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후감] `나의 아버지 박지원`을 읽고
연암 박지원은 문제 인물이다. 자신의 시대에도 온갖 이슈를 몰고 다니던 뉴스메이커였으며, 그의 글은 북학론․ 문체반정 등 논란의 현장에서 빠지는 법이 없다. 이는 연암이 당대의 모순이 삐걱대는 곳을 정면으로 마주하기를 주저하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때문에 연암은 현재까지도 논란의 대상이다. 그는 자본주의가 태동하는 조선 후기의 근대인인가, 여전히 유교적 신분질서를 벗어나지 못한 중세인인가. 아니면 중심부에서 탈주를 시도하는 포스트 모던한 인물이었는가. 고미숙, 『열하일기, 웃음과 역설의 유쾌한 시공간』, 그린비, 2003.
고미숙 씨는 이 책에서 연암은 중세적 사유에서 이탈하면서도 근대적 구분짓기, 합리화의 틀에도 갖히지 않은 ‘탈근대적 인간’(포스트모더니스트)이라고 평하여, 학계에 논쟁을 가져왔다.
우리는 연암을 논하며 그를 매개로 조선 후기 사회를 이야기하려 하고, 또한 조선 후기 사회를 이해하기 위해서도 연암을 논하려 한다.
『나의 아버지 박지원』 박종채, 박희병 옮김, 『나의 아버지 박지원』, 돌배게, 1998.
은 이처럼 수많은 연암론 중 하나다. 연암의 아들 박종채가 쓴 글로 냉철한 분석과 조리 있는 ‘연암 이해’와는 거리가 멀다. 대신 지극한 공경과 찬탄, 그리고 애정을 담아 연암의 행적을 하나하나 보여준다. 이 점이야말로 오히려 이 책의 강점이다. 아들은 아버지를 무엇으로 설명하려 하지 않았고, 그가 기억하는 아버지의 행적을 있는 그대로 보여준다. 그렇게 모인 216편의 글은 박종채에게는 추억의 편린이며, 독자들은 그 편린 사이사이에서 여백을 느낀다. 그리고 그 여백을 통해 기존의 어떤 프리즘에서 벗어나 연암을 이해하는 것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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