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그는 예리한 언어로 통렬하게 사회비판을 가하면서도 우아하고 예술적인 산문체 문장을 시종일관 유지한다. 또한 픽션과 논픽션의 경계를 허물고 언어의 새로운 영역을 확보하고 있다. 책을 읽어 가면서 어떤 대목에서는 전혀 알지 못했던 라탄아메리카의 현실을 접하고 뒤통수를 얻어맞은 느낌이 들기도 했고, 도저히 믿을 수 없는 다앙한 통계자료를 본 후에는 몇 번이고 다시 확인할지도 모른다.
책 여기저기에 실린 삽화는 죽음과 정치를 소재로 삼았던 멕시코의 삽화가 호세 과달루페 포사다의 작품이다. 선뜻 젓가락이 가지 않는 음식처럼 우리에게는 익숙하지 않은 그림이지만 갈레아노의 글과 정말 잘 어우러져서 더 이상의 철떡궁합도 없을 듯싶다.
소비사회 연구
현대 사회에서 빚지지 않은 사람은 존재하지 않는다.
나는 빚진다 고로 존재한다..
예를 들어 금융체계로 바뀌어 버린 생산체계에서는 더 많은 소비자를 만들어 내기 위해 더 많은 빚쟁이를 만들어내고, 그 과정에서 한 개인의 존재가 인정이 되는 일이 생기게 된다.
현대 사회는 소비가 미덕이 되는 사회, 많이 소비하는 것이 그 사람의 지위가 높거나, 가진 것이 많다고 보여지는 사회이다.
획일화된 거대 자본주의의 맥도날드는 전 세계에 파고들어 각 지방의 음식 전통을 산산이 파괴한다. 한 나라의 수 천년 전 이상 전해 오는 세련되고 다양해진 좋은 식습관은 모두 사라진다. 이것이 패스트푸드의 독재다.
시장의 보이지 않는 폭력은 이렇다. 다양성은 수익성의 적이고, 획일성만이 지배한다. 대량생산은 사방에 의무적인 소비 기준을 강요한다. 이런 사회풍조는 복사본 같은 인간을 재생산하는 생활방식을 전세계에 강요한다. 이는 맥도날드로 대변되는 세계화 된 음식문화를 의미하기도 한다.

분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