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공기업 부채
특징적인 것은 8개의 공기업이 부채 총규모의 95.2%를 차지하는 등 일부기업이 부채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점입니다. 특히, 한국토지주택공사의 부채액이 전체 합계의 51.5%를 차지하며, 한국전력공사 13.6%, 한국도로공사 10.3%, 한국가스공사 8.4%, 한국철도공사와 한국석유공사사 각각 4.1%, 인천국제공항공사 1.7%, 그리고 한국수자원공사는 1.4% 수준입니다.
그 간 정부는 공공기관의 자율, 책임경영체제를 최대한 보장하면서 경영평가 등 간접적인 방식으로 공공기관 부채를 관리하였으나, 최근 부채증가속도가 빨라짐에 따라 부채관리를 보다 강화할 필요성이 제기 되었습니다.
2. 공기업의 부채문제의 심각성
최근 국제 신용평가 회사들이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산정하는 과정에서 공기업의 부채문제를 과거보다 강도 높게 점검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공기업의 부채문제를 심각하게 생각하는 이유는 우리나라의 경우 정부살림으로 해야 할 사업의 상당부분을 공기업이 수행하고 있어 공기업에 문제가 생기면 결국 정부가 공기업이 진 빚에 대한 부담을 질 수 밖에 없어 전체적인 국가재정에 악영향을 미치게 되기 때문입니다. 공기업의 부채는 공식적으로 국가채무의 범위에 포함되지 않지만, 실질적으로는 국가재정에 큰 부담을 주기 때문에 일명 ‘그림자 부채’라고도 부릅니다.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의 조사에 따르면 2011년 일반정부와 공기업의 부채는 약 289조원으로 2012년 정부예산 총액인 324조의 약 2.4배로 나타나고 있다고 합니다. 이러한 부채규모는 민간기업의 부채비율의 약 세 배에 달하는 것으로 한국경제의 잠재적 위험요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공기업 부채를 증가시키는 중요한 원인 중 하나는 공기업의 신용도를 평가하는 방법이 민간기업의 신용도를 평가하는 방법과 차이점을 가지기 때문입니다. 즉 우리나라의 공기업은 신용평가에 있어 ‘정부의 지원가능성’이 가장 중요한 평가요소로 적용되어 민간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신용등급을 받게 되고, 공기업 간의 신용도의 차이가 크지 않아 사실상 공기업 간 신용도의 차별화를 판단하기에는 미흡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습니다.
3. 공기업의 신용 현황
공기업 신용등급 현황을 살펴보면, 중앙공기업의 경우 대한석탄공사를 제외하고는 모두 최고등급(AAA)을 받고 있으며, 지방공기업도 AA이상의 높은 등급을 받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나 최근 민간기업인 현대증권의 조사에 따르면 공기업의 신용도를 높게 만들어주는 중요한 요소인 ‘정부의 지원 가능성’을 제외하고 민간기업에 적용되는 신용평가 방법을 똑같이 적용하여 공기업의 신용도를 평가했을 때 공기업의 절반이 투기등급(투자에 적격하지 못한 등급)으로 떨어질 것이란 분석이 나왔습니다. 즉, 현재 공기업이 부여받고 있는 높은 신용등급은 ‘정부의 지원가능성’이 중요하게 작용한 등급으로 자체적으로 빚을 해결할 능력을 고려하지 않은 결과이므로 유사시 발생되는 채무는 고스란히 정부의 몫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4. 공기업의 신용평가 방법의 문제점과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
공기업 신용평가는 공기업이 유사시 자체적으로 빚을 갚을 수 있는 가능성이 어느 정도인지에 정부지원의 가능성 정도가 결합되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실제 공기업의 신용등급이 결정되는 과정에서 정부지원으로 대표되는 정성적 요인(주관적인 요인)이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임에 따라 개별 공기업에 대한 자체 신용도 분석이 자칫 무의미해질 수 있다는 문제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또한 공기업은 대부분 막대한 자본력과 신용도를 가지고 있으며 해당 분야에서 사실상 독점적 지위를 가지고 있어 경쟁강도가 민간기업에 비해 낮고 자본집행이나 인력관리 등 기업을 운영하는데 중요한 절차들이 방만하게 운영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최근 공기업 평가 시 정부지원 요소를 배제한 자체 신용등급 도입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정부지원이란 요소를 제외하고 공기업의 자체적인 신용도만을 별도로 분리하여 분석하는 것이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될 수 있을까요? 최근 민간기업의 계열사에 대한 신용평가 시 적용되고 있는 ‘독자적 자체신용도 분석(stand-alone)’과 공기업에 대한 정부의 경상적인 지원 및 관리감독만 감안하되 ‘유사시 정부의 지원가능성’은 배제한 상황을 상정하여 공기업의 기본신용도를 분석하는 ‘기본신용위험 분석(Baseline Credit Risk)’등 다양한 신용도 평가방법이 검토되고 있습니다. ‘기본신용위험분석’의 도입을 주장하는 전문가들은 민간기업에 적용되고 있는 동일한 신용도 평가방법인 ‘독자적 자체신용도 분석’방법을 공기업 신용평가에 적용할 경우 기본적으로 정부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공기업의 정부와의 연계성을 아예 부정한 상태에서 평가가 이루어지기 때문에 오히려 비현실적이고 잘못된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으로 공기업 부문에서는 유사시 공기업의 자체상환능력을 고려하고 정부의 경상적 지원과 관리감독은 신용평가에서 고려하는 ‘기본신용위험분석’이 더 유효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최근 기획재정부의 발표에 의하면 "세계 3대 신용평가 회사인 무디스가 한국의 국가 신용등급과 공기업 신용등급을 별도로 평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며 "앞으로는 국가 신용등급과 공기업 신용등급이 자동적으로 연계되지 않는다는 뜻"이라며 이미 무디스로부터 통고를 받았다는 내용을 공식적으로 발표했습니다. 현재 투기등급으로 강등될 위기에 직면한 공기업은 LH공사, 철도공사, 광물자원공사 등이 꼽히고 있으며, 지자체 산하의 지방도시개발공사 대부분도 투기등급 대상으로 우리나라 공기업의 부채문제가 국제사회에서까지 이슈화되고 있어 공기업의 부채문제 관리와 신용평가 개선방법에 대한 적극적인 고민과 노력이 요구되는 시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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