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고3 수험생을 둔 학부모들이 하지 말아야 할 것들
수험생에게 가정이란 휴식의 상징입니다. 동시에 인생 최대의 스폰서인 부모와 함께 하는 공간입니다. 그런 만큼 가정과 학부모는 학생에게 가장 편안하고 안락한 존재가 되어야 합니다. 또한, 학부모는 수험생이 공부하기에 가장 적합한 환경을 만들어 주고, 수험생이 매 순간순간 최선의 선택을 하도록, 최선을 다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그런데, 다시 한 번 잘 생각해 봅시다. 아이들도 집을 가장 편안한 곳으로 느꼈을까요? 아이들이 공부하기에 편안한 환경이었을까요? 실제로 저의 경험이나, 제 친구들의 경험이나, 제가 상담했던 친구들의 이야기를 들어본 바에 의하면, 그다지 만족스럽지 못했다는 의견이 대부분입니다. 사랑으로 가득한 가정이라는 울타리를 수험생들이 든든하게 느낄 때도 있지만, 학부모가 수험생들을 스트레스로, 혼란으로 몰아넣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사실을 대부분의 학부모들은 모르고 있었습니다. 이 글을 읽으실 학부모님들이 서운해 하실 수도 있겠지만, 어머니, 아버지들이 자녀를 사랑하기 때문에 했던 행동들이 오히려 아이에게는 스트레스가 되는 경우가 더러 있습니다. 자녀들이 부모님의 은혜를 몰라서 그런 것이 아닙니다. 당신의 자녀들은 인생에서 자기 자신에 대하여 최초의 도전을 받고 있는 ‘수능 수험생’이기 때문입니다.
지금부터 학부모들이 아이를 위해 하면 안 되는 행동을 정리해보려고 합니다. 시작에 앞서, 학부모들이 가장 모르고 있는 사실(혹은 듣더라도 자주 잊는 사실) 하나를 먼저 알려드리려 합니다. 생각보다 고3들은 생각이 깊고 이성적입니다. 하지만 그 동시에, 이전의 어떤 때보다 감성적으로 여린 존재입니다.
수험생과 싸움을 최대한 피하십시오. 가장 중요한 내용이기 때문에 1번에 넣었습니다. 학부모들과 상담을 하다 보면 아마 우리 아들(혹은 딸)은 전생에 원수지간이었을 것이 틀림없다. 그렇지 않으면 나랑 어떻게 이렇게 많이 싸우겠느냐는 하소연을 자주 듣습니다. 그런데, 아이들도 부모님이랑 싸우기 싫어합니다. 수험생도 부모님과 싸우고 나면 힘들어합니다. 그러면, 왜 싸울까요? 고3이 되면 학생, 학부모 모두 의식하던, 혹은 의식하지 못하던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그리고 수험생에게 스트레스가 가장 표출되기 쉬운 곳, 그리고 표출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곳이 가정입니다. 왜냐하면 밖에서는 자신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기가 쉽지 않지만 가정에서는 자신의 모습을 그대로 드러내는 것이 어색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밖에서는 아무 말 안하다가 집에만 들어오면 조그만 일에도 쉽게 화를 내게 됩니다. 그런데 부모님도 이미 많이 지쳐 있어 자식의 투정을 받아줄 여유가 없습니다. 아들놈 열심히 뒷바라지 하는 것도 힘든데 그놈이 나에게 화를 내고 있다니! 엄마와 아들은 대판 싸웁니다.
위 과정의 핵심은 아들은 부모가 싫어서 싸우는 게 아니다. 다만 스트레스가 너무 많이 쌓여 있을 뿐이라는 것입니다. 고등학교 3학년, 19살에게 수능은 쉽지 않은 산입니다. 시험의 난이도로만 보았을 때는 여타 시험들에 비해 비슷하거나 낮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학생이 인생을 살면서 처음으로 마주하는 도전이고, 그에 따른 스트레스를 조절하는 방법도 모르기 때문에 학생은 엄청난 스트레스를 그대로 짊어지게 됩니다. 이런 자녀를 감싸줄 수 있는 사람은 부모님뿐입니다. 만약 자녀가 낸 짜증을 어머니가 두 배로 갚아준다면 자녀는 의지할 곳이 사라지는 느낌이 들 겁니다. 저 또한 대학을 다닐 때는 학생을 악랄하게 괴롭히는 무서운 과외선생님으로 유명했지만 휴학을 하고 다시 수능 수험생활을 할 때는 부모님과 싸우고 나면 밥을 먹다가도 눈물을 흘리는 여린 존재가 되었습니다. 수험생이 짜증을 내고 투정을 부리더라도 부모님이 받아주시고, 화가 부글부글 끓더라도 부모님이 져주는 것이 어느 때보다 필요합니다. 복수는 수능 끝나고 대학 붙고 나서 해도 늦지 않습니다.
두 번째로, 다른 집 아이와 우리 집 아이를 비교하지 마십시오. OO이네 아빠는 이번에 승진해서 연봉이 2배가 되고 회사에서 기사있는 차까지 준다더라 내 고교 동창 XX이가 이번에 재혼을 했는데 와이프가 그렇게 어리고 이쁜데다가 집안까지 좋다더라 만약 이런 소리를 남편 또는 부인에게 듣는다면 기분이 어떨까요? 아무리 예수, 석가, 공자의 자손이라도 부부싸움을 피하기가 쉽지 않겠죠? 보통 비교를 하는 사람은 저 사람은 저렇게 하는데 너는 왜 그렇게 못하니라는 생각이 깔려 있습니다. 설사 상대방이 잘 됐으면 하는 마음에서 비교를 한다고 하더라도 사실 그 마음 깊은 속을 들여다보면 상대방을 비난하는 것과 생각의 근본은 같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당연히 이런 말을 듣는 사람은 자신의 가치를 인정받지 못한다고 느낍니다. 그리고 비교하는 대상보다 못하다는 열등감과 패배감에 빠지게 됩니다. 하지만 이렇게 비교의 나쁜 점을 알려드려도 부모님들은 다른 집안 아이들과 다시 비교를 합니다. 네가 부족하다는 것을 알고 더 열심히 하라는 뜻으로 채찍질을 가합니다.
하지만 그럴 필요가 전혀 없습니다. 이미 아이들은 자신이 어디서 얼마나 부족한지 알고 있습니다. 심지어 나는 부족해라는 생각 때문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있습니다. 구지 부모님까지 아이들의 불안감을 증폭시킬 이유가 전혀 없습니다. 그리고 다른 아이와 비교하는 이야기를 들으면 들을수록 수험생은 부모님이 자신을 비방하는 것 같이 느껴집니다.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부모님과 수험생 사이에 감정의 골이 생기고 결국 수험생은 공부에 집중을 하지 못할 정도로 엄청난 부담감을 느낍니다. 서로의 감정에 상처받을 일은 처음부터 없는 것이 제일 좋습니다. 물론 내가 제일 잘나가 자신만만형 수험생들도 가끔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아이들조차도 사실 마음속으로는 대학 입시에 대해 상당한 부담감을 가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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