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후감]-국가는 왜 실패하는가
왜 어떤 나라는 부유하고 어떤 나라는 가난한가. 이 책은 역사적 사례가 담긴, 또한 현재 국가 간 빈부격차의 예를 들며 국가 간 소득 불평등에 대한 기원과 그에 대한 해결방안을 제시하는 책이다.
먼저 몇 발짝 떨어지지 않은 담장 너머로 미국의 애리조나 주 노갈레스 시와 멕시코의 소노라 주의 노갈레스 시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담장 하나로 나눠진 두 도시의 차이는 극명하다. 애리조나 주의 노갈레스 시에 사는 사람들의 연평균 가계 수입은 3만 달러가량이고 소노라 주의 노갈레스에 사는 주민은 멕시코에서 비교적 잘 사는 축에 들어가는 도시이지만 연평균 가계 수입은 애리조나 주 노갈레스 주민의 3분의1 수준에 불과하다. 또한 교육수준도 미국의 노갈레스 시의 청소년은 대부분 학굘ㄹ 다니며 성인 대다수가 고등학교를 졸업했지만 멕시코 노갈레스 시의 청소년은 대부분 학교를 다니지 않고 성인 대다수는 고등학교를 졸업하지 못했다. 멕시코의 노갈레스 주민들은 공중 보건 환경도 열악하고 주민들의 평균수명이 북쪽 이웃에 비해 짧으며, 북쪽 이웃이 당연하게 여기는 공공 서비스를 누리지 못하기도 한다.
고작 담장 하나로 나눠져 있는 두 도시이지만 인종과 역사와 문화가 같은 두 지역의 극명한 대조는 오로지 제도의 차이라고 저자들은 말한다.
빈곤에 허덕이는 나라들의 공통점은 기득권을 유지하고 싶어 하는 엘리트 계층의 착취적인 제도이다. 착취적인 제도는 한 계층의 소득과 부를 착취해 다른 계층의 배를 불리기 위해 고안된 제도이며 엘리트 계층에게 권력이 집중되어 있고 사회의 대다수 국민을 희생하면서까지 그들의 권력을 유지하려고 한다. 소수 엘리트가 착취적 제도를 고집하는 이유는 국가의 발전보단 자신들의 이익을 더 중요시하고 인민들을 통제하기 쉽기 때문이다. 그러나 자신들의 잇속만 챙기려 하니 착취적인 경제제도가 착취적인 정치제도가 되고 정치적으로 불안하게 되어 가난에 허덕이게 된다. 그 예로 가장 가까운 나라인 북한의 학생들은 최소한의 정권의 정통성을 지탱하려는 순수한 체제 선전에 대한 교육만 받고 학교를 마치면 10년 동안 군 복무를 강요받으며 불법적인 사적 경제 활동을 통해 생계를 꾸리지만 자기만의 재산을 갖거나, 회사를 차리거나, 생활수준 향상을 꾀할 수 없는 것을 알고 있다. 최소한의 사유재산이 보장되지 않으며 보건도 걱정하며 굶어죽지 않기를 애쓰며 가난에 허덕이며 살고 있다.
이 책의 저자는 그 해결책을 착취적 제도를 포용적 제도로 변화시키는 것이라고 한다. 포용적 제도는 누구나 재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동기를 부여하고 유인을 제공하며 사유재산이 확고히 보장되고, 법체제가 공평하게 시행되며, 누구나 교환 및 계약이 가능한 공평한 환경을 보장하는 공공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뜻이다. 포용적인 경제 제도는 포용적인 시장을 만들어 낸다. 개인이 직업을 선택할 능력과 재능을 활용할 기회가 있고 기술 혁신을 위해 근로자에게 교육을 하며 사람들에게 동기를 부여하는 인센티브가 주어진다. 경제성장을 위해서는 포용적 시장의 잠재력을 적극 활용하고, 기술 혁신을 장려하며, 인재 육성에 투자하고, 수많은 개인이 재능과 업무 능력을 동원할 수 있는 경제 제도가 반드시 필요하다. 그러나 포용적 경제 제도는 다원적 정치제도와 중앙집권 체제도 갖춰야한다. 우리나라는 다원적 정치제도와 중앙집권체제도 갖추었지만 동아프리카 소말리아는 정치의 중앙 집중화 또는 중앙집권체제라는 개념이 존재하지 않았고, 그렇다보니 최소한의 법질서도 강제하지 못해 경제활동이나 교역은 물론 심지어 시민의 기본적 안전조차 보장하지 못하게 되었다.
그러나 착취적 체제 아래에서도 경제는 발전할 수 있다, 생산성이 떨어지는 부문에 자원을 몰아줌으로써 한동안은 빠른 경제성장을 이룰 수 있다. 하지만 옛 소련과 현재 중국을 보아 진정한 혁신과 창조적 파괴 없이 이뤄지는 성장은 지속 될 수 없다고 저자들은 말한다.
한 나라의 빈부를 결정하는 것은 지리, 질병, 문화가 아닌 제도와 정치이다. 좋은 정권은 선순환을 거쳐 순환하는 반면 나쁜 정권은 여전히 악순환의 늪을 벗어나지 못한다. 국가가 경제적 번영의 길을 가려면 무엇보다 포용적인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개인적으로 국가의 빈부격차는 지리, 문화적으로도 큰 원인이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책을 읽으면서 우리나라와 북한, 그리고 북미, 남미, 아프리카 등 여러 나라의 사례를 보며 정치적인 제도가 가장 큰 원인이라는 것을 많이 느꼈다. 특히 내가 살고 있는 우리나라와 북한의 사례를 살펴보며 너무 당연하게 생각했던 것들이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 저자들의 이론에 도달한다는 것이 새삼 다르게 느껴진 것 같다. 현재 급속 성장하는 중국을 보면서도 공화주의지만 시장개방을 통해 포용적 제도를 수렴해서 그런 것 같다는 생각도 들고 북한이 포용적 제도를 수렴하게 되면 어떻게 될지. 멀리 보아서 남한과 북한이 통일되었을 때 분단 후 60년 넘게 다른 제도를 수용했던 남북이 과연 포용적인 사회를 만드는데 얼마나 시간이 걸릴지 의문이 들었다. 통일이 되면 엄청난 경제 성장을 이룰 수 있다는 자료를 본 적이 있었는데 그건 남북한이 통일 후 정치가 안정되고 포용적인 제도가 성립되어야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이 책은 역사적 사례뿐만 아니라 현재의 빈부차이가 큰 국가들의 사례를 보며 국가의 성패에 대해 이해하기 쉽게 더 재미있게 알 수 있어서 다가가기 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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