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의전차 감상문4
불의 전차는 파리 올림픽에 출전하게 된 두 명의 육상 선수들에게 초점이 맞춰져 있다. 한명은 캠브리지 대학의 해럴드 아브라헴, 다른 한명은 스코트랜드 출신인 에릭 리들이다. 이 둘의 올림픽 출전 이유는 명확한 대비를 보이고 있다. 해럴드와 에릭의 출전 배경을 알기 위해서는 우선 그들의 태생을 생각해 보아야 한다. 해럴드 아브라헴은 유태인이다. 그는 뛰어난 육상 실력에도 불구하고 유태인이기 때문에 멸시를 받으며 살아왔다. 반면 에릭은 선교사의 아들로 태어나 독실한 기독교 집안에서 자랐다. 이처럼 그들의 배경을 눈여겨보면 올림픽 출전 이유의 윤곽이 잡힌다.
우선, 해럴드는 올림픽 경기의 우승을 통해 그동안 받아왔던 멸시와 유태인에 대한 편견을 없애고자 한다. 그는 우승에 필사적이고 절박하다. 내가 생각하기로, 그에게 올림픽 경기 우승이란 지금까지 자신을 괴롭혀왔던 사회의 멸시에 대한 울분과 보복이라고 볼 수 있다. 그는 올림픽 출전을 통해 자신을 알리고 성공을 얻고자 한다. 반면, 에릭에게 있어서 경기의 우승이란 주님에 대한 영광이다. "내가 달릴 때, 나는 주의 기쁨을 느낀다. 내가 이기는 것은 주를 영화롭게 하기 위함이다."라는 대사에서 그의 믿음을 확실히 알 수 있다. 다시 말해 한명은 출세하기 위해 달리고, 한명은 주의 영광을 위해 달린다. 이 극명하게 다른 신념의 표출은 공통적으로 스포츠를 통해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이 영화의 감동은 해럴드와 에릭 두 명의 도전 모두에서 전해져 온다. 우선 해럴드의 경우, 스포츠는 그를 괴롭혀 온 세상에 대한 항거이자 도전이다. 스포츠를 통해 세상에 자신을 알리고 성공하고자 하는 그의 열망은 매 경기마다 우승에 집착하는 그의 처절함에서 묻어난다. 우승을 향한 그의 집념과 노력을 알기에 그의 금메달에 함께 기뻐할 수 있었다. 에릭의 경우, 그는 예선전이 일요일이라는 사실을 알고 그의 믿음에 따라 출전을 포기하려 한다. 개인의 성공, 국가에 대한 기여보다도 개인이 지켜온 믿음을 우선시한 것이다. 그의 이러한 확고한 신념은 여태껏 그가 시합에서 우승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기도 하다. 확고한 신념을 간직한 채, 달리면서 기쁨을 얻는 그의 표정을 볼 때, 잔잔한 감동이 전해졌다.
나는 개인적으로 에릭보다는 해럴드의 도전에 더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에릭과는 달리 해럴드의 도전에는 절박함과 처절함이 묻어나 있었다. 그에게 있어서 스포츠는 사회에서 작용하고 있는 억압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돌파구처럼 느껴졌다. 그래서인지 승리를 향한 그의 집착은 지나칠 만큼 현실적이어서 경기에서 패한 후 세상이 등을 돌린 듯한 기분을 함께 느낄 수 있었다. 또한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고 난 후에 느끼는 안도, 기쁨, 그리고 허전함까지 섞인 복잡한 마음도 쉽게 공감이 갔다. 영화에서는 다소 해럴드의 성격이 소심하고 예민하게 그려지지만 경기에서 진 선수의 고뇌와 좌절이 절실하게 느껴지는 것 같아서 더 사실감 있었다고 생각한다. 결국 영화는 해럴드와 에릭이 각각 100m와 400m에서 우승을 하는 것으로 막을 내렸다. 그 후, 해럴드는 정치인으로 성공하였고, 에릭은 선교사가 되어 중국에서 선교활동을 하다가 사망하였다. 극명하게 엇갈리는 신념이지만 두 신념은 나란히 우승하였고, 해럴드와 에릭은 각각 원하던 삶을 이루었다. 결국, 해럴드와 에릭은 스포츠라는 공통된 매개체를 통해 그들의 신념을 지켜가고 표출할 수 있었다.

분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