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와 실업자의 인권을 위한 복지국가
인권을 위한 복지국가
복지국가의 정의로 윈렌스키(Wilensky)는 ‘복지국가의 핵심은 국가가 모든 국민에게 최소한의 수입, 영양, 건강, 주택 그리고 교육을 보장하는 것으로 국민의 정치적 권리’라고 하였고, 헥셔(Heckscher)는 ‘복지국가는 자국 내 거주하는 국민들의 삶에 대해 집합적으로 책임을 주는 국가로 기회의 평등을 촉진한다.’고, 미쉬라(Mishra)는 ‘복지국가란 국민들의 삶과 관련된 최소한의 전국적 기준을 유지하기 위해 국가의 책임을 제도화하는 것으로 기본욕구 충족한다.’고 하였다. 이와 같은 복지국가의 정의를 통해 나는 ‘왜 복지국가가 필요한가?’에 대해서 생각을 해보았지만 명확한 답을 찾을 수 없었다. 하지만 유럽의 여러 복지국가를 조사하면서 그 답을 찾을 수가 있었다. ‘왜 복지국가가 필요한가?’라고 물어본다면 나는 노동자와 실업자의 인권을 보호하기 위해서 복지국가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국가가 노동자와 실업자의 인권을 보장해 주지 않는다면 노동자는 노동을 해도 살아가기가 힘들어서 일에 대한 능률이 떨어질 것이고, 실업자는 사회적으로 ‘능력이 없는 사람’으로 낙인이 찍히기 때문에 불안과 좌절에 시달릴 것이다. 따라서 국가가 노동자와 실업자의 인권을 보장해주는 복지국가는 ‘행복’으로 가기 위한 사회적 조건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여러 국가의 노동자들의 모습과 선진복지국가에서 노동자 처우에 대한 방법 등을 통해 노동자와 실업자의 인권을 보호하기 위해 왜 복지국가가 필요한지 알아보고자 한다.
복지국가 중의 하나인 네덜란드에는 다른 사람들보다 늦게 출근하고 짧게 일하지만, 주당 24시간 근무를 하면서도 하루 종일 근무하는 사람들과 동일한 휴가를 받고, 보험을 누리는 등 같은 대우를 받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들이 바로, 시간제 근무 노동자이다. 네덜란드에서는 전체 노동자의 1/3 이상이 주 37시간 이하의 근무를 하는 시간제 노동자이며, 놀랍게도 대부분이 자발적으로 시간제 근무를 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꿈꾸기 힘든 이런 환경은, 최악의 경기 침체와 실업률 해소를 위해 노동시간을 줄여 더 많은 사람이 일자리를 공유하기로 한 바세나르 협약(1982)에서부터 시작했다고 한다. 이후, 시간제 노동자에 대한 차별을 금지하는 평등 대우법, 근로시간 조정법 등이 만들어지며, 네덜란드에서는 인구 37.1%가 시간제 노동자로 일하고 있다. 이 덕분에 네덜란드는 노동 생산성은 떨어지지 않으면서 평균 노동시간은 OECD 평균보다 370시간 적고, 한국보다는 800시간이나 적다고 한다. 이는 노동 시장의 유연성을 높이며 동시에 근로자들의 노동환경과 권리보장까지 가능한 노동 복지 덕분에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노동자와 실업자의 인권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일하면서 가난한 일명 ‘워킹 푸어’가 없도록 복지제도를 만들어야 한다.
스웨덴의 자동차 공장에서는 2,900명의 구조조정 해고 노동자 중 60%인 1,700명의 노동자가 1년 안에 복직했다. 근속 연수가 짧은 사람부터 해고되고, 해고된 이후에도 재고용이 있을 경우 그들에게 우선권이 있는 ‘고용보호법’ 덕분이라고 한다. 고용보호법 덕분에 고용주는 선량한 노동자를 해고하고 의도적으로 새로운 사람을 채용할 수가 없게 되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회사가 위기에 처해 실업이 코앞에 있어도 회생의 기미가 보인다면 해고자들은 큰 불안에 떨지 않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이는 복지가 노동자로 하여금 실업과 해고를 두렵지 않게 만들었다는 것을 보여준다. 또한, 스웨덴에 위치한 제약회사 연구소에서도 실업을 앞둔 연구원은 웃으며 연구소의 마지막을 정리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회사가 문을 닫고 퇴직금을 지불하지 못해도 국가의 사회보험을 통한 퇴직 보조금으로 월급의 80%를 일정 기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일을 할 수 없거나 실업을 할 경우 스웨덴 정부는 실업자를 벼랑 끝으로 내몰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다. 마지막으로 2008년 프랑스에서 해고 사태를 맞았던 볼보의 노동자들은 불안하지 않았는데 그 이유는 그곳에는 명확한 재교육 프로그램과 복직절차와 같은 다양한 노동 복지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프랑스에서는 실업자들에게 취업지원과 직업훈련을 제공해 원활한 노동이동을 가능하게 한다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는 실업을 혼자 짊어져야 할 짐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프랑스는 국내 총생산의 30%를 사회보험 분야에 투자한 최초의 OECD 회원국이다. 이렇게 국가가 사회보험에 투자하기 위해서는 그만큼의 비용이 필요한데 프랑스에서는 사회보험을 위해 고용주가 33.1%, 노동자가 13.5%를 의무적으로 분담하여 지불하고 있다. 이렇게 모인 자본은 실업수당이나 최저 소득 보조금 등, 노동자가 어려움에 처했을 때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보조금으로 사용된다, 또 다른 예로, 사회 복지의 왕국이라 불리는 스웨덴에서는 사회보장 혜택이 고용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즉, ‘일하는 사람만이 복지 혜택을 누릴 수 있다.’라는 모토로 실업자인 경우에도 노동청에 구직활동 증거를 제시해야만 실업수당을 받을 수 있다. 또한, 1938년 이후 노동시장의 모든 규정이 노사협약을 통해 결정되며 정부에서 지원받은 실업보험도 노동조합이 직접 관리를 하기 때문에, 스웨덴 전체 노동자의 77%가 노조에 참여하고 있다. 이처럼, 가만히 일만 하는 노동자에게는 복지혜택이 돌아가지 않고 자신의 목소리를 내거나 일을 하지 않는 사람이라도 구직활동을 해야지만 혜택을 누릴 수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복지 시스템이 유명한 북유럽의 여러 국가 중 핀란드에서는 과속이나 신호 위반 등의 교통 범칙금과 같은 과태료에도 소득대비 세금이 부과된다고 한다. 이는 세금이 복지의 밑거름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마지막으로 기업복지 중심의 일본에서는 ‘근로자 복지 서비스센터’라는 곳을 전국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정부 차원에서 강제적으로 생긴 것이 아니라 자발적으로 발생한 센터인데, 서비스센터에 가입된 사업장의 노동자들에게 복리후생과 경조사비 등을 지원하고, 퇴직금 공제사업 등을 하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음식점이나 문화생활에서 할인을 받고 공동으로 모금한 자본으로 퇴직금을 지불하는 등 작은 사업장이 많은 일본에서는 기업 간의 복지 격차를 줄여주는 역할을 하고 있는데 전국적으로 350개의 지점이 있고 147만 명의 노동자가 매달 7천 원이라는 적은 돈을 내고 혜택을 누리고 있다고 한다.
복지 왕국 스웨덴도 대기업 중심의 복지로 인해 노동자 간 복지 양극화가 극심했던 시절이 있었다. 1910년대~1950년대 VOLVO 자동차와 같은 대기업 중심의 성장을 했던 스웨덴에서는 부자 노동자와 가난한 노동자 간의 갈등이 발생했다. 이러한 노동자 간의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연대 임금제’를 실시했고, 동일노동 동일임금 원칙 아래에서, 대기업이든 중소기업이든 임금이 오를 경우 같은 비율로 오르며, 노사가 정한 임금을 지불할 수 없는 기업은 파산하게 하였다. 이렇게 파산한 기업에서 나오게 되는 실업자들은 국가가 적극적인 지원 정책을 펼쳐 재취업을 돋고 생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었다. 이러한 제도 덕분에 스웨덴에는 허울만 멀쩡한 기업들은 점차 사라지게 되고 알찬 기업들만이 살아남게 되어 안정적인 형태를 갖추게 되었다. ‘연대임금제’ 시스템은 산업화시대를 거치면서 스웨덴 산업의 구조전환에 많은 공헌을 했다고 볼 수 있다. 이처럼 노동자와 실업자의 인권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복지가 성장의 원동력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위에서 본 유럽 복지 선진국가의 사례를 통해 노동이 복지이고 복지가 노동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처럼 노동자와 실업자의 인권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복지가 꼭 필요한데 그러면 복지가 잘 되려면 우리나라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또한, 그러한 것에서 우리나라가 배워야 할 점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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