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학개론] 제주지역 민간신앙의 구조와 변용을 읽고 나서
읽고 나서
처음에 ‘제주의 민간신앙’ 이라는 말을 들을 때면 흔히 중, 고등학교 시절에 사회시간에 배웠던 민간신앙들이 떠오른다. 제주도만의 특유의 민간신앙을 떠올린다기보다는 널리 알려져 있는 민간신앙들이 떠오른다는 것이다. 예를 들자면 대표적으로 산신령이나 삼신 등 수호신이 나무나 바위에 깃든다고 보거나 지킨다고 생각하는 것과 귀신을 쫓는다고 하여 무당이 대문에 부적이나 문배를 붙여서 못 오게 하는 행위를 말하는 ‘굿’이라는 것이 있다. 이와 같은 보통의 민간신앙이라는 것이 있는 반면에 제주도 안에서 형성되어진 특유의 제주도만의 민간신앙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제주도의 민간신앙 중에는 ‘넋두리’라는 것이 있었다. 이는 나도 경험해 본 민간신앙이었다. 어렸을 적에 밥을 급하게 먹고 체했을 경우에 부모님께서 병원에 데려가시기보다는 체를 내려주는 곳에 가서 체를 내리는데 가끔 넋두리를 같이 해주는 곳이 있었다. 그 때 나의 체를 내려주시는 분이 넋두리를 드려야 할 것 같다고 얘기를 하셔서 그 다음날 엄마께서 그 때 그 곳에 다시 데려가 넋을 드린 적이 있었다. 넋을 드리는데 처음의 분위기가 너무 무서웠다. 마치 드라마의 무당이 나와서 굿을 하는 것 같았는데, 내 머리에 물을 뿌리기도 했고 거기에 입으로 바람을 불기도 했으며, 콧등에 물을 묻히기도 했었다. 그리고 이상한 말을 한 것 같았는데 지금은 기억이 나지 않지만 당시에 음을 붙여서 말을 했기 때문에 더 음산하다는 생각이 들었었다. 그 때 그 모습들이 무서워 다시 가기 싫어서 엄마께 다들 넋두리를 이렇게 하냐고 물었더니 방법은 여러 가지라고 하셨다. 이 방법이외에도 침을 맞는 방법도 있다는 말을 들었던 기억이 있다. 이렇게 내 기억 속에 자리 잡고 있었던 넋두리가 제주도에서는 민간신앙으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다. 보통 15살까지는 영혼이 잘 빠져나가는 시기라고 머리의 가마가 잘 굳지 않아 영혼이 이 가마를 통해 자주 빠져나가기 때문에 그 넋을 찾아 육체 속에 들여놓아야한다며 넋을 불러들이는 의례를 말하는데 찾아온 넋을 저고리에 싸 담아서 아이의 머리에 대고 바람을 불어 가마로 넋을 들여 넣는 것이다. 이 넋두리를 한다는 것이 나는 어릴 적에 내가 몸이 약하고 이상한 기운이 있기 때문에 하는 것이라고 생각을 해서 누군가에게 말하기도 싫었고, 그런 곳에 갈 때마다 피하는 기색이 역력했었다. 그러나 이 넋두리라는 것이 제주도의 민간신앙이라는 것을 알게 된 후로는 어색하고 꺼리게 되었던 느낌이 뭔가 제주도라는 틀 안에서 공통점이 형성된 것 같아서 많이 사라지게 되었다.
그리고 또 다른 제주도만의 민간신앙으로 ‘신구간’이라는 것도 있다. ‘신구간’이라는 것은 음력 정월 초순경을 전후하여 집안의 신들이 천상으로 올라가 비어 있는 기간을 말하는데, 이 기간은 이른바 신구세관이 교대하는 과도기간으로 인간 세상을 관장하는 1만 8천여 신격들이 천상에 올라가 한 해동안 일어난 일을 보고 한 후에 새로운 임무를 부여받아 내려오기까지의 공백 기간을 뜻한다. 제주도에서는 이 기간에 이사를 비롯하여 부엌·문·변소, 외양간고치기, 집 중창·울타리 안에서의 흙 파는 일, 울타리 돌담고침, 나무 베기, 묘소 수축 등 다양한 일을 하곤 한다. 이렇게 ‘신구간’이라는 기간이 생겨진 이유는 아무 때나 이러한 일을 하면 동티가 나서 화를 입기 때문에 지상에 신격이 없을 때 이사나 집 수리등 평소에 금기되었던 일들을 하여도 아무런 탈이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또한 기간에 겨울인 이유는 제주지역은 겨울에도 날씨가 따뜻하고 습기가 많아, 신구간과 같이 아주 추운 날씨에 이사를 하거나 집수리를 하지 않으면 탈이 날 염려가 있다. 그리고 이 때가 농한기이기 때문에 일손을 구하기도 어렵지 않았다. 또한 본래 신구간은 여러 가지 일을 마음 놓고 하는 기간인데, 요즘 들어서 도시지역에서는 이사하는 일이 강조되어 주로 이사하는 기간으로 인식하게 되었다. 그래서 이 기간에 일제히 이사를 하므로 이 시기에 동네를 돌아다니다보면 이삿짐을 옮기는 집들을 많이 보게 된다.
이와 관련하여 ‘신구간’의 경험담을 말하자면, 우리 집도 이사를 할 때 ‘신구간’을 이용해서 날짜를 정해 이사를 했었다. 나는 엄마께 봄이나 가을에 날씨가 선선할 때 이사를 해도 되는데 왜 하필이면 추운 겨울에만 이사를 해야 되냐고 물은 적이 있었다. 그런 질문을 엄마께 했을 때 돌아오는 대답은 신구간에 대한 이야기였다. 예로부터 제주도에서는 귀신들이 비어있는 기간인 신구간이라는 기간에 이사를 하면 해를 면한다는 속설이 있기 때문에 그 날짜에 맞춰서 이사해야한다는 것이었다. 처음에는 왜 그런 미신들을 믿고 이사 날짜를 정해야하는지 이해를 하지는 못했지만, 점점 민간신앙에 대해 알게 되고, 그 부분에 대해서 이해를 하게 되면서 속설이긴 하지만 그래도 그 말을 믿고 따라야 뭔가 안심이 되는 것 같은 느낌을 받게 되었다.
그리고 제주도의 민간신앙이 특별하게 자리 잡은 데에는 이유가 있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서 알 수 있었다. 제주도는 화산섬이기 때문에 외부와 단절되어 있는 지리적조건과 함께 마을들이 분리되어있다. 그래서 각 마을마다 믿는 신들이 달랐고, 그들이 각자 믿는 신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다. 또한 제주도의 환경이 농사가 잘 안되고 대부분 밭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그에 대해 의지를 할 수 있었던 존재가 필요해서 사람들이 민간신앙을 통해서 그것을 해소하려 했기 때문에 더욱더 특별하게 자리 잡을 수 있었다. 이런 원리를 통해서 사람들이 어떠한 어려움이 닥치게 되면 그에 대해 의지하려는 존재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미신이나 민간신앙들을 형성하여 그것들을 믿으면서 의존한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우리의 전통 민간신앙들이 형성되어진 계기를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지역마다 특유의 민간신앙이 생겨지게 된 이유가 그 지역에서 살아온 사람들의 환경, 역사, 그리고 인식들이 그 지역 민간신앙에 적지 않은 영향들을 끼치기 때문에 제주도만의 특별한 모습을 띄게 될 수 있다는 것 또한 이해할 수 있었던 계기가 되었다.
이 책을 읽고 나서 제주도만의 민간신앙이 내가 알고 있던 것과는 조금 거리가 있었다는 것과 내가 이제까지 봐왔던 것들 중에서도 민간신앙이 포함되어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는 새로운 계기가 되었던 것 같다. 주변에서 다른 사람들도 하던 일이기 때문에 제주도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에서도 그렇게 살아가는 줄 알았지만 나의 예상과는 반대로 내가 제주도만의 민간신앙이라는 것을 몰랐던 것을 다른 지방 사람들에게 말을 하면 알아듣지 못할 수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그리고 민간신앙이 생기게 된 계기와 함께 그것이 형성되어지는 이유들을 이해하게 되면서 처음에는 이상하다고 미신이라고 꺼리게 되던 것들이 오히려 내가 어떤 일들을 할 때 신경이 쓰이게 될 것 같기도 하고 하나의 전통으로서 받아들일 점은 받아들일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게 되었다. 그리고 앞으로는 어떤 것을 받아들이기 전에 지나친 경계심으로 먼저 배쳑하려 들지 않고 왜 이런 것들이 형성되었는지 먼저 알아보고 생각한 다음에 판단하는 것이 맞는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던 계기가 된 책이라고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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