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수 이야기를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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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5.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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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글
영수 이야기를 읽고에 대한 자료입니다.
본문내용
제목 : 영수 이야기
이 책은 딥스를 번역해 우리에게 소개한 주정일 교수가 영수(가명)를 만나 14개월 동안 46회에 걸쳐 치료하는 과정을 소개한 체험수기로 한국의 딥스로 불리 워 지고 있는 책이다.
주정일 교수가 영수를 만나게 된 것은 1987년 5월 ‘원광 아동 상담소를 열게 되었다는 보도가 조선일보를 통해 보도되었고 1년 전 딥스를 읽고 그를 찾아왔던 영수엄마의 간곡한 부탁으로 영수를 치료하게 되었다
먼저 영수네 가정의 가족 구성은 직장생활을 하는 아빠와 엄마 그리고 다운 증후군을 앓고 있는 형과 영수다. 영수의 부모는 결혼한 이듬해에 첫아이를 낳았는데 처음에는 몰랐지만 기르면서 정박아임을 알게 되었고 그 아이 때문에 가정적으로 어려움을 격고 있었다.
2년 후 둘째를 임신 하였고 또 그런 아이가 태어나면 어떻게 하나 하는 염려 때문에 모 대학병원 유전학 연구실을 찾아가서 양수검사를 한 결과 기형의 조짐이 없다는 의사의 소견을 듣고 아이를 분만했으나 이번에 언청이였다. 청천벼락이었다. 한아이도 힘든데 둘째 까지라니 아빠는 너무 화가 나서 의사와 심하게 다투고 아이는 병원에 버려둔 채 산모만 퇴원을 시켜 버렸다. 집에 와서 눈물로 몇 밤을 지새운 엄마가 아빠 몰래 병원을 찾았을 때는 아이는 우는 것도 포기한 상태였고 배꼽과 잠지는 짓물러 눈 뜨고는 볼 수 없는 상태였다. 아기는 젖도 유유병도 빨 줄을 몰랐다. 입술이 째져서 쉽지 않았던 것이다. 6주후 볼기 살을 떼어 입술에 이식하였으나 그 결과는 신통치 않았다. 누가 봐도 입술이 이상하다는 것을 알아차릴 수 있기는 마찬가지였다. 거기다가 시집 식구들은 여자가 잘못 들어와 이런 일이 벌어졌다며 냉대하니 비극은 설상가상 이었다. 영수는 6살이 되였지만 급할 때만 엄마라고 할뿐 다른 말은 단 한마디도 하지 않는다. 엄마라고 말하는 것을 보면 분명 벙어리는 아니고 청각도이상이 없는 것을 보면 농아도 아니다. 아빠는 자기 인생을 망쳐 놓았다고 생각되는 아들을 예뻐 할리 만무했다. 그 와중에서도 영수는 무럭무럭 자라 또래아이들보다 힘도 세고 형과 싸우기도 했다. 그러나 엄마 외에 다른 사람에게는 관심이 없고 먹을 것에만 관심이 많았다. 여기까지가 엄마로부터 전해들은 영수네 가정 이야기다.
영수가 엄마에게 이끌려 상담소에 나타난 것은 1987년 6월 초순이었다. 엄마와 몇 마디 인사를 나눈 후 영수의 손을 잡고 놀이방으로 들어갔다. 영수가 들어서자마자 영수의 눈을 보며 “영수야 여기는 놀이방이지 이방 안에서 영수는 무슨 놀이든지 맘대로 할 수 있어. 여기는 영수 방이야.” 영수는 알아들었는지 못 알아들었는지 무표정하게 서있었다. 아직 놀 준비가 안 된 것은 너무도 당연했다.
나는 이 순간 내가 이 아이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하는 생각이 머릿속을 스쳤다. 둘은 마주 서 있었고 나는 거의 본능적으로 두 팔을 벌려서 둘 사이에 따뜻한 공간을 만들었다. 그러자 영수는 서슴없이 다가와 나의 품에 안겼다. 내가 영수를 부드럽게 껴안고 몇 초 인가를 지났을 때 영수는 적극적으로 나를 당겨서 앉게 했다. 내가 영수에게 이끌려 바닥에 앉는 순간 영수는 자기의 등을 돌려 나의 배에 대고 그의 두 팔을 끌어다가 자기를 감싸게 했다. 그리고는 내 품으로 쏙 들어와 숨기라도 하듯이 자기를 작게 웅크렸다. 이 모든 일이 일어나기까지 걸린 시간은 불과 1분정도. 참으로 놀라운 일리 아닐 수 없다.
일반적으로 상담원이 내담아동의 신뢰를 얻어서 좋은 관계를 형성하기까지는 적어도 몇 번의 만남이 있어야 한다고 하지만 이 경우는 완전히 예외였다. 영수는 몸을 가급적 작게 웅크려서 나의 품안에 쏙 들어오려고 자기 발끝이 나의 스커트 자락에서 벗어나지 않게 하려고 계속 뒤로 물러앉았다. 나의 품에서 떨어져 나갈까 두려운 모양이다. 그럴 때마다 나는 영수를 더 꼭 안아서 안심시켜 주었다. 둘은 마치 하나가 된 것처럼 부둥켜안고 약 40분간 있었다. 영수는 절대로 먼저 풀 기세를 보이지 않았다. 불편해진 것은 오히려 내 쪽 이였다. 그래서 나는 무릎을 펴야 살 것 같아서 몸을 움직여서 두 다리를 앞으로 쭉 펴보았다. 그랬더니 영수도 자기 다리를 앞으로 쭉 폈다.
그런데 특기할 만한 것은 영수가 두발로 나의 양쪽 다리를 쭉 훑으면서 다리를 폈다는 사실이다. 어떻게 하든지 자기의 몸과 나의 몸의 접촉을 최대한 유지하고 싶어 하는 마음을 읽을 수가 있었다. 동시에 뱃속에 웅크리고 있던 태아가 때가 되어 두 다리를 쭉 펴고 태어나는 것 같은 느낌을 역력하게 받았다. 이것이야말로 번개처럼 스치는 불가사이 한 느낌이었다. 그렇다면 영수는 나의 품에서 자궁 속과 비슷한 느낌으로 안겨 있었단 말인가. 그는 자꾸만 뒤로 다가앉으면서 뭔가를 전달하고 있었던 것은 아닌가. 비록 말은 못하지만 말보다 더 확실한 자기 고충을 상담자에게 전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영수 엄마는 관찰 실 에서 이모든 광경을 지켜보았다. 나는 영수 엄마에게 들은 정보로 인해 영수의 마음을 이해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대체로 임신 중에는 엄마와 태아는 일심동체가 되기 때문에 엄마 마음이 그대로 태아에게 전해지고 태아 마음도 엄마에게 전해지다고 한다. 엄마가 아기를 떼어 버릴까 생각만 해도 태아는 불안해한다는데 하물며 양수를 뽑는다고 주사바늘을 자궁 속으로 들이 밀었을 때 아기가 느끼는 공포는 어떠했겠는가. 어른들은 모른다. 영수가 상담자의 품안에서 자꾸만 뒤로 움직이며 밀착해 있으려고 안간힘을 쓴 것은 떼일까 봐 두려워서 필사적으로 몸부림치는 태아의 절규였음을 나는 절감했다. “엄마 제발 나를 떼어버리지 마세요. 나 살고 싶어요! 이것이 영수만의절규일까 1년에도 수십만의 태아가 이렇게 소리 지르며 태아가 이렇게 소리 지르며 죽어 갈 때 누가 눈 하나 깜짝했던가. 뱃속의 아기를 마치 손끝의 가시 빼듯 쉽게 없애버리는 철없는 엄마들은 제발 정신 좀 차렸으면 한다.
어느덧 놀이방에서의 영수의 놀이가 활기를 띄기 시작했다. 이제 놀이 감에 눈을 돌릴 여유가 생겼기 때문이다. 이 방에는 몇 개의 인형이 있는데 누가 봐도 아빠인형 엄마인형 아기인형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아빠인형은 정장을 하고 넥타이까지 매고 있기 때문에 전문직 종사하는 아빠를 둔 영수가 이 인형을 아빠로 인식 하는 데는 아무 무리가 없었다. 어느 날 영수는 이 아빠인형을 발견하자 옷을 벗기더니 점토를 한 조각 떼어 얼굴을 가렸다. 또 한 조각을 크게 떼더니 가슴에 또 하나는 팔과 다리에 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