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꿈꾸는 이상적인 사회
한국이라는 공간에서 학생으로 지내다보면 교육에 대해서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다. 세계 최고의 교육열을 가진 대한민국 부모의 영향아래 태어난 아이들은 그 순간부터 무한경쟁 사회로 들어가게 된다. 헬리콥터맘. 평생을 자녀 주위를 맴돌며 자녀의 일이라면 무엇이든지 발 벗고 나서며 자녀를 과잉보호하는 엄마들을 지칭하는 말로 우리나라의 뜨거운 교육열을 대변하는 용어이자 치맛바람에서 파생된 말이다. 그러나 여기서 의문이 생긴다. 그렇게 학창시절을 자신과 자신을 둘러싼 세상에 대해서 깊이 생각해 볼 여력도 없이 그저 사회가 원하는 기준을 아이들에게 강요하는 것이 그들을 위한 교육이 될까? 그리고 그러한 교육이 정말 그들로 자신의 삶을 행복하게 만들고 또 더 괜찮은 사회를 만들 수 있을까 하는 점이다. 아니다. 적어도 나는 그러한 교육에서 행복하지 않았고 또 더 나은 사회가 만들어지지도 않았다고 생각한다. 일반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데는 두 가지 프로세스가 있는데, 하나는 순방향 기획이고 다른 하나는 역방향 기획이다. 순방향 기획은 현재 상태에서 발생한 문제를 현재 가용한 자원으로 하나씩 문제들을 해결하는 것이고, 역방향 기획은 먼저 장기적 목표를 세우고 그 다음 목표를 달성하는 데 걸림돌이 되는 현재의 제약 조건을 정의한 뒤 정의된 제약 조건을 해소하는 방법을 찾고 마지막으로 지금 내가 개입할 수 있는 지점을 찾고 행동하는 것이다. 우리나라 교육은 기득권 세력들이 그 헤게모니를 지키기 위해 말 잘 듣는 하나의 부속품을 길러내는 미국의 국립 교육 시스템을 받아들인 지 오래라고 들었다. 그러한 상황에서 순방향 기획은 계란으로 산을 치는 격일까? 그럼 역방향 기획으로 사고할 수밖에 없다. 소셜픽션. 사회에 대해 제약 조건 없이 상상하고 이상적인 미래를 그리는 방법. 단, 상상은 공상이나 예측과 달리 의지, 즉 염원이 담긴다. 여기서 내게 가장 가슴에 와 닿은 말은 ‘사회에 대해 제약 조건 없이’였다. 기존 사회의 제약 없이 내가 만들고 싶은 교육이 있다. 경쟁이 아닌 함께함. 이것이 내가 바라는 이상적인 교육의 모습이다.
세계 최고의 교육 시스템을 가지고 있는 핀란드에는 시험이 없다. 한 줄 세우기 시험이 없으니 경쟁도 없다. 경쟁이 없으니 경쟁의식도 없다. 우리나라는 어떤가? 영어 조기 교육을 시키기 위해 강남의 많은 부모들이 그들의 자녀들을 심지어 한 달에 200만원씩 하는 영어 유치원에 보내기도 한다. 중학교에만 들어가도 보통의 책가방이 아닌 여행용 가방인 캐리어를 들고 학교와 학원에 다니는 학생들도 있다. 고3이 되면 족집게 과외다 뭐다 해서 고액과외를 시키는 건 이미 오래전 일이다. 우리나라와 일본, 홍콩 정도에만 있는 입시 전문 학원을 가리키는 말인 cram school은 미국이나 영국, 다른 유럽 국가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학원이다. 그렇게나 많은 기대와 돈을 투자하니 보상심리가 생기지 않을 수 없다. 사람들과 보내는 시간을 멀리하고 공부해서 사회적 지위와 부요함을 얻으라고 강조하게 된다. 하지만 사회에 나오면 학교와 학원에서 했던 공부로만은 해결할 수 없는 일이 너무나도 많다. 혹 성공했을지라도 그 성공을 통해서 얻은 부와 사회적 지위로 행복할 수 있을지는 높은 사회적 위치의 있던 사람들의 자살 등으로 회의감이 든다. 이렇게 많은 부분들이 경쟁으로 시작된 것들이 부르는 사회 파괴적인 현상이다. 다시 핀란드의 교육환경으로 돌아가서 핀란드에는 시험이 없는 대신 모두가 일정 이상의 레벨에 도달하기만 하면 된다. 사람마다 개인차가 있기에 몇몇 학생들은 혼자서 그 레벨에 도달하지 못하기도 한다. 그럼 먼저 이해한 친구들이 도달하지 못한 친구들을 도와 그 레벨에 도달할 수 있도록 알려주고 이끌어준다. 그렇게 모두가 그 레벨에 도달하면 그 수업, 그 학기가 마치게 된다. 그러한 교육적 환경 속에서 내가 남들보다 더 잘해야 되니 다른 친구들과의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 온갖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과도한 경쟁의식과 자칫 다른 방향으로 발전돼, 카이스트 학생이 상대평가로 인한 극심한 경쟁의식을 못 이겨 열등의식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과 같은 불행한 사건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한 줄 세우기 교육적 시스템이 우리나라를 세계 역사에 유례없는 괄목할만한 경제적 성장을 이루도록 많은 영향을 준 것은 맞지만, 그것은 외형적인 결과이고 이면에 우리의 내면은 어떨까? OECD 가입국 중 GDP 9위에 비교할 때, 이혼율 1위, 빈부격차 3위, 노년 여성 빈곤율 1위, 행복지수 123위를 기록하고 있다. 말 그대로 겉만 화려하지 속은 곪다 못해 썩어가고 있는 실정이다. 이렇게 경제적으로 부요하고 많이 배운 나라에서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너무나도 많은 사람들이 먹고 사는 일로 만성 불안을 가지고 있는 실정은 참으로 안타까운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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