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데미안을 읽고
내가 중학교 교복을 입었던 기억을 나는 것으로 보아, 아마 15살 정도였던 것 같다. 그 때 나의 아버지께서는 오락실을 운영하셨다. 비록 풍족하지는 않았지만, 모자라지 않게, 뛰어나지는 않았지만, 과하지 않게 살았다. 부족을 몰랐으니, 더 이상을 갈망하지 않았고, 갈망하지 않았으니, 발전과 변화는 없었다. 하루를 사는 이유는 어제를 살고, 오늘 아침까지 숨이 붙어 있어서였다. 학교와 오락실, 집을 반복하며 몇 년을 살고 있던 찰나였다. 오락실에 며칠을 씻지 못했는지, 지저분한 몰골의 꼬마아이 둘이 들어오자, 아버지께서는 저들과는 멀리하라는 말씀을 내게 하셨다.
그들은 우리 동네에서 “만두형제”라고 불리는 아이들이었다. 그들이 만두형제라고 불렸던 이유는 그들이 이따금씩 분식집에서 만두를 훔쳐서 배를 채운다는 소식 때문이었다. 나는 밖으로 내색하지 않았지만, 나쁜 아이들로 간주했다. 그 때 당시에 나는 어떠한 상황에 닥쳐도, 법과 도덕, 관습은 지켜야 한다고 생각했다. 나에게 있어서, 절도라는 범죄를 저지르는 그들에게 면죄부는 주어지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다. 해는 어김없이 동쪽에서 떴고, 아침 출근시간에 거리에서 만난 사람들의 얼굴에는 분주함이 역력했다. 내가 친하게 지내던 형이 있었는데, 그 형이 그 만두형제와 함께 있는 장면을 발견했다. 몸은 약했지만, 따뜻한 마음을 가진 형에게, 만두형제가 위해를 끼치지 않을까 걱정했다. 그리고 나서 형에게 조언했다. 그들은 나쁜 아이들이라고, 형도 그런 아이들과 어울리면 나빠질까 걱정된다고. 형은 아무런 대꾸 없이 나를 어느 허름한 집으로 데려갔다.
그 집은 반 지하방 이었는데, 거기에는 만두형제가 잠들어 있었다. 그들에게 배게나 이불은 없었고, 어디서 가져왔는지도 모를 과자박스 같은 것으로 자신의 몸을 감싸고 있었다. 그 때 형은 라면과, 빵, 우유를 그들 옆에 놔두고, 그 집을 나왔다. 그리고 나서 만두형제의 사정을 말해주었다. 그들의 아버지는 술만 취하면 아내와 아들들을 때리는 술주정뱅이였고, 아들들과 아내가 벌어 온 돈으로 도박을 하는 사람이었다. 엄마는 도망갔고, 그들에게 있어서 절도는 범법행위라기 보다는 살기 위한 몸부림이었다. 더욱 놀랐던 것은 그 동네에 있던 사람들이 이러한 사정을 알고 있었다는 것이었다.
그 날 밤, 나는 뜬 눈으로 밤을 세워야만 했다. 아무도 그들의 이러한 사정들을 연민하지 않았고, 자신들의 부를 강탈하는 사회의 암적인 존재로만 몰아붙였다.
나는 묻고 또 물었다. 왜 그들은 살기 위해 도둑질을 하는데, 다른 이들은 호가호위 하면서 사는지, 중학교 사회시간에 만민은 평등하다고 배웠는데, 평등은 교과서에서만 그러했다. 수 없는 밤을 그렇게 되물었지만, 답은 나오지 않았다.
아마 자아를 성찰하게 된 것도 이 시기였던 것 같다. 싱클레어 또한 자아를 성찰하면서 자기 자신에게로 자신을 이끌었다. 누구든지 나름의 목표를 향하여 노력하는 소중한 존재임을 느끼게 해 준다. 내가 만두형제들의 현실을 목도하고, 규범들에 대해 되뇌였던 것처럼 싱클레어 또한 그것의 속박 속에서 괴로워했다. 이러한 답답한 상황 속에서 그는 나이 들고 경험 많은 데미안을 만난다. 내가 몸은 약하지만 마음만은 따뜻했던 그 형을 만난 것처럼.
저지르지도 않은 도둑질을 떠벌리다가 싱클레어는 혹독하게 시달린다. 이 부분에서 싱클레어는 흔한 경험으로 어린 시절 행복에 처음으로 금이 가는 경험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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