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칸트 이론 개괄
형식주의자들은 윤리 의식 학파의 경험적·심리학적 문제보다는 인식론적이고 형이상학적인 논의에 보다 관심을 표명한다. 이 학파의 대표적 학자인 칸트는 자기 스스로를 재판하는 이성의 혁명을 주장한 인물이다. 칸트는 곧 기존의 형이상학이 불확실한 이유를 인간이성의 본성에서 찾아낸다. 우리가 이성을 통해서 대상을 다 알지 못하는 원인은 대상에 있는 것이 아니라, 인식하고 생각하는 주관인 내게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지금까지 완전하다고 생각해온 선천적인 이성의 인식능력은 사실은 제한되어 있으며 이성 혼자의 힘으로는 대상을 다 파악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제 이성에 대한 새로운 설명이 필요하게 된 것이다.
여기서 그는 순수이성을 제시한다. 순수이성의 의미는 경험이나 심리적 의식작용이 아닌 선천적인 이성으로, 태어날 때 이미 우리에게 주어지는 능력이다. 이는 경험 이전을 의미하는 뜻에서 선험적이라 하며 칸트는 이와 관련한 또 하나의 물음을 던진다. "선천적 종합판단이 가능하다면 어떻게 해서 가능한가?" 그는 우선 선천적 종합판단이 가능하다고 말한다. 종합판단이란 분석적 판단과 반대되는 것으로 새로운 인식을 끌어내는데 필요한 판단이다.
분석적 판단은 예를 들면 원은 둥글다 라 할 때, 둥글다 라는 개념이 이미 원이라는 개념 속에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주어의 뜻이 둥글다는 술부를 통해 더 넓어지지 않는다. 다만 주부에 이미 포함된 내용이 더 확실하게 설명될 뿐이다. 그러나 종합판단이란 주어에 들어 있지 않는 내용이 술어를 통해서 도출되어 우리의 인식이 새롭게 확장된다. 칸트는 이 경우 7+5=12 라는 예를 든다. 7과 5는 12라는 새로운 숫자를 어디에도 포함하고 있지 않지만 그러나 맞는 답이며, 동시에 이것은 새로운 도출이므로 선천적 종합판단이다. 선천적 종합판단이란 각자의 경험을 통해서만 알 수 있지만 위의 예에서 보듯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구에게나 이해될 수 있는 보편적인 타당성을 갖는 판단을 말한다. 경험에만 좌우되는 판단은 경험마다 다른 내용을 판단할 수 있기 때문에 모든 사람이 인정하는 내용을 끌어낼 수 없다. 따라서 선천적인 능력과 경험적인 판단이 합해질 때, 개인의 경험을 떠나서도 타당한 일이 나의 경험을 통해서 나에게도 옳다고 판단될 때 새로운 인식이 이루어지게 된다.
이렇게 칸트는 선천적 종합판단이 가능하다고 대답함으로써 곧 학문으로서의 형이상학도 가능하다고 답한다. 이에 형이상학은 새로운 인식 방법으로써 지금까지 주류를 이룬 철학의 두 방향, 합리주의와 경험주의를 종합하는 것을 제시했다. 칸트는 지금까지와는 달리 외부의 자극을 받아들이는 감각적 경험과 능동적인 사유능력이 종합적으로 작용해 우리의 인식이 가능하게 된다고 말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내용 없는 사고는 공허하고 개념이 없는 직관은 맹목이기 때문이다.
칸트는 대상을 알기 위해서는 대상이 우리가 갖고 있는 능력과 맞아 떨어져야 한다고 보았다. 따라서 대상 자체가 기준이 되는 것이 아니고, 생각하는 능력인 오성이 중심에 서게 된다. 아무리 대단한 대상도 우리 인식능력의 범위 안에 들어와야 인식이 된다는 것이다. 이 방법은 사유 방법 전체의 전환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다.
칸트의 실천 철학에서 다루는 주된 문제는 나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이다. 이 문제는 그의 을 통해서 다루어지는데, 그는 우선 도덕적 회의주의를 부인하면서 도덕적 법칙을 제시하고자 한다. 사람은 누구나 행위하는 실천적인 이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스스로를 규정하고 어떤 일을 하고자 하는 의욕을 느낀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이유에서 그는 도덕적 의지, 도덕적 이성을 실천이성과 같은 의미로 사용한다. 도덕적으로 선한 행위를 하기 위해서는 먼저 무엇이 선한 행위인가를 알아야 한다. 또 칸트에 의하면 사람의 도덕성은 행위의 결과에 의해서가 아니라, 행위의 동기에 의해 결정되어야 한다. 우리가 어떤 의지와 동기를 가지고 행위했는가 가 문제라는 것이다. 선한 행위란 또 당연하고 마땅히 해야 하는 인간의 의무이다. 의무란 개개인의 경험적 제약과 전혀 상관이 없는 것으로 칸트는 이 의무는 무조건적으로 타당한 것이라고 말한다. 우리의 감성적인 욕구나 충동, 관심 등은 도덕적 의무에 영향을 끼쳐서는 안 된다. 도덕적 의무는 곧 도덕법칙이고, 이 법칙을 정언명법 이라고 부른다. 정언명법이란 왜 그러한지 설명할 필요도 없는 그 자체로서 어길 수 없는 명령과도 같은 무조건적의 법칙이다. 따라서 이 정언명법에 의해서 행해져야 하는 도덕적인 행위는 우리의 개인적인 기분이나 인간관계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칸트는 인격적인 인간성을 목적으로 삼되, 결코 수단화 하지 말라고 강조한다. 그러나 이 정언명법에 따라서 행동하기 위해서는 행위의 자유가 보장되어야 한다. 나는 어떤 도덕적 행위를 하는 도덕적 주체로서 스스로 판단하고 결정하는 자유, 경험과는 상관없는 선천적 자유가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인식 이론과 행위의 이론을 기초로 하는 칸트의 비판철학은 서로 대립되어 전개되던 영국의 경험론과 대륙의 합리론의 문제들을 단숨에 한 단계 높였다. 이제 칸트의 이론을 토대로 나의 경험 사례를 통해 내가 겪었던 갈등을 적용 시켜 보고자 한다.
3. 나의 경험 사례에 적용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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