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의적인 교육현장에서 만나기
먼저 아이들을 보면서 많이 느낀 것은(1학년 아이들과 더 깊은 관계를 가졌으므로 1학년, 특히 내가 맡은 반을 대상으로 이야기 하겠다), 엉뚱하면서도 기발한 생각을 잘 한다는 것이다. 잘 모르는 것에 대해서도 두려워하지 않고 자신 있게 대답하고 또 의견을 내는 아이들을 보면서 내가 고등학교를 다닐 때에 비해서 아이들이 적극적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아직 어려서 잘 모르기 때문에 그런 것일까, 아니면 정말 독창적이라서 그런 것일까. 그리고 부천여고가 비평준화의 전통이 있어서 아직도 똑똑한 학생들이 많이 입학하고 있다는데 머리가 좋아서 그런 것일까(물론 이것은 수업시간에 사실이 아님을 배웠지만).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면서 아이들을 관찰한 결과, 나름대로 결론을 내린 것은, 아이들은 모든 부분이 아니라 부분적으로 독창적이었고, 이는 아직 잘 모르는 것이 있기 때문에 경험하지 않은 부분에 대해서 더욱 독창적으로 생각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런 독창적인 사고를 하고 주저하지 않고 부딪히기 때문에 아이들이 더 똑똑해진 것이라고 생각되었다.
함께 교생을 나갔던 선생님들과 아이들이 참 기발한 생각을 많이 한다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었다. 아이들은 어떻게 하면 더 재미있을까, 효율적일까, 효과적일까 다양하게 사고하였다. 특히 교육실습기간에 체육대회를 준비하면서 반티를 함께 고르고, 디자인하고, 응원도구를 생각하고, 시합은 어떻게 해야 할지를 아이들과 함께 이야기하면서 아이들의 생각에 탄성이 절로 나왔고 또 재미있었다.
반티를 정할 때는 다른 반과 차별을 두기 위해서 색깔부터 그림과 글, 리본 등을 추가하였는데 각자 자기 얼굴들을 그려 넣는 다던가, 천으로 리본을 만들어서 날개처럼 달아서 꾸민다던가 다양한 방법들을 활용하였다. 그러면서도 같은 반이라는 공동체적인 생각을 해서인지 그림의 위치나 색을 통일 시켜 눈에 띄면서도 산만하지 않고 조화를 이루도록 티를 꾸미는 모습은 창의적인 사고를 공동체의 조화에 잘 활용하였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체육대회 날에는 우리반이 예선에 다 떨어지고 계주 한종목만 출전하게 되어서 내내 앉아만 있어야 했다. 그래서 우리반 천막을 ‘얼굴 탈까봐 앉아있는 것 뿐’이라는 글씨들로 꾸며놓고 응원하는 것을 보고 그 센스에 또 웃었다. 시합을 할 때에도 어떤 순서로 달리는 것이 더 효과적일지에 대해서 토론하고 서로 의견을 조율하는 모습을 보면서 아이들이 다양한 의견을 가지고 있고 또 의견들 중에서 가장 최선의 것을 고르는 방법을 잘 배워나가고 있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청소시간에는 각자의 노하우를 가지고 청소를 쉽고 빠르게 그러면서 또 깨끗하게 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해서 청소를 하고 있었다. 복도 청소의 경우, 대부분 대걸레만으로 청소를 하는데 그렇게 되면 힘을 많이 주고 문질러야지 바닥이 깨끗하게 청소 된다. 하지만 그렇게 하기 힘드니까 유리창을 깨끗하게 닦아주는 세제를 가지고 더러운 부분에 미리 조금만 뿌려놓고 걸레를 빨아 와서 닦으면 힘을 덜 주고도 쉽게 그리고 빨리 청소할 수 있었다. 처음에는 그것도 모르고 복도청소 왜 안하냐고 누가 하는 거냐고 아이들을 닦달했는데 알고 보니 그렇게 시간을 벌어 걸레를 빨고 와서 한번 쓱 밀어주면 확실히 깨끗함이 다른 반보다 더했다. 선생님께서 이렇게 하라고 시키셨냐고 물어봤더니 자기가 청소를 깨끗하게 하려고 교실에서 돌아다니는 세제를 뿌려봤더니 잘 닦여서 이렇게 하는 거라고 하였다. 사실 쉽게 생각할 수 있는 방법이지만 보통 아이들은 시키지 않으면 그렇게 잘 하지 않는데 스스로 생각해서 그렇게 실천해 옮겨서 힘도 덜 쓰고 시간도 단축시켰다는 생각을 하니 그 아이가 창의적으로 보였다.
우리 반의 미술수업 때 참관을 가서 아이들이 그린 그림을 본 적도 있었다. 캐리커쳐를 그리는 것이 주제였는데 친구들의 특징을 잘 살려서 그림을 잘 그리는 아이들도 많았다. 평소의 행동을 잘 관찰해서 그 행동을 그린 아이들도 있고, 얼굴에서 눈이나 입을 강조하여 표정을 살린 아이들도 있었다. 신기한 것은 똑같은 친구 한명을 그려도 각자가 강조하려고 하는 표정과 행동이 다양하게 나타났다는 것이다. 개인에게 받아들여지는 느낌들을 잘 간직하고 표현할 수 있기 때문에 가능한 작업이었을 것이다.
그리고 학교에서 자체적으로 독서논술 수업을 위한 교재를 만들어서 활용하고 있었다. 아침 8시부터 8시 30분까지의 시간은 독서시간이라고 하여 모든 아이들이 지정된 도서를 돌려서 읽었고 매주 금요일 독서시간에는 동영상을 보고 느낀 점을 쓰도록 하였다. 그리고 앞에서 이야기한 교재의 다양한 문항들을 책을 읽고 답하도록 해서 한달에 한번 검사하였다. 그 교재는 담임선생님께서 읽어보시기도 하지만 국어과목 수행평가의 일부로 활용되기도 하였다. 교재에 제시된 문항들은 모두 서술형이었는데, 먼저 읽은 책의 내용을 확인하는 문제가 제시되었고 책을 쓴 사람의 의도가 무엇인지 생각해보기, 책의 주제에 관한 자신의 생각, 어떤 상황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 찾기,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다른 지문들을 제시하여 대학교 입학 때 보는 논술과 비슷한 문항들이 제시되어 있었다. 수행평가는 모든 책의 문항들을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선생님들께서 랜덤으로 하나의 책을 골라서 그 책의 문항들을 평가하셨다. 그 평가 기준은 논술평가의 기준과 같이 정형화되어 있었다. 나도 그 평가에 함께 하였는데(국어과목이라서), 아이들의 글을 읽어보니 평소에 내가 독창적이라고 생각했던 아이의 글이 꼭 창의적이지만은 않았다. 역시 아이들의 개성이 다양한 만큼 창의적 능력도 다양한 듯 하였다.
수업은 고등학교 2학년을 대상으로 현대시를 가르쳤었다. 문과반 2개반과 이과반 2개반을 가르쳤는데 문과반과 이과반의 사고의 차이를 확연히 느낄 수 있었다. 나는 정지용의 시 ‘향수’를 아이들에게 가르쳤는데, 이 단원은 심상과 표현의 특징을 아는 것이 주요 학습목표였다. 아이들에게 느껴지는 심상에 대해서 먼저 이야기해보게 하였는데 문과반 아이들은 자신의 생각을 위주로 심상을 이야기 하는 반면, 이과반 아이들은 시의 구절을 위주로 이야기를 하였다. 문과반이 확실히 더 감성적인 부분이 강하구나- 하는 느낌을 가졌다. 또 이과반 아이들은 글자 그대로의 뜻, 그리고 그에 대한 논리적인 설명을 해달라고 하는 등 문과인 내가 수업을 준비할 때 생각지도 못한 부분이라 약간 당황스러움을 주기도 하였다.
짧은 4주간이었지만 아이들과 함께 지내고 수업을 하면서, 아이들은 다양한 경험을 통해 또 학교 교육을 통해서 창의성을 알게 모르게 키워가고 있으며 그 능력을 사용할수록 더 창의적일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였다. 한 학기 동안 창의성과 교육에 대한 수업을 들으면서 나도 창의적인 사람이 되어 아이들에게 창의적인 사고를 가능하게 해줄 수 있는 선생님이 되고 싶어졌다. 비록 부족함이 많지만 나도 다양한 창의성 개발 기법을 지속적으로 활용해나간다면 지금보다는 더 창의적인 사람이 될 수 있지 않겠는가! 노력해야겠다.
매 강의시간마다 좋은 강의를 해주신 선생님께 감사드려요-! 앞으로 저도 아이들의 창의성을 잘 개발해줄 수 있는 교사가 되기 위해서 노력하겠습니다.^^ 4학년 마지막 학기... 이 수업을 들을까 말까 많이 고민했었는데, 듣기를 잘한 것 같아요! 정말 감사드려요-
건강하시고요, 즐거운 여름 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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