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세계의 환경도시를 가다
본 책의 제목만 봤을 때는 어려운 듯 하지만 쉬워 보여 난이도를 쉽게 예측할 수 없었다. 그리고 책 표지의 자연적 풍경이 잔상으로 남아서인지, 그냥 머리속에 "환경=자연"이라는 공식을 들고 책을 읽어서인가 보다. 책 후기를 보면서, 아, 맞다. 나도 늘 사용하는 환경이라는 이 단어가 결코 자연환경을 의미하지는 않았는데라는 생각이 들면서, 반성해보았다.
도시인들이 살아가는데 필요한 환경, 살기위해 먹거리를 해결하고, 일자리까지 교통수단으로 이동하고, 일을 하고, 아이들을 교육시키고, 잠을 자고, 짬짬히 휴식을 취하는 등이 모든 것들이 바로 환경이라는 단어에 함축되어 있었던 것이다. 그럼에도 자연이라는 단어를 환경에 직접 결부시켜 생각했던 이유는, 바로 현재의 도시환경에서 가장 부족한 부분이 자연이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이 책에는 많은 도시들의 사례들이 소개되어 있다. 첫 번째는 공업화로 치닫다가, 공해로 얼룩져 병든 도시를 다시 자연친화적 공간으로 바꾸기 위한 다양한 노력들과 성과 (예를 들어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일본의 미나마타와 같은 곳) 두 번째는 광업이 전성기를 누리다가, 공해와 함께 폐광으로 이어진 후에 물질적으로 환경적으로 황폐화된 곳을 어떻게 소생시켰는가에 대한 소개 (책의 겉표지에 나있는 영국 웨일즈의 생태타운도 이러한 사례이다) 세 번째는 치수를 통해 농업과 공업을 발전시키고, 거주지를 만들어가겠다고 했다가, 썪어가는 강으로 변해, 먹고 마시기조차 힘들어진 후에야 다시 강을 복원하겠다던 사례 (외국의 예를 들지 않아도, 우리나라 서울의 한강도 한 사례가 될 것이다.)
이 책을 쭉 읽으면서, 참 색다른 교훈을 얻었다.
첫 번째, 친환경화는 거대한 산업이다. 자연의 소중함은 자연을 훼손시켜 그 벌을 받으면서 느끼게 되는 것 같다. 마치 우리가 건강을 잃고 나서, 병원을 전전하며 후회하는 것처럼 말이다. 그리고 잃어버린 자연을 다시 찾는데 걸리는 시간과 노력은 상상을 초월하고 훼손시키는 것은 순식간이지만, 얻는데 걸리는 시간은 정말 엄청나게 된다. 이런 환경을 다시 복구하는 노력은, 단순히 캠페인을 벌인다거나, 규제의 기준을 올린다고 해결되는 것은 아니었다. 예를 들어, 독일 슈트르가르트의 바람길(도시주위의 바람흐름을 막지 않음으로써 도시의 대기오염물질을 외부로 유출되도록 하는 노력)과 같이, 정밀한 분석과 과학이 동반된다. 소재를 바꾸고, 에너지원을 교체하고, 자동차를 친환경화하고, 도시계획과 환경계획을 접목시키는 이런 작업들에는 바로 자연을 훼손할 때 사용되었던 인간의 과학, 기술이 다시 활용되어야 한다. 그리고 이미 망가뜨려버린 도시들이 너무 많았음을 생각할 때에, 또 이런 도시들을 다시 살리고자 하는 노력이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임을 생각할 때에, 친환경화는 단순한 운동(movement)이 아니라, 산업이 될 것이다.
두 번째, 사회문화적, 경제적 수준을 반영한다. 먹고살기 급급하고, 볼 수 있는 시각이 협소하다면, 아쉽게도 친환경화는 배부른 소리에 불과하다. 마치 아프리카 오지에 가서,
정말 살기 좋군요라고 원주민에게 이야기하는 것과 무슨 차이가 나겠는가? 친환경화는 그래서 아쉽게도, 소수 사례를 제외하고는 선진국을 중심으로 이루어질수 밖에 없다. 먹고 살만해졌고, 문제의 심각성을 피부로 느끼기 때문에, 같이 의기투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친환경화 사례의 대부분이, 정부, 시민, NGO, 그리고 기업의 협력을 통해 이루어졌음을 볼 수 있었고 귀찮을텐데도, 가정용 재활용 쓰레기를 23가지로 분류해서 배출하는 시민들, 다시 이 재활용 쓰레기를 80여가지 이상으로 분류해서 재활용하는 지역과 기업 단적인 예지만, 이런 활동은 전체 시민의식이 성숙해야만 가능한 일일 것이다. 그래서 기업도 천민자본주의의 구태의연한 생각에서 벗어나, 정부와 시민이 요구하는 것 이상으로 먼저 더 많은 개선에 동참하는 모습도 사실 정말 인상적이었다.
세 번째, 늦으면 늦을수록 많은 비용이 수반된다. 비록 극소수이지만, 아주 적은 돈으로 친환경화에 성공한 도시의 사례도 볼 수 있었다. 도시의 설계단계부터 친환경화를 고려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우리나라의 폐광촌의 경제기반을 만들어준다고 난리를 떤일이 있다.
경험의 장으로 만들어 관광산업을 유치한다는 등, 심지어 정선처럼 카지노를 지어 고용과 신산업을 만들어낸다는 등. 이게 빛좋은 개살구였음은 누구나 알고 있다. 해외사례를 보면, 적지 않은 돈과 노력이 들어가서야 친환경화까지 도달할 수 있음을 볼 수 있었다. 우리나라처럼 숫자를 좋아해서, 예를 들어, 수년 내에 100개 폐광촌을 부활 시키겠다"고 해놓고는,
예산을 보면, 기껏해야 한 곳에 수억원 정도 지원하는 그런 것이 아니었다. 결국 서둘러야 할 일이라 느낄 수 있었다.
아쉽게도 우리나라의 친환경화에는 과학과 기술의 접목이 더딘 것 같다. 결국 전문 인력이 없고, 전문기관이 없다는 말과도 같겠다. 더불어, 새만금에서 볼 수 있었듯이, 아직도 개념 없고 목적의식도 부족한 정부 관료들과 지자체들이 남아있다. 하루하루 높아져만가는 주상복합 아파트들 우리는 언제 환경에 대해 고민하게 될 것이고, 또 외국의 힘에 의존해서 우리의 환경을 다시 바꾸겠다고 이야기하게 될지... 모두가 같이 읽고, 계획을 짜고, 실천에 옮겨야 할 주제를 심각하게 다룬 좋은 책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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