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후감 내가 좋아하는 소설 향수
내가 이 소설을 처음 접하게된건 고2여름이었다. 그전부터 도서관에서 이 책을 보고 한번 읽어봐야겠다 생각만하다 할일도 없고 해서 빌리게 되었고 읽는 순간부터 빠져들어서 몇일만에 읽어버리고 말았다. 난 개인적으로 책을 고를 때 표지를 매우 중요시 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 책의 경우 두꺼운 하드보드지가 표지로 되어 있어서 더욱 맘에 들어하고 끌렸던 것 같다. 처음에 향수라는 제목을 보고 고향을 그리워하는 향수 이런 식의 내용일거라고 오해했었는데 읽는 순간부터 이 소설특유의 강하고 음울한 분위기에 압도당했다. 물론 유명한 소설이지만 간단히 줄거리를 설명해보면 다음과 같다.
주인공 그르누이는 1738년 한여름 파리의 음습하고 악취나는 생선 좌판대 밑에서 매독에 걸린 젊은 여인의 사생아로 태어난다. 태어나자마자 그는 생선 내장과 함께 쓰레기 더미에 버려지나 악착같은 생명력으로 살아남고, 대신 그의 어머니는 영아 살인죄로 교수형에 처해진다. 그로부터 그르누이의 떠돌이 생활이 시작된다. 그는 여러 유모의 손을 거쳐 자라게 되는데, 지나치리만큼 탐욕스럽게 젖을 빨고, 무엇보다도 사람이라면 누구나 지녀야 할 냄새가 없다는 이유로 모두가 그 아이를 꺼렸기 때문이다. 더욱 기이한 것은 그르누이 자신은 아무런 냄새가 없으면서도 이 세상 온갖 냄새에 비상한 반응을 보인다는 점이다. 심지어 그는 어두운 곳에서조차 냄새만을 추적하여 목표물을 정확히 찾아내기도 한다.
무두장이 밑에서 일하던 그는 어느 날, 미세한 향기에 이끌려 그 황홀한 향기의 진원인 한 처녀를 찾아낸다. 그는 그녀를 목 졸라 죽이고는 그 향기를 자신의 것으로 취한다. 그의 첫 번째 살인이 이루어진 것이다. 그 후 그는 파리의 향수 제조의 발디니의 도제로 들어간다. 그곳에서 그는 자신의 인생 최대 목표가 세상 최고의 향수를 만드는 일임을 깨닫는다. 물론 거기에서 그는 끊임없는 매혹적인 향수를 개발해 내는 탁월한 능력을 발휘한다. 그러나 곧 그는 그 일에 한계를 느낀다. 그는 악취로 가득한 도시 파리를 떠나 산속의 외진 동굴로 간다. 그곳에서 자신만의 왕국을 꿈꾸며 살던 그는 어느 날 문득 자신에게서 아무런 냄새가 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고는 경악을 금치 못한다. 7년 만에 그는 다시 인간 세상으로 나온다. 이번엔 향수 제조인 이라면 누구나 꿈꾸는 도시 로 간 그는 이제 를 만드는 일에 전념한다. 물론 그의 목표는 지상 최고의 향수, 즉 사람들의 사랑을 불러일으켜 그들을 지배할 수 있는 그러한 향기를 만들어 내는 데 있다. 그것을 위해 그는 무시무시한 음모를 꾸민다. 그로부터 그라스에서는 원인 모를 연속 살인 사건이 발생한다. 죽은 이들은 한결같이 아름다운 여자들로 모두 머리칼이 잘린 채 나신으로 발견된다.
온 도시는 공포의 도가니가 된다. 스물다섯 번째 목표인 세상에서 가장 매혹적인 향기가 나는 소녀를 취하고 나서 결국 그는 체포된다. 그의 처형이 이루어지는 날 놀라운 일이 벌어진다. 그가 광장에 나타나자마자 광포해져 있던 사람들이 갑자기 무아지경에 빠져 든 것이다. 그르누이가 지금껏 죽였던 스물다섯 명의 여인에게서 채취한 향기로 만든 향수를 바르고 나타났기 때문이다. 죽음은 면했지만 순간 그는 절망에 빠진다. 자신이 만든 향수로 인해 욕정에 사로잡혀 살인광인 자신에게 사랑과 바보 같은 존경을 보내는 사람들에게 증오를 느꼈기 때문이다. 그는 그 도시를 떠나 그가 살았던 파리로, 파리 이노셍 묘지의 납골당으로 간다. 부랑자들 틈에 섞여 든 그는 자신이 평생을 바쳐 만든 향수를 온몸에 뿌린다. 그러자 향기에 이끌린 부랑자들은 그르누이에게 달려든다. 알 수 없는 사랑의 향기에 취해 그의 육신을 모두 먹어 버린 것이다.
이 책을 다읽고 작가의 체취에 대한 기발한 상상력에 놀라움을 금하지 못했다. 그러고 보니 사람들 누구에게나 저마다의 향이 있다는 것 그 향이 악취인지 향기인지는 본인의 행동여부에따라 변화한다는 기본적인 사실을 이 소설을 통해 다시금 상기할 수 있었다. 그루누이의 향에 대한 집착은 누군가에게 인식되고 싶어하는 인간 본성에 대한 색다른 표현이 아니었나 싶다. 누군가에게 미움을 받는다는 것 보다 존재감이 없다는 것이 더욱 그 사람을 힘들게 하는 것도 누군가에게 인식되길 원하는 인간의 본성이 아닐까? 김춘수의 꽃도 이러한 맥락과 이어진다고 본다. 아마도 이런 그루누이같은 아이들에게 변화를 줄 수 있는건 우리 교사들이 아닐까 싶다. 외로워하고 선생님에게 인식되고 싶어 하는 아이들을 하나하나 알아주고 하나의 올바른 인격체로 키워줘야 한다고 생각하는 걸보니 나도 이제 교사라는 길에 들어서려 하는구나 라고 생각되었고 스스로도 상당히 놀라웠다. 과감하면서도 색다른 소재의 향수는 추리소설 같은 긴장감이 팽팽히 감돌면서 더욱 독서에 몰입할 수도 있었지만 주인공의 본성적인 외로움에 더욱 이 주인공에 몰입하면서 소설을 읽을 수 있었다. 사실 고2때라면 벌써 4년 전이라서 가물가물한 부분도 많은데 조만간 두꺼운 표지의 향수 책을 직접 구매해서 보관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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