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감상문] 기형도의 입속의 검은잎을 읽고
행복과 평안이라는 것을 찾지 못한 시인이 기형도이다. 무성한 잎을 보아도 안의 황폐함을 생각하고, 방안에서 어머니의 따뜻한 품속에 있어도 방밖의 차가움에 떨고 있다. 그러면서 언제나 따뜻함을 찾고 있는 것 또한 시인이다. 기형도는 언제나 방안으로 돌아가고 싶어 하고, 성으로 들어가고 싶어 한다.
‘삶’이라는 방 밖에서 ‘안락’이라는 방안으로 들어가고 싶어 하는 것이다. 삶이 자신에게 주는 시련, 고난, 역경에 지쳐가며 죽음이라는 삶의 저편으로 넘어가기 전에 잠시라도 그 온기를 느끼고 가고 싶었을 것이지만, 그건 소망에 그쳤을 뿐이다. 이런 모습이 예전의 나를 닮았다. ‘안락’ 안에 있었지만 그 ‘안락’을 느끼지 못했던 예전의 나의 모습처럼 안락의 밖에서는 그 안락을 찾아 헤매지만 정작 안락 앞에 서면(혹은 그 안락 안에 있으면서도) 깨닫지 못하고 저건 내 것이 아니라는 불우한 여우처럼 돌아서서 가버리며 자신의 안락을 찾아 헤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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