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숙의 바이올렛 독후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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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글
신경숙의 바이올렛 독후감에 대한 자료입니다.
본문내용
그녀가 화원의 꽃들과 함께 행인들에게 관찰된다. 그녀는 시선으로부터 자유롭지 않다. 꽃들과 함께 그녀는 시선에 노출되어 있다. 시선은 폭력적이며 강제성을 띤다. 그녀는 시선의 폭력에 저항하지 못 한다. 그녀는 계속 보여지고 ‘보여짐’을 당한다. 하지만 그녀도 시선의 주체가 될 때도 있다. 그녀는 배드민턴 치는 여자를 본다. 배드민턴 치는 여자의 건강한 육체를 본다. 건강한 육체의 상징인 매끈한 다리를 본다. 식물성의 그녀는 배드민턴 치는 여자의 육체를 욕망한다.
1. 시선들
그녀는 시선 속에 갇혀 있다. 그녀가 꽃집에서 일하기 때문이다. 꽃들은 행인들에게 보여져야만 한다. 하지만 유리벽을 통해 보여지는 것은 꽃들만이 아니다. 그녀도 꽃들과 마찬가지로 시선 속에 있다. 그녀는 시선을 두려워한다. 다분히 강제적이고 강압적인 시선은 그녀에게 있어 권위적이다. 그러나 그 시선들은 무관심하다. 그저 바라본다. 무상하고 무관심한 시선은 그녀에게 있어 폭력이다. 그들의 시선에 비치는 ‘그녀’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들의 시선에 비친 ‘그녀’는 그들이 마음대로 조작하고 변질된 ‘그녀’일 뿐이다.
또 하나의 시선이 존재한다. 그것은 ‘그’의 시선이다. 그는 사진기자다. 사진은 무의미한 장면을 의미 있게 만든다. 그는 그녀의 모습을 사진 찍었다. 무의미한 시선들에게 노출되었던 그녀는 의미를 갖는다. 그녀 자신의 정체성을 갖는다. 이후로 그녀는 그의 ‘시선’ 속에 갇힌다. 그 ‘시선’은 그녀의 환상이 만들어낸 ‘그’의 시선이다. 환상의 ‘그’는 그녀를 계속 지켜본다. 그녀의 모든 장면들은 의미가 된다. “그녀는 자신이 멈출 때마다 그가 사진을 찍는 듯했고, 그래서 그녀의 산보는 다소 포즈를 취하는 듯해 부자연스럽다.”(168쪽) 그가 보았던 것들은 모두 의미가 된다. 그녀의 “좁쌀 같은 소름”(157쪽)도 그를 통해서 의미를 갖는다.
2. 식물, 육체를 욕망하는
그녀는 식물성이다. 벗어나거나 도망갈 수 없는, 관찰되어질 수밖에 없는 식물이다. 그녀는 능동적이지 않다. 한없이 소극적이며 그녀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곤 “글 속으로 그녀 자신이 숨는 일”(154쪽)이다. 그녀는 육체를 욕망한다. 건강한 에로티시즘을 가진 육체. “그애의 눈, 잉크빛 하늘이 담겨 있던 눈동자, 하얀 목, 밋밋한 가슴, 도드라져 있던 분홍색 젖꼭지”(172쪽) 그리고 배드민턴 치는 여자의 매끈한 ‘다리’를 욕망한다. 하지만 그녀는 “자신의 욕망을 자신에게 내보이는 것만으로도 지금 벅차다.”(174쪽) 그녀는 그에게 다가가지 못한다. 단지 알아주기를 바란다. 볼품없는 바이올렛을 사진 찍었던 것처럼, 자신을 봐주길 원한다. 식물은 다가가지 못 한다. 육체가, 다리가 없기 때문이다. 단지 보여질 수밖에 없다. 그녀는 거리에 놓여 있다. 능동적으로 움직인 것이 아니라 놓여진 것이다. 사람들의 시선 속에서 그녀는 식물처럼 살아간다.
3. 회귀
나를 사랑하느냐고 묻기도 전에 다가온 그애의 돌연한 멸시를 갚아주기 위해서는, 죽을 수밖에 없다, 내죽음만이 그애의 마음을 돌이켜놓을 것이다,(178쪽)
당신은 잊었지? 그날 밤 내 소매 없는 자주빛 실크 블라우스 밑의 팔뚝에 돋아 있던 좁쌀만한 소름들, 그걸 쓰다듬어주었던 일들, 당신은 잊었어, 내가 어떻게 해야 당신이 나를 기억할까.(179쪽)
그는 그녀를 잊었다. 그가 잊음으로써 그녀의 존재는 다시 무의미해진다. 그녀는 생각한다. 내가 죽으면 그가 나를 다시 기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식물은 움직일 수 없다. 식물이 유일하게 할 수 있는 능동적인 행동은 죽는 것뿐이다. “그녀가 포클레인을 향해 천천히 걷는다.”(178쪽) 포클레인은 땅을 파헤치는 기계이다. 땅은 식물의 본거지이자 근원이다. 그래서 포클레인은 식물에게 가장 근본적인 공포를 자아낸다. 그녀는 포클레인에 대항한다. 손톱으로 긁고 몸으로 부딪쳐 본다. 하지만 다치는 것은 그녀이다. 거대한 포클레인은 꿈쩍도 하지 않는다. 나약한 식물성에 비해 포클레인의 차가운 금속성은 너무나 단단했다. 그녀는 포클레인의 아가리 속으로 들어간다. 그리고 아가리 속에 있는 흙 속에 두발을 묻는다. 나아가 자신을 매장한다. 그녀는 돌아간다. 거대한 기계의 아가리 속에서 식물성의 회귀를 꿈꾼다.
그녀는 돌아간다. 그가 좁쌀 같은 소름을 쓰다듬었을 때로. 눈을 내리깐 그녀를 그가 사진 찍었을 때로. 그리고 그애와 함께 있었던, 끝없이 넓고 푸르렀던 미나리 군락지로. 나 혼자만 간직한 푸른 영상 속으로. 무한한 식물성의 세계로.
*이 글의 인용문은 소설집 [풍금이 있던 자리]에 실린 ‘배드민턴 치는 여자’에서 발췌하였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