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벌주의는 학력주의에 대한 개념 정의를 통해 의미를 파악할 수 있는데, 학력주의에는 두 가지 종류가 있다. 하나는 졸업한 학교의 단계, 즉 수업한 학교교육 연수에 의한 수직적 학력주의이다. 다른 하나는 수평적 학력주의로 동일 단계의 학교를 졸업하였더라도 학교의 종류, 이름, 등의 사회적 위신에 따라 다른 가치를 부여하는 것이다. 정태화(2003)는 사회적 지위 향상에 대한 욕망이 작동하는 학력주의 사회에서 입시경쟁의 격화 등으로 인한 고학력 사회가 출현하면 단수한 고학력은 가치를 잃고 수평적 학력주의가 우세하게 된다고 말한다.
김동춘은 학벌주의로 인한 대학의 서열화 체제는 대학 졸업 후에도 재도전을 허용하지 않는 유사 신분제에 가까운 체제라고 보고, 모든 사회 구성원들이 이러한 신분 상승을 위한 진입 경쟁으로 내모는 정치사회적인 질서로 규정한다.
김상봉은 학벌을 같은 학연을 가진 사람들이 서로 결속해 ‘우리’라는 공동의 주체를 형성하는 순간 성립하는 것으로서 생물학적 가족의 품을 떠나 사회 속에 던져진 개개인이 사회에서 가족적 유대를 확인하지 못해 엄습하는 정서적 불안을 해소하려고 만들어 낸 사회적 가족 즉, 유사 가족의 일종이라고 보고 있다.
홍세화(2009)는 “우리 사회는 학벌 사회이다. 어느 대학을 나왔느냐? 혹은 대학을 나왔느냐? 못 나왔느냐?가 그 사람의 신분을 결정한다. 과거의 신분제도처럼. 우리 사회의 올바른 경쟁도, 게임도, 진보도, 평등도 모두 가로 막는 주범이 바로 학벌”이라고 말한다.
보기에서 알 수 있듯이 한국에서 학벌이라는 용어는 사회적으로 부정적인 기능을 발휘하는 집단이라는 부정적인 가치를 내포할 뿐만 아니라, 가끔은 특정학교의 집단 또는 출신학교를 의미하는 용어로 사용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정광식, 2007)
2) 학벌에 대한 두가지 시각
(1)긍정적 시각
학벌을 옹호하는 입장에서는 학벌 사회를 적극적 혹은 소극적으로 뒷받침하는 주장도 적지 않다. 이들은 학벌사회의 긍정적 측면으로 경쟁동기론, 기회균등론, 능력 지표론 등을 들고 있다. 학벌사회를 옹호하는 견해들은 직접적 또는 간접적으로 ‘경쟁’이라는 낱말과 연관성이 있다. 학벌사회는 경쟁을 촉진하는 긍정적인 기능을 담당하며 경쟁사회에서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하나의 발현 형태로 보고 있다. 즉, 자기 성취를 위한 공정한 경쟁에 모두 참여하는 경쟁의 동기를 부여할 뿐만 아니라 사회발전의 동력으로 작용한다고 보고 있다. 두 번째는 기회 균등인데, 오늘날의 입시제도는 공정한 규칙에 의한 공개시험을 통해 더 우수한 능력을 가진 자를 선발하고 있다. 이 가정에서 누구에게나 공평한 기회가 부여되므로 성공의 여부는 개개인의 노력 여하에 달려있으며, 공정한 경쟁과 기회가 부여되었기 때문에 결과에 대해서도 개인이 책임을 져야함을 강조한다. 이것은 사회적으로 재력이나 권력이 없는 소외계층도 노력만 한다면, 좋은 학벌을 취득하여 사회 상층부에 진입할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되는 것이고 이것은 사회의 건강성을 의미한다고 본다. 학벌옹호론자들이 가장 강력하게 주장하는 것이 바로 학벌이 능력의 결과라는 점이다. 신분사회에서 능력사회로 옮겨가는 현대사회에서 학벌은 가장 신뢰할 만한 능력 판단 기준이 된다. 따라서 학벌에 따른 차등 대우는 능력사회의 당연한 귀결이기 때문에, 학벌에 대한 차별에 관심을 쏟기보다는 공정한 경쟁이 되도록 사회전반적인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 더욱 바람직하다고 말하고 있다. (김동훈, 2001)
(2)부정적 시각
이와는 달리 학벌에 대해서 부정적인 시각을 가지고 학벌에 대하여 비판하는 주장도 있다. 정영섭 외(2006)는 학벌의 폐해 현상을 여섯 가지로 나누어 설명하고 있다. 이 여섯 가지는 모두 사회심리적 문화현상과 관련이 깊어 보인다. 첫째는 구축효과이다. 이는 핵심적인 지배학벌과 여타 학벌 간에 공정한 경쟁이 불가능한 것으로 보고 학벌이 계급과 신분으로 작용하여 이에 따른 인맥과 연줄이 작용하여 낮은 서열의 학벌은 의식적이던 무의식적이던 소외 또는 구축된다고 하였다. 둘째는 타성효과이다. 이는 지배학벌 내에서의 경쟁도 공정할 수 없고 친분관계에 의해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경쟁의 다양성, 객관성, 투명성, 정직성은 보장될 수 없다고 하였다. 셋째는 초월효과이다. 지배학벌의 가치기준과 모든 결정사항은 지배학벌 자체의 이해관계를 뛰어넘지 못하는데, 이러한 지배학벌의 이익이 국가의 이익으로 둔갑하고 결국에는 국가 이익을 초월하게 된다는 것이다. 넷째는 확대 효과이다. 즉 지배학벌은 확대되고 또 심화된다고 보는 것으로 지배학벌이 가지는 명분, 이권 등과 관련하여 보다 많은 사람들이 지배학벌로 진입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다. 특정학벌에 진입하기 위해 입시경쟁에서 엄청난 정보망을 동원하고 사교육에 투자함으로써 공교육이 가지는 정당성을 훼손시키면서까지 지배학벌에 진입하려고 하고 있다. 다섯째는 심화효과이다. 지배학벌에 진입하는데 실패의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 최고경영자 과정 또는 특수대학원 등의 과정을 통해 비정식적으로 지배학벌에 진입하려 하고 있다. 그들은 이를 바탕으로 관계, 재계, 법조계 등의 유력인사들과 인맥 쌓는 일에 비용을 아끼지 않고 있다. 이럴 경우 정식적인 특정학벌 구성원들은 지배 학벌의 수수성과 입지를 더욱 공고하게 다져 그들의 결속력을 심화시키고 있다. 여섯 번째는 관성효과이다. 한번 지배학벌은 영원히 존속하려는 관성에 지배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관성의 효과로 말미암아 지배학벌의 명분을 정당한 것으로 여기고, 여기서 생기는 실리는 합법적인 것으로 옹호되며 내외의 비판이나 도전에 대해서는 거부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정영섭외,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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