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레바퀴 아래서 작품 분석
한스는 하일너와의 이별을 겪으면서 더욱 심한 정신적 압박감을 느끼고 몸과 마음이 무너져 간다. 한스의 평판과 성적은 점점 떨어져만 갔고, 이윽고 한스는 노이로제에 걸려 고향으로 돌려보내진다. 이때 교장 선생뿐만이 아니라, 한스도 자신이 다시는 수도원으로 돌아가지 않으리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고향으로 돌아온 한스는 사라져버린 어린 시절 을 회상하며 무기력과 우울증 속에 방황하다가 자살을 생각하기도 한다. 과거를 회상하며 와 를 돌아다니던 한스는 어린 시절 그곳에서 느꼈던 다양한 감정들을 생각해 낸다.
플라이크씨로부터 과즙 짜기에 초대되어 온 한스는 그곳의 흥겨운 분위기에 다시금 활기를 얻게 된다. 그곳에서 한스는 건강하고 활달한 엠마라는 처녀에게 사랑을 느끼게 된다. 설레임과 불안감을 동시에 느끼면서도 한스는 사랑을 통해 그동안 잃었던 행복을 조금이나마 되찾게 된다. 그러나 그녀가 적극적으로 다가서면 다가설수록 한스는 자신의 솔직한 감정을 쉽게 받아들이지 못한다.
엠마가 떠나면서 그녀에 대한 사랑은 짧은 만남으로 끝났고 한스는 또 한 차례 깊은 좌절감을 맛보게 된다. 그는 결국 기계공으로 취직하여 새로운 삶을 시작하려 한다. 실의에 빠진 한스는 기계공이 되기 위해 대장간 견습공이 되어 다른 사람들의 웃음거리가 되기도 하지만 노동의 기쁨과 괴로움을 그제야 알게 된다. 그러나 고된 노동과 정신적 갈등 속에 일주일을 보낸 후 첫 일요일 일꾼들의 축제에 어울린 한스는 처음으로 맛보는 맥주에 취해 집으로 돌아오던 중 강물에 빠져 죽고 만다.
※ 작품에 대해
이 작품은 헤세 자신의 고독한 청년기를 세밀하게 묘사한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그가 한때 가슴으로 상처입고, 뼈 속 절실히 느꼈던 시간들을 그린 만큼, 이 작품을 읽는 순간 그 비극성은 생생한 스크린이 되어 펼쳐진다. 작품 속에는 작가 본인의 분신이라 할 수 있는 한스 기벤라트와 하일너를 중심으로 온갖 편견에 휩싸인 대중적인 인물들로 구성되고 있다. 한스는 슈바르츠발트의 작은 시골 마을에서 태어난 총명한 수재였다. 그의 천재성은 전혀 의심할 여지가 없었다. 그는 마을 사람들에게 사랑과 각광을 한 몸에 받았다. 동시에 그의 미래는 확고하게 정해져 있었다. 슈바벤 지방의 수재에게는 그들의 부모가 부자가 아닌 이상, 오직 하나의 길이 있을 뿐이었다. 그 것은 주의 시험을 치러 신학교를 들어간 뒤, 튀빙겐 대학에 진학하여 목사가 되거나 교사가 되는 길이었다. 그런 그에게 큰 변화가 찾아온다. 한스가 신학교를 입학한 후 본질적인 자아를 찾아나가면서부터인 것이다.
여기서 한스의 변화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인물은 하일너이다. 그는 엉뚱하고도 눈에 띄는 특징을 가지는 아이였다. 그에게는 한스가 가지고 있는 않은 자유분방함과 문학적 열정을 소유하고 있었으며, 한스가 가지지 못한 마력을 품었고 초인간적인 자유와 타오르는 듯한 열정을 가지고 있었다. 이를 통해 보여지듯이 한스의 동급생으로 등장한 하일너 또한 분명 작가의 또 다른 분신인 것이다.
한스는 하일너와의 우정이 깊어 갈수록 그는 주입식 교육과 가혹한 규율이 지배하는 학교 생활을 견딜 수 없게 된다. 하일너가 매력적인 신비함으로 접근하여 극도로 예민해진 한스의 내면을 더욱 자극하고 여러 사건을 통해 한스에게 잠재된 어떤 열정을 강한 힘으로 끄집어내기 시작한다. 눈뜨기 시작한 한스의 자아는 그 곳에서의 규칙적인 기숙사 생활, 주입식 교육이나 여러가지 권위주의적 속박에 충돌하고 반항하기 시작한다.
그리고는 결국 한스가 죽음에 이르게 된 것은 어찌 보면 그에게 출세와 명예라는 강박관념의 굴레 속에 마음의 안식과 평화를 줄 수 있는 그 누군가가 없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자유로운 삶을 그리워하는 한스와 제도화된 교육제도 그리고 그의 아버지를 비롯한 주의 사람들, 권위적인 학교 분위기가 그를 파국으로 치닫게 한 요인일 것이다. 작품에 나타난 한스 뿐만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외로움을 등에 업고 세상에 홀로 내던져진 운명들이다. 소수의 엘리트만이 대접받고, 그 밑에 있는 수많은 사람들이 경시되는 이분법적인 사고로 만연한 사회, 자기 나름대로의 그림으로 가득해야 할 머릿속에 온통 동일한 그림투성이인 사회 분위기 속에 너도나도 어떻게든 진심을 감추고 서로를 짓밟고 올라서야만 성공을 하고, 명예와 부를 축적하며 무엇이 진정한 행복인지도 모른 채, 그것이 분명 행복일거라 의심치 않으며 평생을 살아가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행복의 정해진 길을 벗어나 진정한 자아를 발견하고는 이것과는 다른 행복을 찾으려 몸부림을 치면 곧 패배자로 전락하고 만다는 세상의 불합리한 규칙을 이 작품은 잘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주제 의식은 작품 속에서 헤세의 입을 통해 분명히 전달되고 있다. 작품 내내 헤르만 헤세는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그릇된 학교와 사회에 대해 정면으로 비판을 하고 있다. 헤르만 헤세는 이것을 우리가 소설을 채 다 읽기도 전에 이미 매우 직설적으로 설명하고 있었다. 이를 몇가지 간단히 소개하며 끝마치겠습니다.
72p (출판사 민음사 / 옮긴이 김이섭 / 2005년 판 기준) : 학교 선생의 의무와 그가 국가로부터 받은 직무는 어린 소년의 내부에 자리잡고 있는 자연의 조야한 정력과 욕망을 길들임과 동시에 송두리째 뽑아버리는 것이다. 또한 그 아이에게 국가적으로 공인된 절제의 평화로운 이상을 심어주는 것이다.
학교의 사명은 정부가 승인한 기본 원칙에 따라 인간을 사회의 유용한 일원으로 만드는 것, 그리고 잠재된 개성들을 일깨우는 것이다. 이와 같은 교육은 병영에서의 주도면밀한 군기를 통하여 극도의 완성을 이루게 된다.
142p : 학교 선생은 자기가 맡은 반에 한 명의 천재보다는 차라리 여러 명의 멍청이들이 들어오기를 바란다. 누가 더 상대방 때문에 감당하기 힘든 고통을 겪게 되는가! 선생이 학생 때문인가, 아니면 그 반대로 학생이 선생 때문인가! 그리고 누가 더 상대방을 억누르고, 괴롭히는가! 또한 누가 상대방의 인생과 영혼에 상처를 입히고, 더럽히는가!
143p : 국가나 학교가 해마다 새롭게 자라나는 보다 귀중하고 심오한 젊은이들을 뿌리째 뽑아버리기 위하여 혈안이 되어 있다는 사실을 목격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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