자리를 내어주고 있었다. 사전조사가 충분하지 않았던 나에게는 너무 당황스러운 상황이었다. 그 공사현장에서 일하시던 아저씨께 이 공터 같은 곳이 한양마을이었으며, 꽤 오래전부터 재개발 공사를 한다는 사실을 확인한 후, 우리는 그나마 남아있을 지도 모르는 한양마을의 터를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흔적이 있긴 있을까 하는 의구심과 지푸라기라도 잡아보자는 막연함을 가진 채 일단 공사현장으로 들어갔다. 그곳은 모두 갈아엎은 상태였기 때문에 건물 자체는 하나도 남아있지 않았다. 한양마을이 있었을 때부터 있어 보이는 것들은 모두 찾아보자는 생각 하에 주변을 둘러보았다. 시멘트로 만들어진 작은 길들과, 주택의 일부였을 것 같은 벽돌들. 사람들이 사용했던 신발, 이불, 옷가지 등이 낡아버린 채 곳곳에 무질서하게 흩어져 있었는데, 이런 볼품없는 것들이 그나마 한양마을이 여기에 존재했다는 것을 알려주고 있었다. 처음에는 재미로 숨어있는 그림을 찾듯이 구경하기에 바빴다. 하지만 화단에서 키웠던 것 같은 방울토마토, 쓸쓸하게 남겨진 전봇대 등 그 흔적을 찾으면 찾을수록 여기에서 살았던 한양마을 사람들의 모습이 떠올랐다. 옆에 있는 다리 위를 지나가는 전철과 자동차 사이에서 푸른 정원을 지키던 사람들의 모습이.
그렇게 정신없이 돌아다니는데 멀리서 지나가는 포크레인의 모습이 내 여러 가지 생각을 멈추게 하였다. 이제 이곳은 내가 떠올리는 한양마을이 아님을 다시 한번 되새겨 주는 것처럼. 다리 위에 전철에서는 촘촘하던 한양마을 건물들의 지붕을 볼 수 없을 것이었고, 그것은 우리도 마찬가지였던 것이다. 환상과 추측으로만 남아있는 한양마을의 터. 그곳에서 나는 한양마을을 볼 수 없는 나의 쓸쓸함과 다시는 정들었던 자신의 집으로 돌아오지 못할 한양마을 사람들의 쓸쓸함에 대해 생각했다. 개발을 하는 사람이 느끼는 그곳. 한양마을 사람들이 느끼는 그곳을 생각할 때, 누가 그 땅과 함께 하는 것이 더 가치 있는 일이었을까. 그 가치가 이제는 돈이 되어버린 사실이 안타까울 뿐이다.
나는 과거에 서민들의 소중한 집터, 그리고 지금은 공사하는 사람들의 소중한 일터, 앞으로는 새로운 사람들이 살아갈 집터이자 이익을 위해 이 곳을 개발하려는 사람들의 투자가 목적이 될 이 땅을 한번에 내 두발로 밟았다. 한 곳이면서도 다른 의미를 가지게 한 예전 한양마을이란 공간. 이 공간에서 얽혀있을 기쁨과 슬픔, 또 일시적이고 지속적일 감정들이 혼재되어있을 것 같다는 막연한 생각을 하며 은평뉴타운 3지구를 알리는 표지판을 뒤로 한 채 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