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비비천사의 도쿄 다이어리
책제목: 비비천사의 도쿄 다이어리
저 자: 서윤희
출판사: 길벗
나는 여행을 좋아한다. 언젠가 여행을 떠나게 된다면 꼭 한 번쯤은 가보고 싶은 곳, 그 곳은 바로 일본 도쿄이다. 하지만 막상 가려고 보니 도쿄의 어느 곳을 가야 할지도 모르겠고 도쿄를 다녀와 쓴 여행기를 보니 책마다 유명한 곳에 대한 설명을 늘어놓느라 비슷한 장소만 쓰여 있었다.
그렇게 도서관에서 뒤적뒤적하다 발견한 책이 바로 ‘비비천사의 도쿄 다이어리’.
캐릭터 디자이너인 저자는 3년동안 도쿄에서 생활하며 분위기 좋은 카페는 어디인지, 어떤 가게에 신기한 물건이 많은지 알아내기 위해 주말과 휴일마다 직접 발품을 팔았다. 캐릭터 디자이너의 눈으로 본 일본의 아기자기한 디자인 시장이 뒷골목 풍경과 함께 펼쳐진다.
저자는 굳이 유명한 곳이 아니더라도 도쿄 곳곳의 속 깊은 재미와, 그리고 직접 도쿄에서 생활하며 얻은 생활 지식을 책에 써 놓았다. 이 책을 보면 여행뿐만이 아니라 도쿄에서의 일상생활에 필요한 팁들도 많다. 멀고도 가까운 나라인 것만큼 우리나라와 어떤 문화가 다르고 비슷한지를 잘 설명해 놓은 것 같다.
우리나라는 옛날에 온돌을 사용했고, 요즘은 보일러를 사용해 겨울에도 따뜻하게 지낼 수 있다. 그러나 일본은 다르다. 평균기온은 우리나라보다 높지만 실내 기온은 훨씬 낮다. 일본에는 온돌방이 없다. 대부분 나무 바닥이거나 짚으로 엮어 만든 다다미를 깔아 놓은 방이다. 간혹 최근 지은 집들 중에는 한국의 온돌 형식을 그대로 차용한 곳도 있다고 하지만 그런 집을 구하기는 쉽지 않다. 일본에서의 난방은 히터로 공기를 따뜻하게 데우는 방식을 쓰는데 원하는 온도를 유지하기 위해서 전기세가 많이 나오고 계속 히터를 틀어놓으면 집이 건조해져 건강에도 좋지 않다고 한다. 그래서 일본에는 두꺼운 실내용 겉옷인 ‘한뗀’이 있으며 탁자 아래쪽에 열이 나는 온풍기가 붙어 있고 그 탁자 전체를 이불로 덮어 열이 빠져 나가지 못하도록 만들어 놓은 ‘고타츠’가 인기라고 한다. 추위를 많이 타는 나로서는 혹시나 있을지 모르는 일본 유학 생활의 필수품이 될 것 같다.
나는 고양이를 좋아한다. 걸어가다 길고양이들을 보면 눈을 떼지 못한다. 그러나 고양이들은 내가 먹이를 주려 하거나, 손을 내밀어도 도망가 버린다. 그리고 우리나라 사람들은 고정관념으로 고양이를 싫어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일본은 그렇지 않다. 일본인들은 고양이를 유난히 좋아해서 길에서 고양이를 만나면 주려고 연어나 사료를 가지고 다니기도 한다. 또, 어떤 물건이든 고양이 그림이 들어가기만 하면 사람들이 후한 점수를 주기도 한다. 일본 도쿄의 진정한 터줏대감은 고양이라고 한다. 모퉁이를 돌면 언제나 한두 마리의 고양이가 보인다니... 우리나라 길고양이들은 사람을 보면 도망가기 바쁜데 일본 고양이들은 그렇지 않다고 하는걸 보니 일본사람들이 고양이들에게 우호적이기 때문인 것 같다.
일본에는 축제도 많다. 봄이되면 하나미라고 하는 벚꽃축제와 여름이 되면 하나비라고 하는 불꽃놀이, 그리고 여름내내 이어지는 마쯔리의 향연. 하나비는 정말 재미있을 것 같다. 우리나라에도 불꽃축제가 있긴 하지만 일본처럼 전국 각지에서 엄청난 규모로 이뤄지고 있지는 않다. 가끔 행사가 시작되기 전날 전야제에서 아주 잠깐 동안 불꽃놀이를 해 온것만 봐서 그런지 일본의 하나비가 부러울 따름이다.
나는 사람들이 북적북적 거리는 곳도 좋지만 그런 곳보다 더 좋아하는 곳은 여유가 넘치는 골목길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예쁜 골목을 발견하기란 쉽지가 않다. 높은 담장과 잿빛 시멘트로 뒤덮인 골목만이 넘쳐날 뿐이다. 반면에, 일본의 골목은 자연친화적이다. 모퉁이를 돌 때마다 우거진 나무와 꽃, 그리고 그 사이를 어슬렁거리는 고양이까지. 불법 주차된 자동차도, 아무렇게나 방치된 쓰레기도 거의 볼 수 없다. 물론 안 그런 곳도 있지만 대개 도쿄는 골목이 꽤 깨끗한 편인데 그건 집에 대한 애착이 골목에 대한 애착으로까지 확대된 것으로 보인다고 한다. 도쿄의 집은 멋진 집일수록 담을 낮춰 사람들에게 개방한다고 한다. 집 모양 또한 획일적이지 않고 하나같이 다른 건축 스타일을 표방한다고 하니 집 구경하는 재미 또한 쏠쏠 할 것 같다. 특히 크리스마스 시즌이 되면 도쿄의 골목은 그 진가를 발휘한다고 한다. 나는 유치원 때 까지만 크리스마스트리를 만들어 보고, 그 이후로는 크리스마스에 집안에 아무런 장식도 해 본적이 없기 때문에 도쿄가 부럽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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