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라쇼몽 속의 의미
단순히 과제를 하기 위해 읽었던 ‘덤불속’은 나를 혼란에 빠지게 했다. 아무리 읽어도 쉽게 ‘이 사람이 범인이야!’라고 단정 지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야기 속에는 작가인 아쿠타가와 류노스케가 숨겨놓은 의문점들이 많았지만 나는 이 모든 것을 알아차리지 못하였고 다른 소설들과 달리 결말이 없다는 점에도 답답함을 느껴야 했다.
그러던 중 보게 된 영화 ‘라쇼몽’은 나의 생각을 조금 더 여유롭게 해주었으며 내가 놓친 부분을 다시 생각할 수 있게 해주었고 원작자인 아쿠타가와 류노스케 뿐만 아니라 감독인 구로사와 아키라가 이 내용을 통해 어떤 말을 하고 싶었는지를 알 수 있었다.
영화 ‘라쇼몽’을 보면서 이 영화가 흑백이란 점과 시작부터 거세게 내려치는 비가 이 이야기의 어두운 면을 더욱 잘 살렸다고 생각되었다. 영화 속에는 목격자인 스님과 나무꾼이 ‘덤불속’의 사건에 대한 혼란스러움을 잘 표현해주고 있는 데 바로 독자들이 원작을 보면서 느끼는 기분이지 않을 까라는 생각을 해보았다
소설을 읽으면서 나는 범인을 도둑으로 지명하였으나 끝까지 의문점이 들었던 것이 있었다. 바로 ‘단도’였다. 몇 번을 다시 봐도 단도의 행방을 쉽게 알 수 없었기에 차라리 단도의 행방을 알 수 있다면 범인을 더 쉽게 찾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단도에 관한 의문점 때문에 나는 도둑과 아내 사이에서 많은 고민을 하였다. 하지만 나는 끝까지 단도의 행방을 찾지 못하였고 이런 나에게 영화의 감독인 구로사와 아키라는 생각의 전환점을 알려주었다. 영화에서는 나무꾼이 단도를 시체의 가슴에서 뽐아 팔아넘기기 위해 시체를 발견한 자리에서 단도가 없었다고 위증한다. 또한 도둑인 다조마루가 ‘비싸 보이는 단도’라고 노골적으로 언급하기도 하였다. 물론 감독인 구로사와 아키라의 생각에서 비롯된 각색된 부분이지만 한편으로는 그렇게 생각 할 수 있다는 것이 사실이다. 모든 생각을 도둑과 죽은 자, 그리고 그의 아내에게만 초점을 맞춘 내가 충분히 놓칠 수 있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너무나도 쉽게 나무꾼과 스님, 그리고 나졸을 단순한 목격자라고만 판단하고 범인만을 찾으려한 나의 실수이기에 구로사와 아키라의 생각은 모든 면을 바라보아야한다는 점을 나에게 일깨워 주었다.
영화를 보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대사가 하나있다. 바로 스님이 말한 ‘인간이 인간을 못 믿는다니 이것이 지옥이다’라는 대사다. 이 대사는 인간의 어두운 면을 잘 표현해주는 것으로서 대사 속에서 언급한 인간이 인간을 못 믿는 다는 것은 현대사회에서도 느낄 수 있는 인간이란 생명의 근본적인 어두운 면이라고 생각된다.
원작들과 다르게 이런 전체적인 어두운 면을 환기시키는 존재를 구로사와 아키라는 영화에서 등장시켰다. 바로 아기의 등장인대 전반적으로 어두운 분위기의 영화 속에서 갑자기 들려오는 울음소리와 아이의 존재는 서로를 믿지못하는 인간의 슬픈 사회 속에서 희망을 주는 존재로 인식할 수 있다. 영화 속에도 위증을 한 나무꾼이지만 그는 아이를 자신이 키우겠다고 하였고 인간의 어두운 면에 기겁을 한 스님은 처음엔 그를 믿지 못하였으나 나무꾼의 손에 아이를 안겨주며 희망을 느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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