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켄슈타인 괴물이 꿈꾸는 신세계 독서보고서
-괴물이 꿈꾸는 신세계-
『프랑켄슈타인』에 등장하는 괴물의 이미지는 현대의 독자들에게도 친숙하다. 수많은 연극, 영화의 아류작을 양산하며 계속된 괴물의 외침은 과거뿐만 아니라 현대의 독자에게도 강력한 힘을 지니며 많은 시사점을 전달해준다. 이 글에서는『프랑켄슈타인』의 괴물의 존재를 규정하고 그의 부상과 자아분열과정을 살펴보면서 괴물이 꿈꾸는 신세계와 인간과의 관계를 고찰하고자 한다.
괴물은 ‘혼성성(hybridity)’의 존재이다. 그의 태생은 부모 개체의 암수 결합에서 이루어진 생명체가 아니라 ‘아버지’이자 ‘창조자’인 빅터가 시체들의 일부를 접합하여 생명을 불어넣은 존재이다. 따라서 그의 존재는 자연에서 비롯된 것이기도 하지만 인공적이기도 하다. 또한 그는 인간의 형상을 하였지만 괴물의 흉측함을 가지고 있으며, 독학으로 언어를 깨칠 만큼 현명한 두뇌와 뛰어난 언변을 가진 존재이다. 이러한 괴물의 정체성은 인간이라고 규정할 수도, 규정하지 않을 수도 없는 모호한 것이다. 그의 성적 정체성 또한 모호한데, 그가 자신의 배우자로 여자를 만들어 달라고 하기 전까지 괴물의 성별은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는다. 드레이시 일가를 남몰래 도울 때 땔감을 주워 모으거나 마당의 눈을 쓸어 치우는 것은 공적영역에서의 남성의 경제행위와 사적영역에서의 여성의 살림하기 중 어느 곳에서도 속할 수 없는 일이라고 할 수 있다. 이는 그의 소망인 인간과 관계 맺기를 이루기 위해 그가 택한 일이 가장 주변적이고 성별이 모호한 일이었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괴물의 혼성성은 괴물을 인간의 질서에서 벗어난 주변적인 인물로 규정되게 한다. 그는 인간으로 규정될 수 없으며, 따라서 괴물이 되어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 괴물은 전적으로 인간이 될 수 없는 동시에, 인간이 아닌 ‘절대적 타자’라고 할 수도 없는 존재인 것이다.
이렇게 주변적 위치의 괴물은 소설이 진행되면서 서술의 중심적 위치로 부상한다. 소설『프랑켄슈타인』의 구조은 월턴, 빅터, 괴물의 세 서술자가 등장하는 중층구조이다. 즉, 가장 외곽에서 액자 서술자를 형성하는 월턴의 이야기로 시작해서 곧 빅터 프랑켄슈타인이 출현하여 그의 생명창조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액자의 중심부에서 괴물이 자신의 이야기를 전달한다. 소설의 중심에서 괴물은 추악한 외모를 극복하고 인간들과 교류하기 위해서 언어를 습득하고 빅터와 마주하여서도 빅터의 창조주로서의 책임을 묻고 따라서 여자를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을 관철시킨다. 그 후 빅터가 여자를 파괴해 버리는 것을 보고는 자신의 지배하에 빅터의 복종을 요구한다. (“I am your master; -obey!") 소설의 가장 내부에 위치하는 괴물의 목소리는 독특한 힘으로 월턴과 빅터의 이야기를 누르고 독자로 하여금 그 이야기에 설득되도록 한다. 인간과 같은 지적능력과 유창한 언변은 그를 소설의 중심으로 부상시키면서 괴물의 이야기를 독자의 마음에 울리게 하는 것이다. 존재의 본질상 가장 주변적이었던 괴물이 월턴, 빅터를 대체하여 주요 화자로 떠오르는 과정, 또한 괴물의 명령에 독자들이 순종하게 되는 과정은 여성작가인 메리 셸리가 자기 표현의 욕구를 실현하는 과정이라는 의의로 해석되기도 한다 김순원. “‘중국상자‘ 구조 속의 의미: 『프랑켄슈타인 연구』”, 『영어영문학』,19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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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러한 소설 안에서의 괴물의 부상이 인간세계의 주변부에서 벗어날 수 있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그는 빅터에게 자신의 배우자를 만들 것을 요구하며 그 여자괴물과 함께 남아메리카에 가서 평화롭게 살겠다고 약속한다. 그렇다면 인간세계에서 배척 당한 채 살아야 할 괴물이 그곳에서는 자신의 주체성을 가지고 살아갈 수 있을까? 이를 확인하기 위해 괴물의 자아형성에 대해 살펴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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