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규율은 개인을 제조한다 미셸 푸코, 『감시와 처벌: 감옥의 역사』, 오생근 역, (나남, 2003), p.267.
미셸 푸코(Michel Foucault)의 철학 제1화두는 ‘권력’이다. 그는 외부로 명백히 드러난 국가기관의 권력, 재력가의 경제 권력에 머무르지 않고 우리 생활 깊숙한 곳에 자리하고 있는 미시권력까지 파헤쳐 우리에게 보여준다. 푸코는 역사, 정신분석학, 사회학, 의학, 여성학 등 다양한 분야에 걸친 저서를 남겼다. 그런데 이 다양한 분야에서 푸코가 말하는 것은 앞서 이야기 한 바처럼 권력에 집중되어 있다. 결과적으로 푸코가 여러 분야에 관심을 가졌다는 것은 일상생활반경에서 권력이 얼마나 크고 광범위하게 작용하고 있는지를 반증하는 것이다.
푸코의 저서 중에서도 ‘나의 최초의 저서’라고 칭했던『감시와 처벌』은 형벌제도의 변천을 중심소재로 삼으면서, 근대사회란 곧 감금사회이며, 관리사회, 처벌사회, 감시사회라 주장한다. 유레카논술아카데미, 『고전탐구의 신1』, (랜덤하우스, 2007), p.455. 푸코는 『감시와 처벌』 이전에도 여러 저서를 썼음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최초의 저서라고 칭했다. 이 말은 아마 이 책에서 처음으로 본격적으로 자신의 주장을 펼쳤다는 의미로 추측해 볼 수 있을 것이다.
감옥은 권력의 이름으로 사회에 반한다고 생각되는 자들을 색출하여 가두는 공간이다. 푸코는 잔혹한 공개 신체형이 주가 되었던 근대 이전의 형벌이 어떻게 점잖으며 인간적으로 보이는 감금형으로 바뀌게 되었는지를 설명한다. 하지만 거기서 푸코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감옥 역시 인간적일 수 있는 공간은 아니라는 것이다. 자유가 박탈된 그곳을 푸코는 비판적인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는 주장을 ‘감옥의 역사’를 서술함으로써 간접적으로 내비친다. 감옥에서 자행되는 감시는 스스로를 옥죄도록 만드는 장치이며, 사실상 우리 일상생활 전반에서는 쇠창살만 없을 뿐 그러한 감시가 도처에 깔려 있다는 것이다. 푸코는 감옥, 학교, 병원, 공장 등의 사회기관에서의 규율에 주목한다. 규율은 개인들의 삶의 방식을 규격화시키며, 동시에 감시를 용이하게 만든다. 이 감시자가 누구인지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 감시는 권력자에게 국한되지 않고, 우리의 이웃이 될 수도 있으며, 나 자신이 될 수도 있다. 이러한 규율은 개인을 제조한다. 즉, 그것은 개인을 권력 행사의 객체와 도구로 간주하는 권력의 특정한 기술 『감시와 처벌: 감옥의 역사』, p.267.
인 것이다.
푸코는 감옥이 엄격한 병영, 관대함이 없는 학교, 암담한 일터와 같다고 말하며, 극단적인 경우에는 그것들과 어떤 질적인 차이도 없다 같은 책, p.354
고 했다. 감옥은 ‘완전하고 준엄한 제도’라고 불리기도 하는데, 그 이유는 감옥이 외부도 없고, 빈틈도 없으며, 자체의 임무가 전적으로 완결될 때를 제외하고는 기능이 중단될 수 없으며, 개인에 대한 영향력이 중단되지도 않기 때문이다. 이것은 끊임없는 규율이고, 감옥은 결국 수감자에 대해서 거의 전적인 권력을 행사하며 억압과 형벌의 내적인 구조를 가지므로 전제적인 규율이라고 할 수 있다. 같은 책, p.358
푸코는 일상 공간들을 감옥에 비유한다. 그 중에 필자가 가장 관심이 가는 것은 학교이다. 가정과 함께 가장 중요하고 개인에게 지대한 영향을 끼치는 공간인 학교가 감옥과 같은 공간일 수밖에 없다면, 인성형성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판단에서이다. 따라서 학교라는 공간에서 권력이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살펴볼 필요성이 있으며, 그를 개선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먼저 『감시와 처벌』에서 푸코가 어떤 이유에서 관대함이 없는 학교라고 말하는지를 정리해 보기로 하자.
2. 관대함이 없는 학교
학교 교육이 엄격한 규율에 묶이고 학생들을 자유로운 인격으로 대하지 않을 때, 그 교육은 푸코가 말하는 것처럼 관대함이 없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학생들이 바로 통제의 대상이 되는 것이다. 특히 교실과 교사의 수가 부족할 때는 많은 학생을 적은 교사가 일괄적이고 효율적인 방식으로 다뤄야 하기 때문에 더욱 규율이 중요해 진다. 물론 규율은 권력을 수반한다. 규율을 정하고, 지켜지도록 감시하고 처벌하는 것은 권력이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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