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론 1권 올바름 정의와 기술
1권 논의의 가장 큰 주제는 올바름이다. 이 때 올바름은 훌륭함과 거의 비슷한 개념이다. 올바름은 혼의 훌륭한 상태인데, 1권의 논의에서는 올바름과 훌륭함을 딱히 구분하고 사용하고 있진 않다. 예컨대 폴레마르코스와의 논의에서 훌륭한 사람들과 올바른 사람들이 서로 같은 개념으로 사용되고 있다는 점에서 그렇다.(334d) 이러한 올바름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개인의 영혼과 관련한 올바름, 정치의 영역에 있어서의 올바름이 바로 그것이다. 1권의 앞부분을 차지하는 케팔로스, 폴레마르코스와의 논의에서 주로 이야기되는 것은 개인의 영혼과 관련한 올바름이다. 이와 달리 후반부 트라시마코스와의 논의에서는 정치의 영역에서의 올바름이 주로 논의된다. 물론 소크라테스에 의해 개인의 올바름과 정치에서의 올바름이 섞여서 나타나지만 논의 전반부와 달리 정치에서의 올바름이 주로 논의된다.
일단 케팔로스, 폴레마르코스와의 논의는 생활방식tropos, 즉 개인적인 측면에서 시작된다. 소크라테스는 케팔로스에게 노년의 생활을 물어보면서 훌륭한 삶을 위한 수단들을 묻는다. 케팔로스는 이에 대해 삶의 방식이 중요하다고 하였는데, 소크라테스는 혹시 훌륭한 삶이 부를 통해 가능해진 것이 아니냐고 묻는다. 케팔로스는 부를 적절하고 분별력 있게 사용할 수 있는 사람이 부를 사용할 때만 훌륭한 삶이 가능하다고 답한다. 이 때 부가 훌륭한 삶에 기여하는 것은 정직한 삶을 가능하게 해주고, 신 혹은 인간에게 받은 것을 되갚을 수 있도록 도와주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즉, 부를 통해서든 다른 것을 통해서든 도달하는 올바름을 케팔로스는 정직함 또는 되갚음이라고 생각했다. 이러한 논의를 폴레마르코스가 이어받는다. 그리고 소크라테스는 올바름에 대한 질문을 계속한다. 그런데 이 때 소크라테스는 정직함을 제외한 올바름의 정의에 대해서 되묻는다. 특히 폴레마르코스에게 시모니데스의 이야기를 자세히 해달라고 하며, 올바름에 대한 처음의 정의에서 더 한정시킨다. 그렇게 해서 폴레마르코스가 이야기 한 올바름은 ‘각자에게 합당한 것을 갚는 것’이 되었다. 이는 맨 처음 케팔로스가 했던 올바름의 정의보다 협소하다. 케팔로스는 (부를 통해 도달할 수 있는) 훌륭함을 정직함, 되갚음의 두 가지로 이야기했으나 소크라테스가 시모니데스의 올바름에 대해 주목하면서 그 논의를 축소시킨 것이다. 시모니데스가 이야기한 올바름은 각자에게 합당한 것을 갚는 것이다. 여기서 소크라테스는 기술에 대한 논의로 넘어간다. 이 경우 올바름은 기술과 구별된다. 기술은 일과 실천에 있어서 유용하다. 그러나 소크라테스의 문답법에 의해 밝혀진 올바름은 이와 다르다. 올바름은 일과 실천에 있어서 어떤 적극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 아니라 사용하지 않을 때 잘 보존하기 위한 역할을 한다. 다시 말해 올바름은 쓰지 않을 때 쓸모가 있게 되는 것이다. 게다가 올바른 사람은 올바르지 않을 수 있는 능력도 있기 때문에 일종의 도둑이라고도 할 수 있다. 이러한 결론은 이전에 내렸던 결론을 완전히 뒤집는 것이다. 소크라테스의 문답법을 통해 올바름은 사실 무용하거나 올바르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결론에 이르기 때문이다.
그러나 올바름의 정의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소크라테스는 기술과의 연관 속에서 올바름에 대한 정의를 지속한다. 그는 다음으로 올바름에 대한 정의 중 ‘각자에게’에 주목한다. ‘각자에게’에 대해 폴레마르코스는 친구에게는 좋은 것을, 적에게는 나쁜 것을 주는 것이 올바름이라고 이야기한다. 그런데 올바름의 정의가 이렇게 되면 올바름이 악용될 가능성이 있다. 우리가 진짜 친구와 가짜 친구를 구분하는 데 오류를 범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올바름이 각자에게 합당한 것을 갚는 것이라는 정의는 보편적이지 않은 것이 된다. 그렇게 때문에 소크라테스는 과연 적과 친구 각자에게 적절한 것을 되갚는 것이 올바름인지 다시 묻는다. 이 때 올바름을 밝히기 위한 기준이 된 것이 기술techne이다. 기술은 유용한 결과를 위해서 사용하는 것이다. 말을 다루는 기술은 말을 잘 다루기 위해서이고, 시를 쓰는 기술은 시를 잘 쓰기 위해서이다. 즉, 기술은 각각의 훌륭함을 위한 것이다. 마찬가지로 올바름 또한 기술처럼 인간의 훌륭하고 긍정적인 측면을 위해서 있는 것이라고 소크라테스는 이야기한다. 즉, 올바름을 기술의 측면에서 파악한 것이다. 기술에서 올바름을 유추하는 과정을 통해 소크라테스는 진정한 훌륭함, 올바름은 적이든 친구든 나쁘게 하는 것을 일컬을 수 없다고 주장한다. 다시 말해 올바름이라는 기술이 잘 기능하는 것은 훌륭함을 위해 기여하는 것이라고 본 것이다. 이와 같은 폴레마르코스와의 논의를 통해 소크라테스는 올바름이 각자에게 합당한 것을 주는 것으로 정의할 수 없음을 결론지었다. 대신 올바름은 일종의 기술로, 어떤 인간이든 상관없이 더 좋은 상태로 나아가게 하는 일을 한다. 그러나 올바름에 대한 이러한 정의는 소극적인 것이다. 소크라테스가 1권 마지막에서 이야기하고 있듯이 올바름의 본질이 무엇인지는 아직 드러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소크라테스는 올바름이 무엇인지에 대한 탐구를 지속한다.
올바름의 정의를 위한 논의의 다음 상대는 트라시마코스이다. 트라시마코스는 소크라테스와 폴레마르코스의 논의에서 답답함을 느끼며, 올바름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논의할 것을 주장한다. 그런데 소크라테스가 올바름의 본질에 대해서 직접적으로 이야기하지 않자, 트라시마코스는 올바름이란 강한 자에게 편익이 되는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이는 앞서 폴레마르코스와 이야기했던 올바름과 다른 것이다. 트라시마코스가 염두에 둔 올바름은 정치적인 측면의 올바름이다. 앞서 폴레마르코스와의 논의에서 올바름은 개인적인 것이다. 올바름이 개인의 생활방식과 연관되어 논의되기 시작했고, 확장된 논의에서도 올바름은 개인들 사이의 관계에 지나지 않았다. 1권 앞부분에서 올바름은 정직함과 (신 혹은 인간에게) 갚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트라시마코스에 와서 올바름은 국가와 관련한 것으로 확장, 논의된다. 트라시마코스는 현실 정치의 예를 들면서 각자의 정치 체제에서 강자인 사람들의 편익이 되는 것이 올바름이라고 한다. 왜냐하면 현실의 상황을 봤을 때 각 정권에서 법률이라고 하는 것들은 통치자 혹은 강자의 이익이 되는 것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소크라테스는 올바름이 어떤 이익을 가져다주는 것은 맞지만, 강한 자에게 이익을 주는 것은 아니라고 이야기한다. 이를 정당화하기 위해 소크라테스는 기술과 그것의 목적에서 올바름을 유추한다. 이는 폴레마르코스와의 논의에서 올바름을 일종의 기술로 파악하면서 기존의 정의를 뒤집은 것과 같다. 트라시마코스가 올바름을 강한 자의 이익이라고 한 것에 대해 소크라테스는 기술의 기능ergon, 목적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올바름이 강한 자의 이익이 될 수 없음을 이야기한다. 기술은 불완전한 것을 완전한 것으로 만드는 목적을 가진다. 물론 기술이 기술자들에 의해서 남용될 수도 있지만, 기술을 참되게 사용하는 것은 기술의 적용대상을 훌륭하고 완전한 것으로 만드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즉, 그 자체로의 기술은 아무 손상도 없는 순수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만약 정치적인 올바름 또한 순수한 의미에서의 기술이라면 피통치자를 훌륭하고 완전한 것으로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할 것이다. 소크라테스는 트라시마코스가 논의를 시작했던 정치적인 올바름을 기술과 그 목적의 측면으로 검토하면서 트라시마코스의 기존의 정의를 무너뜨린다. 정치적인 올바름이 기술이라면, 기술은 기술의 적용대상이 되는 사람들을 이롭게 할 것이고, 정치적인 올바름의 경우 피통치자, 즉 약한 자를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정치적인)올바름은 절대 강한 자의 편익이 되는 것이라고 볼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 때 올바름을 정의하기 위해 사용한 기술은 단순한 기술과는 다르다. 올바름은 기술 중에서도 완전함 혹은 훌륭함에 다가간다는 의미를 포함한 것으로, 전문적 지식episteme와 연관이 있다. 전문적 지식으로서 기술은 기술이 현실적으로 사용되는 모습과는 다르고, 가변적인 것도 아니다. 전문적 지식인 기술은 그 자체에 올바른 사용이 무엇인지를 포함하고 있다. 즉, 기술이 잘 사용되는 것에 대한 기준을 그 자체에 가지고 있다는 것인데, 이는 현실적으로 기술이 어떻게 사용되는가와 무관하다. 예를 들어 정치술이 현실적으로 강한 자를 이롭게 해준다고 할지라도, 전문적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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