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후감 - 교실 밖의 아이들을 읽고
평소 상담에 관심이 많았다. 그래서 선택 수업이 있으면 망설이지 않고 상담 관련 수업을 신청해서 듣곤 한다. 내가 상담에 관심을 가지게 된 건, 학창시절에 나의 고민을 상담해줄 누군가가 정말 절실히 필요했었기 때문이다. 그 당시에 나의 담임선생님은 나의 문제 상황을 해결해주려고 하셨지만, 미숙한 처리방법으로 나를 더 어려운 상황으로 몰고 가셨었다. 아직도 그 때를 생각하면 답답한 마음이 들면서, 한편으로는 내가 선생님이 된다면 정말 아이들의 고민만큼은 잘 들어주고 도와줘야겠다는 생각이 불끈불끈 들곤 한다. 하지만 많은 선생님들이 느끼겠지만, 아이들의 문제 상황을 알면서도 선뜻 아이에게 손을 내미는 것이 쉽지는 않다. 어설픈 선생님의 도움은 나의 경우처럼 아이를 더 힘든 상황에 처하도록 만들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교사는 아이들의 문제를 잘 해결하기 위해서, 상황에 맞는 많은 상담 지식과 전략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을 현직에 몸담고 있는 교사와 예비 교사들 모두에게 꼭 한 번씩 읽어보라고 추천해주고 싶다. 실제로 학교에 나가보면 이 상담 사례집에 담긴 아이들을 쉽게 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이제 우리가 교직에 나가 만날 우리 아이들의 모습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이 책은 크게 네 파트로 이루어져 있다. 자기이해 문제, 가족관계 문제, 또래관계 문제, 사회문제가 그것이다. 각 파트에 따른 상담 사례를 상담자가 상담했던 순서대로 고스란히 담고 있다. 상담 받은 아이와의 첫 만남부터 문제를 이해하는 과정, 교사가 아이에게 어떻게 도움을 주었는지, 그리고 상담 후에 아이에게는 어떤 변화가 있었고, 교사는 어떤 반성을 하게 되었는지까지 상세히 적혀있다. 게다가 마지막에는 ‘카운슬링 팁’을 제시하여 증상에 대한 정보와 대처법 등을 제시해주고 있다. 이 책에 좋은 점은 상담한 내용을 순서대로 제시하여 상담을 시도하려는 교사나 학부모에게 롤 모델이 된다는 것이다. 또 상담교사와 아이가 나누었던 대화 내용을 그대로 실어 놓아 실제 상담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까지도 알 수 있도록 세세하게 적어놓았다. 누가 읽어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씌여져 있고, 내용도 현실성이 있어서 금방 읽을 수 있었다.
나는 평소에 교육 봉사 활동에서나 공부방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을 한다. 그곳에서 만나는 아이들은 몸이 부자유스럽거나, 가정 형편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 그래서인지 항상 애정을 갈구하고, 모난 행동을 하거나 과잉된 표현을 하는 아이들이 많다. 이 책을 읽기 전부터 나는 내 나름대로 아이들을 상담하고 있었다. 작년에 상담 수업을 들으면서 배운 내용을 토대로 상담 실력이 조금 나아지는 듯했으나, 사실 이론만 조금 늘었을 뿐 알맞은 대처를 잘 하지 못했다. 일반적인 상담책이나 상담 사례집을 보면 대부분 원인과 증상, 대처법을 제시하지만 어떻게 그 대처법을 사용하는지에 대해서는 잘 나와 있지 않기 때문이다. 이 책을 보면서 나는 내가 행한 상담기법과 이 책에 나와 있는 상담기법을 비교하면서 읽었다. 그 동안 나름대로 상담을 하면서 내가 잘하고 있는건지 의구심이 들 때가 많았지만 비교하거나 평가할 기준이 마땅치 않았다. 그런데 이 책에 나온 숙련된 선생님의 상담 사례들을 보면서, 많은 반성을 했고 가끔은 내가 했던 방법도 같이 사용하면 어떨까 생각하면서 여러모로 많은 고민을 했다. 이러한 고민을 통해서 앞으로는 아이들의 문제에 어떤 식으로 접근해야할지 대충 윤곽이 잡히는 것 같았다.
이 책을 다 읽고 나서 절실하게 느낀 것은 상담 내용이나 기법에 관한 것이 아니었다. 그것은 바로, 행복하게 자라야할 우리 아이들이 이렇게 상처받고 있는 이유가 다름 아닌 어른들에게 있다는 것이었다. 아이들이 형성하는 또래문화나 작은 사회는 다 어른들의 사회를 모방한 것들이다. 어른들이 물질을 중요시하고, 비도덕적인 것을 일삼는 것을 본 아이들이 만들 세계는 뻔한 것 아니겠는가. 어른이 조장한 문명에 여린 아이들이 다친다는 것이 너무 화가 났다. 요즘 사람들은 아이들이 되바라졌다고 그리고 무서워졌다들 한다. 하지만 이런 말을 하기 전에, 우리의 삶이 되바라지고 삭막해지지는 않았는지 모두가 생각해봤으면 좋겠다.
모든 예비교사들은 좋은 선생님 선생님이 되고 싶어 한다. 그 좋은 선생님의 기준은 모두 다르지만 말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또 하나의 교사상을 마음에 새겼다. 그것은 바로 크레파스처럼 알록달록한 색깔을 가진 아이들을 모두 포용하고 이해해줄 수 있는 하얀 도화지 같은 선생님이 되는 것이다. 그림이라는 하나의 작품은 도화지 하나만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그 위에 색과 형태가 입혀져야 비로소 그림이 되는 것이다. 교사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여러 아이들과 동화되어 조화를 이룰 때 비로소 교사로서의 가치를 띄게 되는 것이다. 그림에 나타난 색깔들이 하나하나 제 빛깔을 내기 위해선 종이가 좋아야 하듯, 모든 아이들이 제 각기 본연의 색을 가지고 자랄 수 있도록 아이들을 믿고 지지해 줄 수 있는 단단한 선생님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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