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 연습 사례 2
甲은 자기 妻 乙을 야산 사냥터로 데려가 들짐승으로 오인했다는 구실을 붙여 살해할 의사로 함께 사냥을 가자고 乙에게 제의하였다. 甲의 흉계를 모르는 乙은 이에 동의하고 미리 총기를 손질하도록 엽총을 甲에게 가져다 주었다. 甲은 엽총에 실탄이 장전되어 있는 것을 발견하지 못하고 총기를 만지다 오발탄이 우연히 乙에게 명중하여 乙이 사망하였다. 甲의 형사책임은?
Ⅰ. 문제의 소재
갑이 을을 살해할 계획을 세우고 준비하는 과정에서 엽총에 실탄이 장전되어 있는 것을 발견하지 못하고 총기를 만지다 우연히 을이 사망하는 결과가 발생하였다. 갑이 을에게 사냥을 제의하여 을이 동의한 후 총기를 손질하는 과정에서 인정되는 갑의 살인의 고의를 근거로 갑에게 살인죄(형법 제250조 제1항)를 인정할 수 있는지가 문제된다. 그리고 갑의 살인죄가 인정되지 않는 경우에는 을의 사망에 대한 갑의 과실인정여부와 관련하여 과실치사죄(형법 제267조)를 인정할 수 있는지가 문제된다.
Ⅱ. 갑의 살인죄 성립 여부
1. 살인죄의 구성요건
살인죄는 사람을 살해함으로써 성립하는 범죄이다(형법 제250조 제1항). 살해란 고의로 사람의 생명을 자연적인 死期에 앞서서 단절시키는 것을 말하며 살해의 수단과 방법에는 제한이 없다. 살인죄가 성립하기 위하여 주관적 구성요건으로 고의가 있어야 한다. 본죄의 고의는 객관적 구성요건요소인 사람을 살해한다는 인식과 의사를 의미하며, 반드시 확정적 고의임을 요하지 않고 미필적 고의로도 족하다.
2. 갑의 살인의 고의 인정여부
(1) 고의의 의의
고의의 본질에 관하여 인식설과 의사설이 대립되고 있었다. 인식설은 고의의 지적 요소를 강조하여, 고의는 구성요건에 해당하는 객관적 사실에 대한 인식만 있으면 성립하고, 구성요건적 결과발생을 희망의욕할 필요가 없다는 견해이다. 의사설은 고의의 의지적 요소를 강조하는 입장으로, 고의는 구성요건에 해당하는 객관적 사실에 대한 인식만으로는 부족하고, 구성요건적 결과발생을 희망의욕하는 의지적 요소가 있어야 한다는 견해이다. 그러나 인식설은 미필적 고의와 인식있는 과실을 구별하지 못하고, 인식있는 과실이 고의에 포함되어 고의의 범위가 부당하게 확대된다는 문제가 있고, 의사설은 결과발생을 의욕하지 아니한 미필적 고의를 고의의 범위에서 제외하므로 고의의 범위가 부당하게 축소된다는 문제가 있다. 이처럼 인식설과 의사설은 동일사실의 일면만을 강조하는 것으로서 의미가 없으므로 지적 요소(객관적 구성요건요소에 해당하는 사실의 인식)와 의지적 요소(구성요건의 실현을 목표로 하는 의사)의 통합으로 파악해야 하며, 통설과 판례도 이와 같은 태도를 취한다. 이러한 의미에서 고의는 객관적 행위상황을 인식하고 구성요건을 실현하려는 의사라고 정의할 수 있다.
(2) 고의의 존재시기
구성요건적 고의는 행위시, 즉 구성요건을 실행할 때에 있음을 요한다. 따라서 행위자가 실행행위 이전에 구성요건의 실현의사를 가지고는 있었으나 정작 실행행위시에는 인식하지 못한 事前故意는 고의가 아니다. 또한 행위자가 고의 없이 구성요건적 사실을 실현한 후에 비로소 그 결과를 인식인용한 事後故意의 경우에도 고의가 아니다. 사전고의와 사후고의의 경우 고의는 성립하지 않고 과실범의 문제가 된다.
(3) 사안에의 적용
사안에서 갑이 을을 들짐승으로 오인했다는 구실을 붙여 살해할 계획을 세우고 을에게 동행을 제의하여 을이 동의한 후 총기를 손질하는 과정에서는 갑에게 살인죄의 구성요건의 실현의사가 있었으나 정작 우연히 오발탄이 발사되어 을이 사망하는 결과가 발생하게 된 행위시에는 인식하지 못한 사전고의에 해당하여 갑의 살인의 고의가 부정되므로 살인죄는 성립하지 않는다.
3. 갑의 살인예비음모죄 성립 여부
예비란 범죄실현을 위한 준비행위로서 아직 실행의 착수에 이르지 않은 일체의 행위를 말하고, 음모란 일정한 범죄를 실행할 목적으로 2인 이상이 합의를 이루는 것을 말한다. 음모도 실행의 착수 이전의 개념이라는 점에서 예비와 동일하며, 범죄수행에 대한 위험성의 정도에 있어서도 예비와 차이가 없다. 이러한 이유에서 형법은 음모를 예비와 함께 처벌하여 같이 취급하고 있다. 형법은 범죄의 음모 또는 예비행위가 실행의 착수에 이르지 아니한 때에는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없는 한 벌하지 아니한다(형법 제28조)고 하여 예비음모를 원칙적으로 처벌하지 않고, 예외적으로 특별규정이 있는 경우에만 처벌하는데, 살인죄의 경우 예비음모에 관한 규정(형법 제255조)이 있어 문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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