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정부는 능률적인 정부이다 : 전지구화, 경제성장, 규제감소의 필요성
‘시장경제와 민주주의의 병행’ 이라는 정부의 경제정책기조도 효율성을 추구하면서 동시에 시장 실패에 적극 대응하자는 것이다. 실제로 지금 우리는 금융시장과 노동시장의 붕괴에 직면해있다. 금융시장의 붕괴로 돈이 제대로 안 돌아 부도가 늘고 노동시장의 붕괴는 노동력의 수급 불균형을 야기하여 대량 실업사태가 발생하고 있다. 정부가 적극 개입해야 할 때라는 것이다. 하지만 정부개입이 장기화되면 거꾸로 시장의 효율성은 상실되고 만다. 이 때문에 과거의 관치경제가 다시 부상하고 있다는 염려의 소리도 나오게 된다. 비효율적인 정부 주도형 경제전략이 위기의 원인이었는데 또다시 정부가 전면에 등장한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뜻이다.
-조용래, ‘신야경국가’ : 국민일보 98년 9월 2일자
경제성장을 위해 정부가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인지, 아니면 정부가 시장질서 유지에만 힘쓰고 개별경제주체가 성장을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인지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어왔다. 시장 대신 사회를 선택하자는 담론은 이미 사라졌으며, 시장의 기능에 대해서는 합의가 이루어져 왔다. 그러나 강력한 자원동원능력을 가진 정부가 국민경제를 부흥시켜야 한다는 주장은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1993년 노벨상을 수상한 더글러스 노스(D. North) 는 영국과 네덜란드에서는 개인의 경제활동을 제약하는 절대주의 정부의 힘이 약했기 때문에, 스페인이나 프랑스에 비해서 빠른 경제성장을 보였다고 말하였다. 동일하게 자원이 풍부하고 유럽의 식민지라는 공통점을 가진 중남미와 북미가 전혀 다른 성장궤도를 취하게 된 것도 관료제에 의해 얼마만큼 경제적 자유가 통제되었는가에 좌우되었다는 것이다.
영국과 미국의 경제성장은 정부의 규제를 완화하고 시장경제를 지향하자는 측의 역사적 증거이다. 그러나 정부 주도적 성공 전략은 성공 사례가 드물다. 독일, 일본, 20세기 후반 한국 대만 싱가포르 정도가 1) 청렴하고 강력한 지도자 2) 지도자를 뒷받침할 기술관료 3) 정부정책에 순응하는 국민 이라는 특수한 조건을 만족시켜 성공한 사례에 속한다. 정경유착, 구조적 낙후, 부정 부패 등의 후유증을 고려한다면 이 역시 ‘절반의 성공’이라 일컬을 수 있을 것이다.
더욱 주목할 점은 현재, 금융과 산업의 지역장벽이 사라지고 있다는 점이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시장이 통합되는 현상황에서, 정부가 경제 성장을 주도할 경우에는 예상치 못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국제 경제 기구들은 종전 후 신생 독립국들에게 시장경제체제를 수용할 것을 권유하여 왔으며, 정부주도로 경제정책을 집행했던 한국, 싱가포르 등도 규제를 대폭 완화하고 작은 정부를 지향하고 있다. 1963년 이후부터 수출 주도형 경제전략을 취하면서, 1964년 경제기획원을 창설하여 구체적인 경제계획을 주도하고, 시중은행과 중앙은행을 직접 통제하는 등 강력한 시장개입정책을 취한 한국 정부의 경우, 고질적인 구조적 문제로 인해 1997년 경제적 위기를 맞이하게 되었음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정부가 경제 성장을 촉진할 수 있다는 측에서는 경제적 규제, 특히 경쟁을 조장하는 규제가 경제 성장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시장의 자유로운 경쟁을 제한 하는 규제는 오히려 진입 장벽을 형성하여 기술 진보를 막고, X-비효율(x-inefficiency)을 증가시켜 경제 성장에 걸림돌이 되는 것이 사실이다. 또한 시장의 경쟁을 촉진하는 경제적 규제 외에도 사회적 규제 역시 경제성장에 도움을 준다고 보기는 어렵다.
아래의 표에서 알 수 있듯이 현재의 한국정부의 규제 분포는 여전히 경제적 규제 위주로 구성되어 있다. 진입, 가격, 거래, 품질에 대한 규제 즉 시장의 경쟁을 제한하는 규제는 여전히 크며, 사회적 규제라고 도입된 것들 가운데에도 사실상 경제적 규제라 할 수 있는 내용이 들어있는 경우가 많다. 즉 사회와 경제가 명확하게 분리되지 않는 상황에서 규제 자체가 경제성장과 발전을 잠식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세계은행(World Bank)의 규제품질지수에 의하면 우리나라의 규제품질은 2002년 이후 답보상태에 머무르고 있으며, 사업환경도 23위에 머무르고 있다. 시장에 대한 역사적 믿음과 전지구화 민주화의 시대 상황을 고려한다면, 한국정부 역시 보다 규제를 완화하고 작은 정부로 나아가야 할 것이다.
- 우리나라의 성격별 행정규제 현황(2007년 3월 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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