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한 인간은 「정치적 동물」이므로 그 성정에 따라서 정치생활에 관련되는 가치체계, 신념 및 태도 등을 체득해 간다. 이러한 과정을 「정치사회화」라고 부르는데, 이것 역시 한 세대로부터다음 세대에로 전해내려가는 것이다. 정치사회화란 그 사회의 정치문화를 그 성원들에게 전승해 주는 과정이며, 또한 정치생활 양식에 적응해가는 과정이기도 하다. 다시 말하면 「정치사회화」란, 말하자면 「정치문화(political culture)에의 유도의 과정」이며, 그것에 의하여 사회성원이 일정한 정치적 정향을 형성해 가는 학습과정이다.
그런데 여기에서 말하는 정치적 정향이라는 것은 심적 및 정서적 행위의 면에서의 기본형식의 총칭인데, 이스턴은 이것을 개인이 정치현상을 지각하며 해석하는 방법, 정치적 평가의 기준, 정치제도나 정치가에 대한 느낌 등으로 파악하고 있다.
요컨대 정치사회화란 정치문화의 학습의 과정으로 볼 수 있다. 사람들은 바로 이러한 정치사회화를 통해서 일정한 정치적 정향이나 태도를 가지고 구체적으로 선택을 해야 할 상황에 처하여, 그것을 기준삼아 행동하게 됨으로써 많거나 적거나 자기의 정치적 역할을 수행해 가게 된다. 이리하여 정치사회화의 과정이 진행됨에 따라 개인은 하나의 「정치적 자아」를 획득하게 된다. 정치적 자아는 개인의 정치에 대한 태도나 감정이나 신념이나 인식의 총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은 보다 더 구체적으로는 어떤 특정한 정치적 사건이나 인물에 대한 태도나 평가, 민주주의적 감정이나 애국심과 같은 감정적인 것, 정치에 관한 지식, 어떤 집단이나 파벌과의 일체화, 정치의 세계에서의 자기자신에 대한 평가…등등 여러 가지 요소로 되어지고 있다.
이와 같은 정치적 정향이나 일련의 태도는 물론 일정한 연령에서 고정화됨으로써, 이른바 정치사회화의 과정이 중지되는 것은 아니다. 개인의 생활에 있어서는 여러 가지 상황이나 경험을 통해서 끊임없는 사회화의 과정이―즉, 「재사회화」의 과정―이 진행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정치사회화의 이론적 및 경험적 연구는 넒은 문제의 영역에 직면하게 된다. 그런데 오늘날까지의 여러 연구에 의하면 정치사회화과정의 가장 중요한 단계는 청소년기로부터 성인에 이르는 기간이라고 간주되고 있다. 즉, 한 개인은 아동 내지 소년기, 청년기 및 성인기의 단계를 통해서 정치사회화되어간다. 아동은 제1차 집단(그 중에서도 특히 가족)이나 학교 등에서의 학습이나 생활경험을 통해서 사회화되어 가는데, 이와 같은 일반적 사회화의 과정에서는 당연히 정치사회화의 측면이 포함된다.
이를테면 아동은 그의 가족생활이나 부모와 형제자매의 정치적 형태를 통해서 권위, 질서, 규율등을 배우게 되며, 또한 성인으로부터의 정치적 커뮤니케이션을 통해서 정치나 정치적 권위에 대한 이미지를 형성해간다. 즉 일반적으로 개인은 나이 어린 시절부터 “자기는 영국 사람이다”라든가 “자기는 흑인이다”라는 모양으로 자기가 속하는 국가나 인종이나 집단 등에 대해서 매우 강렬한 정서적 애착을 가지며, 이것과의 일체감을 느낀다.
이와 같은 일체감이나 애착은 좀처럼 변화되기 쉬운 영속적인 감정으로서, 정치적 충성심의 기초를 제공해 주는 것이다. 아이들은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서, 이와 같은 일체감이나 애착을 갖는 데 머물러 있지 않고 그것을 토대로 하여 보다 더 구체적인 여러 가지 정치지식이나 정보를 획득하게 된다.
더욱 성장해 감에 따라서 이번에는 어떤 특정한 정책이나 정치가에 대해서 특정한 태도를 취하게 된다. 이와 같이 한 개인의 정치적 의식과 태도는 일반적인 것으로부터 보다 더 구체적인 것으로 발전해 가며, 그것들은 점차로 축적되어 간다. 즉 보통 어린이들은 가족, 동료집단, 학교, 매스미디어 등을 통해서 정서적, 인지적, 평가적…이라는 순으로 태도를 변화해 가는 것이다.
2. 잠재적(潛在的) 정치사회화와 현재적(顯在的) 정치사회화
그런데 아동기의 정치사회화는 정치체계 이외의 사회체계(이를테면 가족)를 통해서 잠재적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잠재적인 정치사회화」라고 불리우며, 이것은 청년기 이후의 「현재적인 정치사회화」와 대비된다.
이극찬. 『政治學(제6전정판)』. 법문사.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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