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의 주인공 미쉘은 어릴 적 크게 앓고 나서 시력과 청력을 잃는다. 보이지도 않고 들리지도 않는 미쉘의 닫힌 세계는 정말 영화 제목 그대로 black이라고 할 만 하다.
블랙은 미쉘을 주인공으로 그녀가 어려운 삶을 헤쳐 나가는, 불가능은 없다는 희망을 전해주는 영화다. 미쉘이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불가능을 모르는 것은 특수교육 교사인 사하이 덕분이다. 사하이 선생님이 실패로써 배우게 만들었고, 불가능이란 단어를 가르치지 않았다. 그보다도 이전에 가족에게서조차 외면당하며 가축처럼 키워졌던 미쉘을 사람으로 만들어줬다.
미쉘이 사하이 선생님의 노력으로 처음 단어와 사물의 관계를 이해하게 된 장면은 헬렌 켈러의 것과 비슷해서 진부하게 느껴지는 장면이다. 그러나 그 진부한 장면 속에 눈물을 흘리는 부모님과 이제 막 닫힌 세계의 문을 연 아이의 포옹은 감격스럽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사하이 선생님을 찾으며 그의 이름을 물어보던 어린 미쉘의 모습이 너무 예뻤고, 고마울 정도였다.
특교론을 수강하면서 어떤 장애가 있는지, 어떤 어려움이 있는지 등등 여러 가지를 배웠지만 그것이 마음 깊이 와 닿은 적은 없었다. 어쨌든 나는 큰 축복을 받아서 건강하고 평범하게 태어났기 때문에 남 얘기를 듣는 것 같았다. 내가 무슨 수를 쓰던 장애인들을 이해할 수 없을 것이고 굳이 그렇게 애를 써서 그들을 이해해야 하는 건가 싶었다.
그 생각은 이제 좀 바뀐 것 같다. 여전히 나는 그들의 고통을 이해하겠단 생각은 할 수 없다. 아무리 노력해도 나는 장애가 없고, 그래서 장애인들을 이해할 수 없다. 하지만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배려가 뭔지 생각해보고, 그것을 의식하지 않고 당연하게 하는 것이 이해라고 생각할 수 있게 되었다.
또 교사로서의 마음가짐에 대해서도 생각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특히 블랙의 사하이 선생님처럼 자기 자신보다도 학생을 더 아끼고 소중히 여기는 헌신에 대해서 생각해 보게 되었다. 치매에 걸려 기억을 잊어버릴 때까지 한 학생을 위해 포기하지 않았던 마술사의 모습은 큰 감동을 주었다.
나는 이 영화를 세 번째 봤다. 고등학교 때, 대학교에 막 들어와서, 그리고 지금. 세 번 다 같은 영화였지만 느낀 바가 달랐다. 고등학교 때는 미쉘을 쉽게 포기하는 아버지와 결코 미쉘을 포기하지 않는 어머니의 모습을 보았다. 대학교에 막 들어와서는 미쉘이 사하이 선생님에게 갖는 연애감정을 보았다. 그리고 지금, 특교론을 수강한 뒤에는 사하이 선생님을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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