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케토리 모노가타리를 읽고
나는 하루의 시작을 스마트폰으로 뉴스 기사를 읽는 것으로 시작을 한다. 정보통신의 끝없는 발달로 우리는 세상을 보다 빠르게 접할 수 있고 소통할 수 있다. 뉴스기사를 천천히 읽어본다. 정치문제, 사회문제, 경제문제 등 우리 사회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에 대한 기사들을 읽는다. 세상은 많이 변한 것 같지만 큰 개념으로 보면 우리 사회에서 일어나고 있는 문제들은 예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가 않다고 생각한다. 지금의 우리는 새로운 것에 대한 집착에 대한 열망이 과열된 것 같다. 과거의 것은 구식이라 하여 버리기 바쁘고 과거의 자신에 대한 기억마저도 지우고 싶어 하는 것 같다. 이러한 사회 전반적인 분위기에 우리는 점점 우리의 과거, 옛 사람들의 이야기를 잊어가는 것이 아닐까?
고전작품은 왠지 모르게 우리의 삶과 괴리가 있는 것 같고 멀게 느껴진다. 하지만 그 안에 우리 사회에 나타나고 있는 것과 비슷한 문제들이 지금과 같이 그 안에서 나타난다. 예나 지금이나 세상은 별반 다르지 않은 것이다. 고전작품 속에서는 그러한 문제점들을 지혜롭게 헤쳐 나가는 고대인의 삶의 지혜를 배울 수 있다. 이것이 바로 고전문학의 중요성이다. 나는 이러한 것을 일본의 고전문학작품인 다케토리모노가타리(竹取物語)를 통해서 살펴보겠다.
다케토리 모노가타리는 헤이안 시대 전기에 집필된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소설이다. 다케토리 모노가타리에는 사람들의 입을 통해 전승되어온 많은 이야기가 다양하게 얽혀있다. 다케토리 모노가타리는 일본인이라면 누구나 잘 알고 있는 일본의 대표적인 고전 문학 작품이자 일본 모노가타리 문학의 시조라고 한다.
다케토리라는 할아버지가 어느 날 대나무 숲에서 빛나는 대나무를 발견하는데 그 대나무를 가르자 안에는 작은 여자 아이가 있었다. 할아버지는 그 아이의 이름을 가구야 히메라고 지어주었다. 여자 아이는 석 달 만에 훌쩍 성장해 달덩이처럼, 꽃처럼 아리따운 여인으로 변했고 할아버지는 여자 아이를 키운 후부터 대나무를 베러 가면 황금이 들어 있는 대나무를 발견하는 일이 많아졌다. 하지만 사실 가구야 히메는 달나라 궁전에서 죄를 지은 선녀였고 인간세상에 벌을 받으러 내려온 것이었다. 헤어질 때가 되어 가구야 히메는 달나라로 돌아가는 것으로 이야기는 끝난다.
이야기 중에 가구야 히메의 이야기를 듣고 많은 남자들이 가구야 히메의 마음을 얻기 위해 모여든 내용이 있다. 그중 단념하지 않고 남은 5명이 있었는데 할아버지의 부탁으로 가구야 히메는 5명의 청혼자에게 시험을 낸다. 각각 이 세상에서 구할 수 없는 물건들을 찾아와달라고 했고 5명의 청혼자 중 아무도 이 시험을 통과하지 못했다. 가구야 히메의 눈을 속여 가짜로 만든 물건으로 시험을 통과하고자 한 사람도 있었지만 모두 이내 들통 나 망신을 당하였다. 천황도 가구야 히메의 명성을 들어 찾아왔지만 가구야 히메의 계속된 거부로 마음을 얻지 못했다. 가구야 히메가 달나라로 돌아갈 때 천황에게 불사의 영약을 줬지만 천황은 가구야 히메가 없는 세상에는 불사의 영약도 필요 없다며 약이 든 항아리와 이별의 편지를 병사들을 시켜 하늘과 가장 가까운 산꼭대기에서 불태우게 했다. 그 이후로부터 그 산은 후지산이라고 불리우게 되었다고 한다.
다케토리 모노가타리 이전의 설화는 평범한 사람의 환상과 상투적으로 감정을 전하고 인물이나 줄거리도 유형화되어 있어 현실에 살고 있는 인간의 내면 세계을 대변하는 기능은 없었다. 이 작품이 등장하면서 비로소 현실 속의 언어로 인간 내면의 심리와 사회의 실상을 묘사하는 새로운 모노가타리 문학이 탄생한 것이다. 다케토리 모노가타리는 현실성과 전기성, 현실과 이상, 추함과 아름다움, 소멸되는 것과 영원한 것 등의 대비요소가 정교하게 섞여 구성되었고 이전부터 전해오는 전승에 기초하면서도 이제까지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낸 ‘모노가타리의 원조’라는 의미를 갖는다.
다케토리 모노가타리는 전승되어온 설화들이 엮여있어 허구성이 강한 문학 직품이다. 하지만 이 이 작품에서는 통속적이고 단순한 이면에 독특한 미의 세계와 정신, 사회에 대한 풍자의 모습이 엿보인다. 만월의 밤 천인들에 의해 하늘로 올라가는 공주의 모습은 너무도 신비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내며, 전설 속의 불로불사의 약, 용의 구슬과 같은 내용에서는 동양적인 색채를 드러내고 있다. 또한 부처님의 주발, 봉래산의 나무, 제비의 자패 등에서는 불교사상과 함께 도교적인 신선사상이 나타나며, 마지막에 후지산 이름의 유래를 설명하고 있는 점에서는 일본 고유의 토속적 성격도 보이고 있다. 그리고 이 작품에서는 공주의 요구에 의해 귀족들이 고생하는 모습과 그들의 교활함, 거짓된 태도 등을 우스꽝스럽게 풍자하고 있다. 이는 당시 사회의 실상과 그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이 반영된 것으로 서민들은 이를 보면서 속 시원하게 웃을 수 있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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