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한홍구 대한민국 01 을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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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글
서평 한홍구 대한민국 01 을 읽고에 대한 자료입니다.
본문내용
대한민국 현대사의 숨겨진 그늘
한홍구 『대한민국史 01』을 읽고
역사는 반복된다는 말이 있다. 역사를 전공하는 학생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내가 발 딛고 살아가는 이 땅의 시민으로서 그동안 이 땅에 있어왔던 역사에 대하여 바로 알고 시민의 구성원들끼리의 공감대가 형성되어야 할 필요성이 있음은 분명하다. 오랜 시간동안 줄기차게 역사는 흘러왔고, 그 많은 역사적 사실들을 단순히 암기하거나 그것에 대하여 ‘알고만 있는’ 수준은 현실을 살아가는 나에게 그다지 큰 의미를 줄 수 있을 것 같지 않다. 오늘날 대한민국의 명과 암, 그리고 대한민국의 구조를 살펴보기 위해서는 해방 이후부터 한반도에 어떠한 역사가 존재해 왔는지에 대해 분명히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그것이 아직 미숙한 사회학도로서 내가 현대사를 공부하는 것에 대해 부여하는 실질적인 의미였다.
형식적인 학과 공부에 매몰되어 갈피를 못 잡고 있을 때, 졸업한 과 선배가 나에게 현대사에 대한 스터디를 제안하였다. 그렇게 소개 받은 책이 한홍구가 집필한 대한민국史라는 책이었다. 2학기 동안 스터디를 함께 하기로 했던 사람들과 책을 읽고, 정기적으로 모여 의견을 나누었다. 그동안 국가에서 주는 교과서로 십년이 넘도록 공부를 해왔던 나에게 한홍구의 대한민국史는 신선한 충격이었다. 학교에서는 가르치지 않았던, 아니 가르치고 싶었던 교사들이라 하여도 학생들에게 감히 가르칠 수 없었던 현대사의 명과 암에 대한 큰 줄기가 잡히는 것 같았다.
저자 한홍구에 대해서는 한겨레21에 ‘역사이야기’를 연재하던 성공회대 교수라는 정도로 알고 있었다. 그가 집필한 많은 책들이 있지만 그 중에서 내가 읽은 것은 대한민국史라는 책이 처음이다. 그는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권 실현, 대체복무 제도 개선을 위하여 노력하였으며 주류 역사학을 날카롭게 비판해왔다. 대표적인 좌파 역사학자로 알려져 있는 그에 대해서 많은 비판과 공격이 들어오고 있는 것 같지만 나의 정치적 이념에 관련했을 때 나에게 별다른 거부감을 주는 사람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문제 되었던 것은 저자의 대북 이념인데, 그에 대한 책을 한권도 읽어보지 않고 그에 대한 타인의 평가에 사로잡히는 것은 어리석으므로 일단 어느 정도 비판적인 시각정도만 가지기 위해 의식적으로 노력하며 책을 읽으려 했던 기억이 난다.
책은 크게 ‘1부 승리의 짜릿한 감격은 없었다’, ‘2부 우리는 무덤 위에 서 있다’, ‘3부 또 다른 생존방식, ’편가르기’’, ‘4부 반미감정 좀 가지면 어때?’, ‘5부 병영국가 대한민국’의 크게 다섯 개의 장으로 나뉘어져 있다. 책의 내용을 모두 서평에서 다루기보다는 특정 챕터에 집중하여 책의 내용과 그에 대한 나의 생각, 그리고 함께 세미나를 했던 분들과 발제를 하며 나누었던 이야기에 대하여 써 나가보고자 한다.
우리의 현대사는 분명히 뼈저리게 아프다. 민중의 손으로 자주적인 근대화를 이루었다고 보기 힘들 뿐만 아니라 기나긴 역사동안, 그리고 현대사가 전개되는 과정 속에서는 더더욱 강대국 및 제국주의 세력에 의해 이리저리 휘청이며 버텨왔다. 그럼에도 우리 역사는 단순히 수동적으로만 전개되지는 않고 시민이 주체가 된 끊임없는, 주체적인 투쟁이 계속되어왔다. 그래도 저자는 단 한 번의 짜릿한 승리의 감격이 없었음을 아쉬워하고 있다.
1945년 우리나라는 일본 군국주의에 대하여 끊임없이 투쟁을 벌인 마침내 해방을 맞이하였다. 그러나 이 해방은 2차 대전의 종전의 세계사적 흐름과 맞물려 있는 것이었으므로 안타깝지만 이것이 우리의 순수한 성과물이라고 보는 것에도 무리가 있다. 해방의 기억은 우리에게 너무나 소중했지만, 해방마저 당한 것 같은 분위기 속에서 한반도는 또다시 남과 북으로 갈리게 되었다. 이러한 현대 한반도의 정세는 우리 민족에게는 너무나 급격한 것이었다. 우리는 민중의 손으로 왕좌에서 왕을 끌어내리지 못하였고, 시민혁명을 거치지도 못하였으며, 친일 잔재를 청산하지도 못한 채 제국주의적 근대에 편입되어 대한민국을 건국하였다. 빠른 역사의 전개 속에서 우리 민족에게는 봉건성을 탈피하기 위한 충분한 시간 조차도 주어지지 않은 듯이 보인다. 어쨌든 대한민국은 반(半)봉건적인 시대를 맞이하였고 뿌리가 얕고 허약한 민주주의 체제는 휘청거릴 수밖에 없었다. 말로는 민주주의를 이야기 했지만 그동안 존재해 왔던 대한민국의 정부는 독재를 일삼았으며 파시즘적인 면모까지 뚜렷하게 드러내었다. 시민혁명을 거치지 못한 시민들은 구성원으로서의 책임과 권리를 갖는 의사의 주체라는 개인주의적 정치적 자각에 대해 생각해보고 그에 대해서 공감대를 형성할 만한 장(場)을 갖지 못했다. 심지어 민주화 운동세력에게마저도 개인주의는 이기주의의 동어였으며, 심지어 오늘날 까지도 우리는 이기적인 사람을 보고 개인주의적이라고 말하기도 하지 않는가. 이러한 상황에서 보통선거나 지방자치는 국가의 대중조작의 도구로서 이용되었으며, 대중은 이에 대해 큰 문제의식을 느낄 기회도 없었다. 우리사회의 뿌리 깊은 보수성은 이러한 실패와 패배를 거치며 누적에 누적을 거듭하여 온 산물이라는 점은 유감스럽지만 인정해야하지 않을까 싶다.
저자는 우리 근대의 핵심 과제인 통일된 민족국가의 건설도 이루어지지 않은 채 포스트모던의 시대로 들어가고 있음을 안타까워한다. 이것에 대한 나의 생각은 이러하다. 포스트모던의 시대로 급격히 도래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 안타까움을 느끼는 바에 대해서는 나도 공감을 하지만, 문제는 통일된 민족국가의 건설을 이루지 못한 점이 아니라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계급과 이념에 대한 시민들 간의 튼튼한 연대와 공감이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를테면 실질적인 민주주의에 관한 문제, 친일잔재 및 전쟁, 군사독재에 따른 과거사 문제, 노동자의 권익에 대한 등에 관한 것 말이다. 이는 21세기 현대 국가에 걸맞지 않게 여전히 불필요하게 우리를 갈라놓고 싸우게 만든다. 각각의 사람들마다 다양한 의견이 존재 할 수는 있으나 최소한 위와 같은 대전제에 대한 합의를 이야기 하는 사람에게 ‘그것은 너의 상식일 뿐’이라고 이야기 하는 사회에 대하여서 안타까움을 숨길 수 없다. 물론 나 또한 한반도의 평화적 통일에 대하여 찬성을 하고 저 한구절의 문장을 보고 저자의 통일에 대한 이념을 판단하기는 힘든 것임을 알지만, 우선순위의 차이로 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물론 저자는 본 장(場)에서 통일 문제에 관한 것 보다는 38선 이남에 세워진 대한민국이라는 국가의 정통성, 민주주의 구조, 개인들의 의식 등에 관한 역사적인 분석에 중점을 두고 있다. 대한민국의 법통을 말하기 전에, 대한민국 헌법의 전문을 살펴보자.
“우리 대한민국은 3·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법통과 불의에 항거한 4·19민주이념을 계승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