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문] 교사와 학생 사이 - 하임 G 기너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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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교사와 학생 사이
‘교사와 학생 사이는 도대체 어떠해야할까? 교사는 학생에게 어느 정도까지 다가가야하며, 또 어느 정도까지 선을 그어야 할까?’ 하는 것이 최근 내가 가진 고민이었다. 초등학생을 가르치면서 실제로 부닥쳤던 여러 가지 문제들에서 이러한 고민이 시작되었다. 수업시간 중 학생과 부딪히는 일이 있으면, 수업을 끝내고 돌아오는 길에는 항상 그 문제에 대해서 고민을 했었다. ‘나는 어떻게 해야 하나?’, ‘어떻게 반응하는 것이 학생과 나 둘 다에게 긍정적인 발전을 가져 올 것인가?’ 라는 생각이 계속 머릿속에서 맴돌았었다. 이 책은 내가 부딪쳤던 상황들에 관한 일화들도 포함하고 있어서, 읽는 내내 관심이 가질 수 있었고, 집중해서 읽을 수 있었다. 일화마다 내가 대처했던 말, 행동들과 이 책에 나온 옳은 예시인 말, 행동들과는 다소 차이가 있어서 읽으면서 얼굴을 붉히기도 했고, 좀 더 이 책을 일찍 접했더라면 하는 아쉬움도 가졌다. 또한 서툰 교사를 만나 혹시라도 마음고생 했을 학생에게도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우선 이 책의 1장에는 교사들의 한숨 섞인 말들과 회의감이 가득한 말들이 오고 간다. 어떤 교사는 ‘학생들을 올바른 방향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잘 교육해봐야지!’라는 굳은 의지와 큰 포부, 넘치는 열성으로 교직에 발을 들여 놓았다가, 교실의 현실을 경험해보고는 실망하고, 낙담하고, 현실의 아이들이 자신을 변하게 했다고 주장한다. 교직이 자신을 실망시켰다고 말한다. 또 다른 어떤 냉소적인 교사는 자신은 처음부터 아이들과 교육제도는 더 이상 희망이 없다는 부정적인 입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자신 스스로가 노력하면 학교의 모습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기대를 애초부터 하지 않아서 현실의 상황과 교직에 실망도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비록 아직 현장에서 아이들을 직접 가르치는 교사는 아니지만, 주제넘게도 상당부분 이 부분에 대해서 많은 공감을 했었다. 1학년, 2학년 때 각 각 1주일씩 참관실습을 나가면서 만나본 아이들과 현장의 모습이 1장에서의 선생님들의 소리와 크게 다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입에는 욕을 달고 사는 아이들, 수업조차 제대로 운영하기 힘들 정도로 많은 업무들, 그저 한 시간 한 시간이 간신히 흘러가는 듯 답답하고 막막한 분위기였다. 참관실습 중 같이 교생 실습을 나간 친구들과 만나서 이야기를 하다보면, 이러한 생각은 나 혼자만의 생각이 아니라는 것 또한 알 수 있었다. 서로의 실습 경험담을 이야기하면서, 우리는 희망적이고, 얼른 선생님이 돼서 아이들과 함께하고 싶다는 기대를 갖기 보다는, 막막하고 숨이 턱턱 막혀 오기만 했다. 욕을 잘하고 선생님께 대드는 아이들이 영웅시 되고 대부분의 아이들이 그러한 행동을 따라하려는 현실은 너무도 참담했다. 처음에는 현장의 상황에서 아무런 조치를 내리지 못하고 방관하고 있는 담임교사가 무능해 보였지만, 하루 이틀만 지나면 교사의 심정에 공감할 정도이다.
이 책에서는 1장에서 교사들이 언급한 견딜 수 없는 교육제도와 막막한 현장의 모습이 더 나아지고 발전하기 전까지, 그 속에서 교사들은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 지를 보여주고 있다.
우리는 실제로 ‘좋은 교육이란 무엇인가?’ 등 교육에 관한 이론적인 것들에 대해서는 많이 듣고, 배웠다. 하지만 도덕적이고 완벽한 이론보다는 실천이 더 중요한 법이다. 아무리 많이 안다고 하더라도, 그 것을 실제 상황에 적절하게 적용하지 못한다면 쓸모없는 지식이 되기 때문이다. 교실에서 학생들과 접촉할 때, 교사들에게는 기술이 필요하다고 이 책에서는 말하고 있다. 여러 아이들이 함께 부딪히는 교실 생활인만큼 사소한 흥분, 매일 벌어지는 갈등, 갑작스럽게 벌어지는 위기와 같이 숨 돌릴 틈 없이 다양한 사건들이 발생한다. 이러한 사건들을 효과적이고 도덕적으로 해결하기위해서는 사건에 반응하는 교사의 태도가 중요하다. 교사의 말 한마디, 행동 하나 하나의 반응에 따라 교실 전체의 분위기가 순응이나 반항 쪽으로 갈라지게 되고, 학생들의 기분이 만족이나 불만족으로 기울게 되며, 마음가짐이 품행수정이나 복수로 나뉘게 된다. 이렇듯 교사의 사소한 반응은 아이의 행동과 성격, 즉 성장하는 데에 좋은 쪽으로든, 나쁜 쪽으로든 영향을 끼치는 것이다. 따라서 교사들은 자신의 행동이 가져올 막대한 파급효과를 인식하고, 막대한 영향을 끼치게 될 개개인의 아이들을 존중하고, 교육이 항상 그 개인들을 대상으로 한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그 각각의 개인들을 이해하고, 헤아려주며 존중해주는 것이 교사의 전문성의 가장 큰 부분이 아닐까 생각된다.
이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최선을 추구하는 교사들의 일화 중 ‘수학을 도와주다’라는 일화가 가장 기억에 남았다. 수학이 너무 어려워 질문을 할 엄두조차 내지 못하고 말없이 앉아 있는 학생이 있다. 교사가 먼저 그 학생의 상황을 알아차리고 말을 건넨다. “수학은 무척 어려운 과목이야. 수학공부를 하다보면 도움이 필요할거야. 그럴 때는 내게 물어.” 다정한 교사의 모습이다. 수업을 따라오지 못하고 뒤처지며, 그 상황을 해결하려고 노력하지 않는 학생의 모습을 나무라지 않고, 오히려 입장을 공감 하며, 자연스럽게 질문을 할 수 있도록 유도 했다. 나의 실제 경험과 상당히 비교되는 모습이었다. 현재의 나는 초등학생에게 수학을 가르치고 있는데, 아이가 수학문제 중 문장으로 서술되어 있는 서술형문제에서 어려움을 겪거나, 같은 유형의 문제를 숫자만 조금 더 복잡하게 바꾸어 놓는 문제에서 어려움을 겪을 때, 나는 항상 학생을 다그치곤 했다. “어디서 막혀?”, “아까 푼 문제와 똑같은 문제인데, 도대체 뭐가 문제인거야?”, “방금 푼 문제와 똑같이 생각해 봐. 이 문제를 틀릴 이유가 없어!” 라고 말하고는 했었다. 학생이 대답을 못하고 있으면 “네가 어디서부터 모르겠는지 말을 해줘야 선생님이 거기서부터 다시 알려주지!”라고 답답한 마음에 또 한 번 다그치곤 했다. 학생이 자연스럽게 질문하도록 유도하지 못했으며, 학생의 어려움에 공감도 해주지 못했다. 게다가 학생 앞에서 나도 모르게 한숨을 쉬기도 했었다. 학생이 풀이 죽은 목소리로 “선생님 왜 자꾸 한숨 쉬어요...” 라고 말해서 나의 모습을 깨달았었다. 내가 지금 한숨을 쉬고 있고, 이 모습이 학생을 한번 더 좌절 시켰다는 것을... 이 일화를 읽으면서 내가 가르쳤던 그 학생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왜 나는 그렇게 밖에 대응할 수 없었는지... 내가 한없이 부끄러워 졌다.
‘재능을 존중하는 마음’이라는 일화에서 교사는 칠판에 자기 얼굴이 우스꽝스럽게 그려진 것을 보게 된다. 아이들은 그의 반응 기다리고 있었다. 아이들은 교사가 화를 내며 그림을 그린 사람을 찾아내 혼을 내줄 것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하지만 교사는 오히려 그림을 흥미롭게 관찰하며, 그림을 칭찬해 주었다. 이 일화를 읽을 때 ‘Les choristes(코러스)’ 영화의 한 장면이 생각났다. 영화에서도 같은 장면이 나오기 때문이다. 아이가 칠판에 교사의 얼굴을 우스꽝스럽게 그리고 있던 중에 갑자기 교사가 교실로 들어온다. 현장을 적발한 교사는 권위에 도전받은 것 같은 기분에 버럭 화를 내고 그 아이를 혼내줄 것만 같았다. 하지만 교사는 그림을 살펴보고 자신도 마찬가지로 그 아이의 얼굴을 칠판에 특징을 살려서 그려낸다. 복수라기보다는 아이와 같은 입장에서 장난치는 모습 같은 부드럽고 온화한 풍경이었다. 이러한 교사의 상황 대응 측면에서 인상적인 영화였다.
이 영화도 ‘교사와 학생 사이’ 책만큼이나 나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 한 영화였다. 그래서 조금 더 이야기를 하자면, 이 영화는 문제아들과 교육보다는 명예와 권위를 좋아하는 교장으로 이루어진 학교에서 벌어지는 일을 소재로 하고 있다. 학교이름도 학교의 상황과 어울리는 ‘연못바닥 기숙학교’였다. 어느 날 이 학교에 나에게 깊은 인상을 남겨준 ‘마티유’라는 교사가 오게 된다. 마티유는 학교의 말도 안 되는 질서체계와 구제불능인 아이들 때문에 놀라고 당황하게 된다. 아이들은 마티유의 가방을 뺏고, 소지품을 훔치며, 마티유의 외모를 놀리기도 하고, 교사의 훈계에 복수를 하기도 한다. 가장 많은 것들을 생각나게 한 것은 아이들의 장래희망에 소방관, 카우보이, 전투조종사, 스파이, 군인 등등은 나오지만, ‘선생님’은 단 한명도 없었다. 이 장면에서 아이들에게 교사의 존재가 어떠한가를 알 수 있었다. 그래서 그만큼 나를 울적하게 만든 장면이었다. 그만큼 아이들에게는 교사와 정서적인 교류가 없었으며 따라서 더욱 구제불능에 막무가내가 되어가고 있었다. 이러한 암담하고 어떠한 변화도 불가능할 것만 같은 상황 속에서 마티유는, 마티유 나름대로 아이들과 크고 작은 사건들에 반응하며 그 속에서 작은 변화를 일으키고 있었다. 마티유는 아이들을 꾸중하고, 훈계하기보다는 아이들을 이해하려 애썼으며, 각각의 아이들이 가진 장점을 살려 합창단을 구성했다. 각각의 목소리를 가진 아이들을 적절한 파트로 나누고, 음악을 통해 아이들의 마음을 하나로 묶은 것이다. 비록 아이들의 발전보다 자신의 권위와, 주변사람들로부터의 인정이 더 중요한 교장을 비롯한 그 외의 부정적인 상황 속에서 마티유는 학교를 떠날 수밖에 없게 된다. 교장이 호통을 치며 아무도 마티유를 배웅하지 말 것을 지시한다. 그래서 아이들은 종이비행기에 편지를 적어 날림으로써 마티유와 함께했던 추억과 그의 마지막을 배웅한다. 그리고 그 중에서도 가장 말썽꾸러기여서 마티유와 충돌이 많았던 아이는 커서 유명한 음악가가 된다.
이 영화를 보면서 나는 마티유가 닥친 여러 사건 사고들에 많은 공감을 했다. 아무래도 교사가 나의 직업인지라, 다른 사람들과는 감상 포인트가 아무래도 조금은 달랐을 것 같다. 보는 내내, ‘저 상황에서는 진짜 어떻게 해야 하나...’하는 생각과 마티유에게 감정이입해서 한숨을 쉬기도 했었다. 그래서 그만큼 잘 헤쳐나간 마티유에게 감동을 받았다. 마티유가 이 학교에 오지 않았더라면 아이들은 하나도 변하지 않는 상태로 더 구제불능에 교사와의 정서적 교류는 절대 하지 못했을 것이다. 책과 마찬가지로 이 영화에서 교사의 반응이 아이들을 변하게 한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