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의 시간 중 ‘피의 화요일’이란 에피소드를 접하였는데, 이 한편만으로 문득 작가의 다른 단편들도 궁금해졌다. 윤이형 작가의 라는 단편집을 읽으면서 SF적인 요소가 난무하고 결론의 맺음이 형이상학적이며, 소재차제도 일렉트로닉, DJ, 온라인 게임 등 특정 직업군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많이 나오기 때문에 새로운 단편에 적응하는데 일정수준 이상의 뜸이 필요 하다고 느껴졌다. 그와 동시에 단편 하나 하나를 읽은 뒤에는 저자인 윤이형이 누구인지 알고 싶어졌다. 간단한 인터넷 상의 그녀의 존재는 영화잡지에서 기자로 일을 했었고, 지금은 가수가 된 누구와 오랜 연인이었고, 영화제에서 일을 하면서 영화에 뿌리를 내린 사람처럼 소개되어 있었다. 그런데 책을 다 읽고 난 지금은 그게 아니었나보다 생각이 든다. 그러한 모든 이력이 그녀에게 소설을 쓰기 위해서 거쳐야했던 과정이었다는 생각을 했다.
단편이라고 하기에는 조금 길고, 중편이라고 하기에는 조금 더 짧은 듯한 8가지의 소설이 묶여있는 이 책은 학교 도서관에서 대여한 후 읽기 시작했다.
작가의 데뷔작이기도 한 소설은 어느 날 갑자기 눈의 동공이 별 모양으로 변해버린 한 여자의 이야기이다. “처음에는 오른쪽에서 시작된 거예요. 네, 검은 별이 눈에 박혀 있었어요. 검은 별요. 정확히 말하자면 동공이 다섯 갈래로 뻗어나간 별 모양으로 변해 있었죠...” 그렇게 검은 불가사리처럼 나의 눈동자에 자리를 잡은 그 무엇인가와 그로 인하여 자행되는 나의 살인... 끈질긴 생명력을 지닌 채 나와 함께 살고 있는 무엇인가가 보여주는 살인의 충동과 그 실행이 소설을 통해 덤덤하고 무표정하게 구술되고 있다.
검은 불가사리가 눈동자에 박혔다. 그리고 저지르게 되는 살인. 과연 그녀가 진짜 살인을 저질렀는지 아닌지는 명쾌하지 않다. 다만, 자꾸 자라나는 불가사리가 눈동자에 박혀 떠날줄을 모른다는 사실뿐.
“셋이 함께 방에 있는 일은 많지 않았다. 우리는 밖에서 만나는 것을 선호했다. 한방에 있다 보면 금방이라도 무슨 일이 벌어질 것처럼 위태로운 긴장이 흘렀고, 우리는 각자의 방식으로 동시에 그것을 직감하고 있었다.” 형과 누나와 나로 이루어진 삼각의 의미가 묘연하다. 부모의 죽음 이후 함께 했던 시간, 그리고 떨어져 있어야만 했던 시간, 그리고 갑작스러운 형과 누나의 죽음... 지켜보는 자이면서 동시에 삼각형의 한 꼭지점이어야 했던 나에게 삼박자의 왈츠는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저주를 풀려면 저주속으로 들어가는 수밖에 없어요 "
3을 극단적으로 싫어하는 남자(일러스트레이터)에게 3박의 전형인 왈츠로 극복해야 한다고 조언해주는 음악심리치료사. 그의 3에 대한 트라우마는 누나와 형이라는 3남매의 관계에 기인하는 듯(이라 추측해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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