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적 어려움 해석 및 극복과정 - 사례 중심으로
고등학교 1학년 겨울, 나는 극도의 불안함을 느낀 적이 있다. 당시는 2학기 기말고사 준비기간으로 마지막 남은 시험을 위해 전력을 다해 공부하는 중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공부를 하다 문득 나의 연필 소리가 들렸고 그 순간, 나는 연필 쓸 때의 사각거리는 소리가 공포로 다가왔다. 그 순간 이후, 나는 공부를 할 때 연필의 소리에 집착했고, 도무지 집중할 수 없는 상태에 이르렀다. 이 느낌은 생전 처음 느낀 것으로, 어떤 공포감이 나를 사로잡는 느낌이라고만 간단히 설명할 수 있을 뿐이다. 주의할 점은 비단 연필소리만이 아니라 샤프펜슬, 볼펜 등의 필기구 류의(이하 이를 통칭해서 연필이라 하겠다.)모든 소리에 동일한 정도의 불안감을 느꼈다. 더불어 공부용 귀마개나 이어폰으로도 음악을 들으며 공부하는 것의 행위로도 증상은 사라지지 않았다. 이처럼 물리적 요소로 조금의 변화도 주지 못하는 것으로 볼 때, 이는 확실한 심리적인 문제였다.
이제부터는 내가 겪은 이러한 심리적 문제에 대해 해석을 시도해보고자 한다. 우선 문제정의를 위한 증상의 핵심적 특징을 짚어보다. 먼저, ‘공부할 때’라는 특정한 상황에서 ‘연필’이라는 특정한 소리에만 반응을 보인 점이 그 특징이다. 또한 그 소리에 굉장한 불쾌감을 느끼고, 계속해서 소리에만 집착하느라 제대로 공부하지 못한 점이다. 이러한 점으로 보아 나는 이 문제를 단순한 어려움이 아닌 병리적 문제인 강박 증상 강박증의 인지치료, 전문가용 지침서. Sabine Wilhelem, Gail S. Steketee 지음. 신민섭, 설순호, 권준수 옮김. 강박사고는 침투적이고 반복적인 사고, 충동 또는 심상으로, 불쾌함을 유발하고, 사람들로 하여금 이러한 고통을 감소시키기 위하여 강박적으로 정신적 또는 육체적 행위에 몰두하도록 만든다.
으로 이해하게 되었다. 그러나 강박사고를 대처하기 위한 강박적 행동은 없었으며, 일반적인 유형의 강박 증상 강박증의 인지치료, 전문가용 지침서. Sabine Wilhelem, Gail S. Steketee 지음. 신민섭, 설순호, 권준수 옮김. 예일-브라운의 강박척도(YBOCS)의 증상 목록표에는 다음과 같은 일반적인 하위유형의 강박증상들이 있다. 공격적·종교적·성적 강박사고, 오염강박사고, 대칭과 확실성에 대한 강박사고, 셈하기·반복하기·확인강박행동 등이다.
또한 아니다.
그렇다면 혹자는 이러한 면에서 강박증으로 파악하는 나의 견해를 부정할 지도 모른다. 그러나 강박증 환자와 강박증을 가지고 있지 않은 사람들의 차이점은 침투사고의 존재, 형태, 내용이 아니라 오직 침투사고의 양과 심각도이다. 즉, 강박증이라고 규정할 수 있는 가장 큰 핵심은 침투사고로 인한 일상생활의 지속적 어려움인 것이다. 강박증의 인지치료, 전문가용 지침서. Sabine Wilhelem, Gail S. Steketee 지음. 신민섭, 설순호, 권준수 옮김
1978년 Britain, Rachman, De Silva 및 여러 연구자들은 정신과적 환자가 아닌 일반인들에게도 침투적 사고, 심상,충동이 발생하는지를 연구했고, 이 연구의 중요한 결론은 사람들이 자신의 침투사고를 어떻게 해석하느냐가 강박증을 발달시킬지 여부를 결정한다는 것이다.
공부가 일상인 고등학생의 특수한 상황을 고려할 때, 공부에 있어 지장이 있다는 것은 단연 일상생활의 지장으로 충분히 해석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강박행동이란 강박사고 후에 나타나는 개인의 부수적인 의례행위로 개인차가 있으며 필연적인 인과관계가 아니다. 다만 강박사고 없이는 강박행동도 있을 수 없다는 점에서 강박증의 본원적인 면은 강박사고에 가깝다고 주장하는 바이다. 뿐만 아니라 공존병리와 관련지어 설명할 수 있다. 많은 강박증 환자들이 진단상의 다른 정신과적 문제들로는 우울장애와 불안장애가 있다. 이는 나의 경우와 정확히 일치한다. 나는 이 시기 연필소리를 들으면 굉장히 불안해했고 집중하지 못했다. 이에 따라 전과 확연히 차이가 나는 공부능력으로 인해 많이 우울해 했었다. 그 차이는 담임선생님도 인식할 정도로, 야자시간 선생님이 나를 따로 부르셔서 상담을 했던 기억이 난다. 또한 이러한 특징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나의 문제는 일반적인 강박증은 아니나 강박증세로 일종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제 병인에 대한 해석을 시도해보고자 한다. 일반적으로는 생물학적 취약성과 심리적 취약성 모두 강박증 발달에 중요한 결정인자가 된다고 한다. 그러나 부모님께 확인결과 가족 및 가까운 친인척까지도 강박 증상에 대해 호소한 바가 없다고 한다.

분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