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변풍경 레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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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글
천변풍경 레포트에 대한 자료입니다.
본문내용
봄 내음이 만연한 주말의 청계천변은 예상처럼 수많은 연인들과 가족들로 붐볐다. 복원 된지 벌써 6년.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청계천 복원사업. 새로이 흐르는 청계천에는 많은 우리 내 이야기가 고스란히 남아있다. 지금은 사라진 빨래를 하는 아낙의 모습이나 유명했던 헌책방들의 모습과 더불어 산책로로 변한 지금의 모습도 담아내고 있다. 말이 없는 청계천. 그 주변의 모습은 이미 수 차례 바뀌었다. 이러한 청계천을 배경으로 삼은 작품이 있다. 바로 「소설가 구보 씨의 일일」이라는 작품으로 친숙한 박태원작가의 「천변풍경」이다. 이 작품은 정해진 주인공도 사건도 없이 약 50여 개의 짧은 삽화로만 구성되어 청계천변에 사는 사람들의 다양한 삶의 모습을 보여준다. 교훈을 준다거나 현실을 극복하려 한다기 보다는 마치 관찰하듯이, 영화처럼 잔잔하게 현실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묘사하고 있다. 사람들의 소소한 이야기, 사람 사는 냄새가 나는 잔잔한 이 작품은 이제는 볼 수 없게 된 당시의 종로의 모습들도 보여주고 있다. 작품에는 명확하게 언제가 시대적 배경이라고 연도가 나와 있지는 않다. 다만 출판연대를 통해 추측해보면 도시화가 진행되며 과도기적 모습이 보이는 1930년대라고 할 수 있다.
당시의 천변을 머리 속에 그려보았다. 왠지 낡은 필름 속에서만 볼 수 있을 것 같은 갈색 빛 풍경이 그려졌다. 자동차와 전차가 다니지만 빨래 감을 옆구리에 끼거나 머리에 인, 머리에 쪽을 진 여인들이 다니는 물가. 작은 조약돌 하나까지 보이는 물. 그 옆에서 윷놀이를 하면서 여가를 보내는 사람들. 물 수제비를 띄우는 아이들. 이러한 광경을 바라보는 사람들. 무언가를 서두르는 사람도, 재촉하는 사람도 없을 것처럼 여유로운 시간. 분명 이러한 부분들도 있었겠지만 그와 함께 보내기 어려운 시간들도 있었을 지 모른다. 생활고에 시달려 서울로 상경해서 남의 집 식모살이를 하는 사람들도, 가족과 떨어져 살아야만 하는 아이들이나 자신의 바람과는 다르게 돌아가는 삶 때문에 힘겨워하는 사람들. 이러한 모습을 동시에 가지고 있었을 청계천변.
급격한 도시화 때문에 사라진 서민들의 삶의 터전에는 고층건물들이 자리를 잡은 지 오래. 그 건물들 사이를 흐르는 천변 가를 걸으면서, 사람들이 북적 이는 종로를 걸으며 「천변풍경」을 떠올리며 그 흔적을 찾아보았다.
광교와 배다리 사이의 북쪽 천변에 있는 이발소에서 일 하는 재봉이가 이발소 창으로 바라보는 천변풍경은 소박한 삶의 모습을 반영하고 있다. 관찰하는 재봉이의 시각 속에는 사실적인 것도 허구적인 것도 있으리라. 이발소에서 만나는 사람들에게 자기가 관찰한 것을 말하기도 하고 생각만으로 간직하고 있지만 그의 관점을 통해서 당시의 생활도 지금과는 크게 다르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준다. 호기심 어린 소년의 눈빛은 분명 부담스럽거나 그에 대한 평가는 실없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러나 그의 시선을 따라 하루코와 하루코어머니의 삶의 모습도 간접적으로 엿볼 수 있으며 한약국 집 큰아들 내외에 대한 사회적 시선도 알 수 있다.
카페에 여급으로 살고 있는 하루코. 배우지 못한 딸이 버는 푼돈을 받으며 미안해 하면서도 받지 않으면 안 되는 것 같은 그녀의 어머니. 그 모습을 보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하나밖에 없는 딸을 시집 보내면서 행복하기를 바라는 이쁜이 어머니의 모습이나, 고된 시집살이 속에서 바람까지 난 남편 때문에 마음 고생이 심해 결국 친정 집으로 도망쳐온 이쁜이를 되돌려 보내면서도 속을 앓아야 했던 어머니의 모습이나 하루코가 좋은 집안에 시집을 가 결혼식에 참석조차 할 수 없었지만 결혼 후 한번도 친정에 오지 않은 그의 소식이 궁금해 어쩔 줄을 몰라 하던 어머니. 하나밖에 없는 딸이 잘되기만을 바라는 어머니의 간절함과 그럼에도 어쩔 수 없는 상황 속에서 상처받는 어머니와 딸. 재봉이의 시선에는 다 나오지 않는 이야기들이다.
수포교
그러나 보이지 않는 격차에 의해 마음을 졸여야만 했던 어머니들의 이야기는 마음을 아리게 했다. 보지 못해도 좋으니 행복하기를, 힘들게 키운 자식이니 예쁨 받기를 원하는 어머니의 바람은 현실 속에서 좌절 당한다. 끝이 없을 것 같았던 사랑의 시간도 지나고 고달픔만 남아 있던 딸들의 삶은 지금도 가끔씩은 접할 수 있는 이야기였다. 불과 80여 년 전만 하더라도 시집의 허락을 얻기까지는 친정에도 발걸음 할 수 없었던 그녀들의 이야기는 새삼 내가 얼마나 개방되고 변화된 사회에 살고 있는가를 알려준다. 엄마가 보고 싶어도 볼 수 없고 이야기도 나눌 수 없었던 그 시절. 안타까움에 그들의 손을 붙잡고 등을 토닥여 주며 한바탕 울고 싶었다. 벙어리 가슴앓이 하듯이 나에게 애정이 없는 사람에게 얽매여, 집안에 얽매여 숨소리 한번 낼 수 없는 삶이 삶일 수 없다. 남편의 매질에도 굴복할 수 밖에 없고 하소연 한번 할 수 없으며 자신을 냉대하는 시부모님을 따라 자신을 무시하는 집안 하인들 때문에 서러워도 참을 수 밖에 없는 것은 살아도 살아있는 것이 아니다. 지금이라면 당장 이혼을 하겠다고 할 수도 있다. 가난하게 태어나고 싶었던 사람은 아무도 없다. 낮은 신분으로 태어나고 싶었던 적도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시리라고 생각해 본적도 없다. 그러나 이쁜이와 하루코의 삶의 모습이 내 눈에는 왜 그렇게 닮았고 애처로워 보였을 까. 그들의 애닯은 삶이 청계광장에서 광교를 지나 수포교를 향해 걷는 내 머리에 스쳤다.
수포교 근처 전경
수포교에서 올라와 주변을 둘러보았다. 고층건물들이 즐비해있던 광교주변과는 달리 낮고 오래된 건물들이 즐비해있었다. 기미코와 하루코, 금순이 일하던 카페가 이 근처에 여전히 있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는 모습이 팍팍해 보였던 기미코가 하루코의 결혼을 위해 자신의 지갑을 열고 다른 사람들의 경험담을 이야기해주며 진심으로 염려하며 축하해주던 모습도 어느 날 갑자기 어린 나이에 과부가 되어 연고도 없는 서울에 올라와 카페에 들어가 일하게 된 금순이가 보고 싶었다. 기미코가 하루코에게 대했던 것을 떠올리며 정이란 게 대단하게 느껴졌다. 나이도 어리고 얼굴도 예뻐 인기가 있었던 하루코를 친 동기간처럼 챙기고 걱정하는 기미코. 하루코를 위해 경대를 고르며 진심으로 위하던 모습은 감동적이기 까지 했다. 결혼식에 참석할 수 없지만 하루코의 앞길이 행복하기만을 바라던 그의 마음은 진정한 친구의 소중함을 떠올리게 하는 데 부족하지 않았다. 마음을 나누고 오랜 시간 함께하면서 서로를 진심으로 위하는 친구가 있다는 것이 얼마나 축복받은 것인지. 친구의 잘 된 일을 진심으로 축하해주는 진정한 친구를 나는 가지고 있는 지 떠올리며 금순이와 동생 순동이가 만났던 화신상회를 향했다. 그 옛날 화신상회의 터에는 종로타워가 자리잡고 있었다. 약국으로 새로이 일하러 들어온 창수가 아버지를 따라 봤던 종로 네거리와 종로타워를 보면서 시골에서 서울로 일자리를 구하기 위해 상경한 이들의 모습이 떠올랐다.
도시의 삶이 팍팍하다고 느끼고 투덜거리던 순수한 창수가 어느새 주인 몰래 단성사에 구경을 가기도 하고 주인의 대우에 불만을 느끼고 일자리를 옮기기를 바라는 도시에 완전히 동화된 모습으로 변했다. 결국은 하던 일을 그만두고 자신의 고향으로 반년 만에 돌아가는 창수의 모습은 도시의 삶이 얼마나 사람을 단기간에 변화하게 하는 지를 보여주는가 동시에 자신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지를 보여준다. 확실히 그렇다. 사람냄새가 점점 더 사라지고 오로지 이윤추구만을 목표로 삼는 모습은 현재의 우리의 삶에도 고스란히 남아있다. 물론, 지금은 전보다 많은 사람들이 돈보다는 여가를 즐기려고 한다고 하지만 실상은 한정된 사람들의 이야기일 뿐이다. 창수의 변화는 순수성을 간직해야 하는 열네 살 소년이 도시로 인해 영악해지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도시문화라는 것이 사람을 이렇게 만들고 있다고 보여준다. 시골에는 없었을 단성사에 주인을 속이고 몰래 가거나 전에는 생각지도 못했을 주인에게 대드는 창수의 행동은 물질만능주의로 인해 사람들간의 신뢰관계가 뒤틀리거나 개인주의가 점차 팽배해져 간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암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