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적 사실주의란 무엇인가 토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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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글
한국적 사실주의란 무엇인가 토막에 대한 자료입니다.
본문내용

사실주의란 사실을 있는 그대로 충분히 묘사하는 것이다. 현실적 대상을 있는 그대로 객관적으로 관찰하고 현실의 비도덕성과 추악함 및 사회의 어두운 면에 주목한다. 이를 통해 사실주의적이지 않은 것은 과거를 지향하고 환상 · 신비성 · 괴기적인 것을 다루거나 전원적 자연풍경을 묘사하고 작가의 주관이 강하게 드러나는 것을 의미한다. [네이버 지식백과] 사실주의 [寫實主義] (국어국문학자료사전, 1998., 한국사전연구사)
이러한 개념을 바탕으로 유치진의 ‘토막’에 나타난 사실주의적 요소와 비사실주의적 요소를 내용과 무대장치, 현대적 재해석, 현극 근현대 소설의 측면에서 분석해 보도록 하겠다.
토막의 시공간적 배경은 일제강점기의 농촌이다. 토막은 일제강점기 조선 사람들의 고달픈 삶을 그대로 담아낸 극이다. 당시 농촌에 남은 것은 가난과 절망이다. 젊은 사람들은 돈을 벌고 새 삶을 찾기 위해 일본으로 떠나고 남은 이들은 늙은이들과 금녀와 같이 병든 이들 뿐이다. 가난한 명서 네 집에게 남은 유일한 희망은 일본으로 돈을 벌로 간 명수이다. 이 극에서 명수는 대사로만 나오고 실제 등장하지 않는다. 왜나하면 명수는 가족들의 마지막 유일한 희망인데 이 고달픈 일제강점기 하에서 농촌사람들에게 희망이란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명수라는 희망은 조선 땅을 밟지 못하고 일본에서 해방운동을 하다 종신형에 처해 죽는다. 명수는 유골이라는 절망이 되어 비로소 고향으로 돌아온다. 이를 통해 유치진의 토막이 일제강점기라는 힘든 상황에서 민중들에게 희망을 주거나 탈출구의 역할을 하는 것이 아니라 민중들의 비극과 절망을 있는 그대로 표현하는 점에서 사실주의를 표방함을 알 수 있다. 또한 명수의 해방운동을 받아들이는 가족들의 태도도 사실적이다. 해방이라는 것은 민족적, 국가적으로 보았을 때에 바람직하고 지향해야할 가치이다. 그러나 당시 농촌사람들은 해방운동이 가지는 숭고한 의미 같은 것은 모른다. 그들은 그저 하루하루 힘든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아들을 잃은 슬픔과 앞으로 막막한 미래만이 있을 뿐이다. 다만 금녀는 오빠 명수가 한 일의 가치를 알고 이를 슬퍼하는 부모님에게 말하지만 비극성은 심화될 뿐이다. 하지만 극의 모든 부분이 사실적이기만 한 것은 아니다. 경선이 호통을 치고 있는 장면이었다. 경선의 시선이 관객 쪽을 향해 있었다. 처음에는 그 시선이 무대 안에 인물들끼리 공유되는 시선인 줄 알았는데 배우가 관객들을 오랜 시간 뚫어지게 쳐다보며 호통을 치는 것이다. 특히, 나는 2번째 줄의 정중앙에 앉아 있었기 때문에 처음에는 나에게 호통을 치는 줄 알아 당황했다. 제3자가 되어 연극의 상황을 관람하다 갑자기 관객인 내가 연극에 개입되는 순간이었다. 관객이 극 속에 개입되는 순간 더 이상 상황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없게 되며 상황 안에 들어가 주관적인 감정을 느끼게 된다. 일제강점기 하의 고통스럽고 비극적인 민중의 이야기를 사실적이고 객관적으로 그렸지만 이는 결국 관객들, 관객들과 밀접한 사람들의 이야기이기 때문에 객관적일 수만은 없는 것이다. 인물의 감정에 이입하고 공감하게 된다. 특히 명수가 유골이 되어 돌아오는 장면에서 관객들은 감정적으로 더 이상 관망만 하는 것이 아니라 슬퍼하게 된다. 이러한 관객의 감정적 동요를 위해서 그 이전에 지속적으로 관객을 연극에 개입시키는 장치가 마련된 것이다.
이번 공연의 무대 구성은 서로 다른 두 공간으로 이루어졌다. 아래는 명서 가족과 경선 가족의 활동 무대인 농촌이며 위는 양복을 입은 남녀들의 공간이다. 전체적으로 극을 이끌어 가는 곳은 아래쪽 무대이며 위쪽 무대는 내용의 전환이 있을 때 노래를 부르는 등의 배경 역할을 한다. 아래 무대부터 살펴보면 명서 네는 토막에 산다. 이 토막집은 세 개의 분리된 나무판으로 표현되었다. 이 토막은 서로 희미하게 연결되어 있을 뿐이다. 세 개의 나무판에 명서, 명서 아내, 금녀가 각각 자리하고 있다. 토막집 뒤에는 인물들이 등장하는 길이 놓여있다. 따라서 전체적으로 보자면 무대에 토막집이 덩그러니 놓여있는 형태이다. 우선 토막집이 무대 한 가운데에 덩그러니 놓여있는 것은 가난과 궁핍으로 인해 현실과 고립된 농촌의 삶을 보여준다. 또한 토막집이 세 개의 분리된 나무판으로 구성되는데 이들은 희미하게 연결되어 있어 단절된 모습을 보여준다. 따라서 아래의 무대는 전반적으로 농촌의 가난과 비극이라는 시대적 상황을 사실적으로 보여주기 위한 장치이다. 이에 반해 위의 공간은 아래의 무겁고 어두운 분위기와는 전혀 상반된다. 남자들은 양복을 입고 여자들은 신식 옷과 한복을 입고 있다. 옷의 색깔 역시 빛바래고 회색빛인 아랫동네와는 다르게 알록달록 화려한 색깔로 밝은 분위기를 연출한다. 특히 한복과 양복이 동시에 출현하는 것은 일제강점기의 신식문물, 서양문물의 유입이라는 변화하는 시대적 상황을 보여준다. 위의 무대는 전체적으로 밝은 조명에 화려한 색감의 옷을 입은 인물들로 구성되어 연극의 내용과 분위기에 있어 상반된다. 또한 위의 무대는 연극의 내용에 개입하지 않고 배경음악의 역할을 함으로써 연극의 비극적 상황과 동떨어진 환상적 느낌을 줌으로써 비사실성을 강조한다.
극 안에 반영된 시대적 상황은 위에서 언급했듯이 일제강점기이다. 토막은 일제강점기의 민중들의 궁핍과 절망을 사실적으로 표현했다. 그러나 연출가 김철리에 따르면 "물질적으로는 옛날보다 풍요로워졌지만 지금도 가진 것이 없는 사람이 존재하고, 빈곤층의 박탈감은 오히려 요즈음에 더 살벌하게 느껴지는 면이 있다"며 "오래 전에 쓰인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이 시대에 의미를 가질 수 있을 것" http://www.sisun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28571
이라고 언급했다. 즉, 토막을 관통하고 있는 소재와 주제는 오늘날에도 적용될 수 있으며 현대적으로 재해석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위에서 언급한 위와 아래가 분리된 무대 구성 역시 현대적 의미로 재해석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아래는 궁핍하고 가난한 삶을 사는 서민들이 살고 위에는 화려한 옷을 입고 잘사는 사람이 산다. 이 두 집단이 같이 출현함으로써 같은 시공간을 사는 사람이 얼마나 다른 삶을 누리고 있나 알 수 있다. 이는 일제강점기 뿐 아니라 오늘날의 빈부격차와도 연결된다. 또한 명수 네 가족의 터전인 토막은 고립과 단절을 의미하는데 이러한 고립과 단절은 현대사회에 까지 이어지고 있다. 일제강점기의 궁핍함과는 비교할 수 없지만 오늘날 역시 가난한 이들이 존재한다. 그리고 이들은 가난으로 인해 고립되었으며 이 가난이라는 고립으로부터 빠져나오기란 힘들다. 잘사는 사람은 영원히 잘살며 가난한 사람은 영원히 가난한 구조가 고착화 되었다. 가난은 가난한 자를 인물과 세상으로부터 단절시킨다. 이러한 계급적인 위아래의 구조와 토막의 단절된 형태는 일제강점기의 가난과 궁핍 뿐 아니라 오늘날의 양극화, 빈부격차와도 연결될 수 있다.
유치진은 한국 희곡계에서 리얼리즘을 본격적으로 도입한 작가라고 알려져 있으며 토막은 그의 연극 활동의 시작이었다. 따라서 한국 문학계의 리얼리즘에서 그를 빼놓고는 말할 수 없다. 한국의 근대 문학은 서양에서 여러 학파가 자연적으로 발생했던 것과는 달리 일제강점기 하에 일본을 통해 한꺼번에 수용되었다는 특징을 지니고 있다. 그래서 극작가들은 자신의 개인적 취향 또는 식민지 하의 민족적 사명에 따라 선택하여 받아들였다. 유치진은 리얼리즘을 택했고 한국의 현실을 리얼리즘적 수법으로 그린 연극을 쓰게 되었다. 특히 유치진은 자신의 작품 ‘토막’에 대해서는 “당시에 억눌린 현실 때문에 자기표현에 굶주리고 있었던” 관중들에게 “병들고 서러운 우리 현실을 감히 적출”했다고 지적했다. 김성희 (1987), 단국대학교, 유치진의 초기리어리즘 희곡에 대하여, p.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