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문 섬머힐 학교를 보고 나서
초등학교 6년, 중학교 3년, 고등학교 3년에 대학에서 2년 째 10년 이상 학생의 신분의 신분이었던 나의 경험을 돌이켜 보면 모두에게 좋았던 교실이란 존재하지 않았다. 특히나 교사보다 학생들이 존경받는 교실은 더더욱 없었던 것 같다. 그 때문인지 교사를 꿈꾸는 나의 마음 속 한 구석에 막연히 모두가 행복할 수 있는 교실은 이상에 불과한 것이며, 어떠한 교실이건 그 것은 교사가 될 나를 중심으로 만들어진 다고 생각했다. 따라서 모두가 행복한 교실이 아닌 많은 아이들이 행복 할 수 있는 교실을 만들어주는 교사가 그 동안 나의 꿈이었다. 그런데 이번에 섬머힐 학교에 관련된 비디오 자료를 보면서 내가 꿈꿔오는 교사의 모습과 또한 10년 이상 학생의 신분이었던 학창시절을 돌이켜 보며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나의 지난 학창시절을 돌이켜 보면 나는 학생으로서 상당히 바른 생활을 해왔다. 학교에서물의(?)를 일으키지 않음은 물론이고, 1등은 아니었지만 모든 일에 최선을 다하는 학생이었다. 그러던 내가 딱 한번 12년간의 학창시절에서 반항을 한 적이 있었다. 고등학교 2학년 여름방학 무렵이었던 것 같다. 중학교부터 고등학교 1학년 때까지 나는 줄곧 전교 10등 내외의 등수를 유지하고 있었다. 300명가량 되는 학생 수를 생각해보면 그렇게 낮은 등수도 아니고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스스로가 대견하고 믿기지 않을 만한 성적이다. 그런데 놀랍게도 그때의 나는 한 번도 성적으로 인해 즐겁거나 만족스러웠던 적이 한 번도 없었다. 그러던 중 고등학교 2학년이 되었다. 그 때의 나는 여러 모로 힘든 시간을 보냈던 것 같다. 아무리 노력해도 더 좋은 성적을 받을 수는 없었고, 때문에 몸과 마음 모두 지치는 대한민국의 수험생이 되어갔던 것이다. 그때 문득 주위를 보니 주변의 친구들은 공부와 상관없이 그저 행복해 보이는 친구들이 꽤 여럿 있었다. 수업 시간에 몰래 밖에 나가 소소한 군것질을 하고 돌아오는 친구들, 혹은 야간자율 학습 시간에 선생님 몰래 좋아하는 소설책을 보는 친구들 참 공부와 상관없이 행복해 보였다. 그때 그 친구들은 늘 나에게 좋은 성적 받아서 혹은 특정 대학에 갈 수 있는 날 부러워했었는데, 사실 그 순간 행복한건 그 친구들이라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그 때부터 나는 3학년이 되는 그 날까지 선생님 몰래, 부모님 몰래 정말 열심히 놀았다. 땡땡이라는 것도 쳐보고, 학교 교칙에 위배되는 파마머리도 해보고, 수업 시간에 몰래 몰래 딴 짓도 정말 많이 했었다. 그로부터 3년쯤이 지나고 대학생이 되어 선생님을 꿈꾸며 공부하는 지금, 섬머힐 학교에 관한 비디오를 보면서 과거의 나의 모습이 떠오르는 건 대체 무슨 이유였을까?
고등학교 2학년 때 나의 모습을 부모님은 아직도 방황이나 공부가 하기 싫어서 부렸던 투정쯤으로 생각하고 계신다. 그렇지만 나는 그 시간을 절대 후회 하지도 않고, 방황이나 투정이 아닌 나 자신을 찾는 탐색의 시간이었다고 생각한다. 그 시간들이 없었다면 열혈 교사를 꿈꾸는 지금의 나는 존재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때문에 나에게는 정말 소중한 시간이었다. 세상의 잣대로는 잃은 것이 더 많아 보일지라도 내 스스로는 얻는 게 너무나도 많았던 시간임을 잘 안다. 이런 나의 과거를 섬머힐 학교에 관한 비디오를 보면서 떠올린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아마 섬머힐 학교의 학생들이 세속의 눈으로는 학생으로서 하지 말아야 할 온갖 나쁜 일을 하고 있다거나, 아무런 발전 없이 빈둥거리는 것으로 보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들은 그 속에서 나름대로 배우고, 발전해 나가는 것이 분명하다고 본다. 어린 나이에서부터 스스로의 행복을 찾는 일을 하고, 그 속에서 조금씩 조금씩 변하고 성장해 가는 모습을 보며, 더 어린 나이에서부터 공부에 치우쳐 소소한 행복, 자기 자신 조차 잃어버리는 우리나라의 학생들이 겹쳐지자 정말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다. 공부했던 기억 말고는 추억조차 드문 아이들이 자라 돈을 많이 버는, 혹은 권력을 가진 사람이 된다고 할지언정 그 것이 정말로 행복 할까, 나중에 어른이 되어서 누릴 수 있을지 없을지도 모르는 행복을 위해서 12년쯤 하고 싶지 않을 일을 하는 것을 정말로 괜찮은 건지......
이런 점에서 섬머힐의 교육은 나름의 의미가 있는 것 같았다. 실제로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깨닫고 그 것을 위해서 공부하는 썸머힐 아이들은 단기간에 필요한 성적을 받기도 했고, 나 역시 그런 시간들을 보낸 후에 정말 하고 싶은 일이 생겼고, 그렇게 고등학교 3학년이 되자 정말 열심히 공부했던 것 같다. 또 설사 아이들이 이런 과정을 겪지 못할지라도 의미 없이 책상 앞에 앉아 있던 아이들보다 적어도 불행하지는 않았고 자유를 즐겼다는 점에서 훨씬 의미 있는 삶이 될 것 이다.
섬머힐의 교육을 보면서 아직은 미숙하나마 ‘교육’이라는 것에 대해서 정말 진지하게 생각해보았던 것 같다. 사실 우리나라에서 섬머힐의 교육방법을 직접적으로 시행하는 것은 사실상 어려울 것이다. 그렇지만 적어도 아이들이 ‘공부하는 이’가 아닌 자유로워야 하는 대상으로 존경 받는 섬머힐의 정신을 본받을 때 ‘참교육’이 실현 될 수 있을 것이고, 교사와 학생과의 관계가 그저 지식의 전달자와 수여자가 아닌 진심으로 소통할 수 있는 사이가 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까지 해보았다. 그에 대한 첫 걸음으로 더 열심히 공부하고 더 열심히 노력하는 나부터 아이들을 존중해주고, 진심으로 대해 줄 수 있는 교사가 되어야 겠다는 생각도 해보았다. 여러모로 많은 생각을 하고, 많이 느낄 수 있었던 뜻 깊은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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