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365일 헷갈리는 365가지 나만 모르는 우리말
학교 현장에서 국어를 가르치다 보면, 우리말과 관련하여 특히, 맞춤법에서 나조차도 헷갈리는 것들이 수두룩하다. 항상 가까이에 국어사전을 준비해 놓고, 옆의 선생님이나 학생들이 물어 올 때마다 사전을 통해서라야 정확하게 답을 일러줄 수 가 있다. 국어 교사가 이럴진대, 일반인들은 그 어려움이 어느 정도이랴? 물론 모르는 게 편하다 할 수도 있다. 모르니 틀리게 사용하고 적어도, 불편한 마음이 안 들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공부하는 학생이나 항상 우리말을 가르치고 또 보존해야하는 국어교사로서는 ‘바른’ 우리말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것이다.
‘365일 헷갈리는 365가지 나만 모르는 우리말’은 그런 어려움을 교사와 학생이 함께 해결할 수 있도록 해주는 좋은 책이다. 나는 이 책을 읽기 전에 365개 중 맞춤법과 표준어에 해당하는 것을 가지고 어느 것이 바른 것인지 자기 테스트를 해보았는데, 역시나 자신 있게 답을 고르기가 어려웠다. ‘두루뭉술’,‘허접쓰레기’, ‘개발새발’ 등이 ‘두루뭉수리’,‘허섭스레기’, ‘괴발개발’로 표기해야 한다는 것은 어떻게 보면 충격이기도 하면서 신선한 재미를 주기도 하였다. 충격적이었던 점은 어떻게 잘못된 말이 더 그럴듯하게 우리의 일상에서 사용되고 있을까하는 점이고, 신선한 재미를 느낀 것은 말은 다 말 그대로의 맛과 뜻이 있구나 하는 점이었다. 잘못 사용되고 있는 말들이 더 일반화되면서 그 말들이 바른말과 표준어처럼 생각되는 것은 분명히 잘못된 현상이다. 이런 현상들이 왜 생겼을까를 생각해보면, 바로 단어의 정확한 뜻을 모르는 채 덩달아 사용하는 것이 오랜 시간 쌓이다 보니 우리말의 맛과 소중한 뜻을 잃어가는 데에 이른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교육적 관점에서 분명히 이런 현상들을 그대로 방치해서는 안 된다. 우리가 무관심한 사이 우리 언어는 또 다른 부적절한 말들을 만들어 사용하고 있는 사람들에 의해 몸살을 앓을 것이기 때문이다. 1년 365일 하루에 하나씩 우리말에 관심을 가지고 바른 말을 사용할 수 있도록 타당한 근거를 들어 설명해 주고 있는 그야말로 실용서이다.
우리가 헷갈리는 말 중에 도대체 이런 걸 어떻게 다 외우나 하는 것이 있는데, 알고 보면 외우기보다 그렇게 써야만 하는 규정을 알아야겠구나 하는 결론에 이른다. 예를 들어, ‘몇 월’과 달리 ‘며칠’은 왜 ‘몇 일’이라고 쓰지 않나? 하는 질문에도 발음상으로 볼 때, 〔며딜〕로 발음하는 경우가 없기 때문이어서 현실의 발음을 존중했다고 밝히고 있다. 반대로 ,흔히 잘못 쓰는 것 중에 ‘해님’을 ‘햇님’으로 쓰고, 〔핸님〕으로 소리내는 경우가 있는데, 이것 역시 사이시옷을 받쳐 쓸 조건이 아님을 명쾌하고 밝히고 있다.
어느 경우에 두음법칙을 적용할 것인지 뿐 아니라, 본디말과 준말의 형태를 밝혀주고 그 활용의 예도 매우 적절하게 보여주고 있다. 간혹 정말 외워야하는 것이면, 헷갈리지 않고 구분할 수 있도록 위트있게 전달해주고 있기도 하다. 예를 들면, ‘수캐, 수고양이, 숫쥐’는 ‘수컷’을 나타내는 접두사 ‘수-’가 들어있는 말인데, 표기가 이와 같이 다르다. 접두사 ‘수-’는 수로 통일하여 적되, 수캐, 수탉, 수탕나귀, 수평아리 등은 예외적으로 접두사 뒤의 거센소리를 인정하고, ‘숫양’ ‘숫염소’ ‘숫쥐’는 사이시옷을 받쳐적은 형태를 인정, 고양이의 경우는 ‘수코양’이라 하지 않고, ‘수고양이’로 적는데 ‘개’,‘고양이’가 친하지 않음을 표기에서도 반영하였다고 기억하기 쉽게 일러주고 있다.
우리말 부사 중에 ‘-이, -히’를 구분하여 적은 것은 여전히 어렵다. 한글 맞춤법 규정에도 이것의 구분은 부사의 끝음절이 ‘이’로 나는 것은 ‘-이’로 적고, ‘히’로만 나거나, ‘이’,‘히’로 적는 것은 ‘-히’로 적는다고 되어있다. 그러나 정확하게 쓰는 것만큼, 정확한 발음도 어려운 형편에 어찌 이것을 구분하여 적는단 말인가? 그런데 이 책에는 첩어 명사 뒤, 시옷 받침 뒤, 비읍 불규칙 용언의 어간 뒤, 하다가 붙지 않는 용언의 어간 뒤, 부사 뒤에는 ‘-이’로, 시옷 받침을 제외한 하다가 붙는 말의 어간에 ‘-히’를 쓴다고 규칙성을 제시해주고 있다. 예외적인 단어들을 알려주고 있는 것도 잊지 않았다.
물론 헷갈리는 우리말이 여기에 그치진 않을 것이다. 또는 여전히 논란거리가 되고 있는 말들도 있을 것이다. 한글맞춤법 규정에 따라 바른말을 알려주고 있긴 하지만, 오히려 한글 맞춤법이 언어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는 부분도 있을 것이다. 그렇더라도 소홀히 할 수 없는 부분이 바로 바른 언어에 대한 관심과 바람직한 언어 사용을 하도록 하는 것이 우리의 의무라는 점이다. 자라나는 아이들이 우리말을 더 이상 짜증의 대상이 아닌 소중한 우리의 문화유산으로 생각하도록 이 책을 읽는 것으로부터 하나하나 실천해 가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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