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리의 무녀도 작품 분석 종교적 대립과 그에 대한 화합의 열망
또한 종교적 갈등은 국가, 지역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욱이와 모화의 경우와 같이 개인과 개인 사이에서도 존재한다. 간혹 인터넷에서는 종교적 갈등으로 인해 이혼을 고려한다거나 연인사이의 종교차이로 인해 문제가 있다는 글들이 올라오는 경우도 종종 볼 수 있다. 이러한 모습으로 보았을 때, 종교적 갈등은 김동리가 작품을 쓴 시대에서나 현 시대에서나 그 배경은 다르지만 같은 모습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렇다면 과거에서부터 현재까지 계속 문제시 되고 있는 이러한 종교적 갈등은 왜 끊임없이 나타나는 것이며, 종교적 갈등을 화합으로 이끌 수는 없는 것일까.
김동리는 에서 기독교에 손을 들어주며 기독교의 승리로 소설의 결말을 지었다. 욱이와 모화는 결국 둘 다 죽음을 맞이하지만, 마을사람들이 그동안 집안에 안 좋은 일이나 병이 났을 때 항상 찾아왔던 무속신앙의 굿을 더 이상 찾지 않고, 마을에 교회가 세워지면서부터는 하나둘 교회로 향하여 재앙을 막거나 복을 위해 기도를 드린다는 측면에서 욱이의 죽음은 승리로, 모화의 죽음은 패배로 볼 수 있다. 즉, 김동리는 소설 속 등장한 욱이와 모화의 종교적 갈등에서 무속신앙과 기독교의 화합을 이끌려고 하기보다 두 종교 중 하나의 손을 들어주며 그 갈등을 더 심화시킨 것으로 볼 수 있다.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에서 욱이와 모화가 모자지간임에도 불구하고 종교적 화합을 이루지 못하고 서로 대립하고 갈등하다 결국 둘 다 불행한 결말을 맞게 되는 이 둘의 새드엔딩은 어쩌면 이들이 서로 대립할 때부터 예견되어졌던 일이라고 볼 수 있다. 모화는 욱이가 모시는 하나님을 잡귀라 부르고, 예수 귀신은 물러가라고 하며 욱이의 신앙을 존중해주지 않았고, 욱이 또한 모화가 신령님께 비는 모습을 보고 그런 짓은 하나님께 죄가 된다하며 서로의 신앙을 존중해 주지 않았다. 서로의 종교를 무시하고 자신의 종교만이 진리라 하는 이들의 태도는 자신의 신에 대한 우월주의에 젖어 화합으로부터 점점 멀어진 것이다.
물론 속에서 나타난 종교적 갈등의 원인은 새로운 신앙인 기독교의 등장과 함께 나타난 무속신앙의 후퇴와 이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욱이와 모화의 모습과 같은 개인적 측면에서는 서로의 신앙에 대한 존중과 배려심의 부족과 자신의 신앙만을 주장한 이기심 때문이라고도 볼 수 있다. 서로의 신앙에 관심을 갖고 자신이 믿는 신이 있다는 것과 마찬가지로 상대방에게도 자신이 믿는 신과 같이 또 다른 신이 존재함을 인식하고 그러함을 이해해주고 서로 화합하는 자세를 가졌다면 종교적 대립은 애초에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종교에는 개인 마다 자유가 존재한다. 남이 어떤 종교를 따르건 그것은 개인의 자유이다. 아무도 그러한 개인의 자유를 침해당하고 싶어 하지 않으며, 자신이 자유를 침해당하기 싫어한다면 타인의 자유도 침해해서는 안 되며 그러한 권리는 없는 것이다. 과거에서부터 현재까지 계속해서 등장하는 종교적 갈등이라는 문제는 이러한 개인의 종교에 대한 자유를 침해하려고 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한 것이었을지도 모른다. 개인의 자유를 침해하고, 타인도 내가 믿는 종교를 믿어야 한다는 이기심 때문에 종교적 갈등이 초래되었다고 본다.
점점 이기적으로 변해가는 사회 속에서 나보다 남에 대해 먼저 생각해보고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이해해준다면 종교적 갈등을 극복하고 종교적 화합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이러한 측면에서 김동리의 가 종교적 갈등을 극복하지 못한 결말이 아닌 서로의 종교를 인정해주고 이해하며, 욱이와 모화가 서로 교회에 가고 신령님께 복을 비는 종교적 갈등을 극복하고 화합을 이루어낸 행복한 결말이 되기를 상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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