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들어가며
나는 나 자신을 이상주의자로 정의한다. 아무리 타인이 자신에 대해 잘 안다고 하더라도 자신을 가장 잘 아는 것은 자기 자신이다. 내가 이상주의자라면 나의 이상은 무엇인가? 나의 이상은 세계국가(world state)를 세우는 것이다. 세계국가란 무엇인가? 한국에 한국정부가 있듯이 전 세계를 아우르는 국가가 세계국가이다. 그렇다면 세계국가는 가능한 것이며 또 필요한 것일까? 이에 대한 고민이 내 인생의 전부를 지배해 왔다. 그 해답을 찾기 위해 외교관이 되기로 결심하였고, 그 첫 번째 단계로 외교학과를 택했다. 그리고 대학 생활 5년의 정수가 담긴 것이 나의 졸업 논문 〈구성주의 세계국가론〉 최두원, 〈구성주의 세계국가론〉, 《국제정치연습》, 서울 : 서울대학교, 2008.
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세계국가는 필연적이며 또한 바람직한 것이다. Wendt, Alexander, Why a World State is Inevitable: Teleology and the Logic of Anarchy, Civitas Paper of the Month, No.4, 2004.
세계국가론을 설명하는 것은 난해하고 지루한 과정이 될 수 도 있다. 따라서 나는 미술 작품과 사진을 통해 세계국가론을 설명해보는 새로운 시도를 해보고 싶다. 지금부터 나는 내가 대학국어 발표 시간에 사용하였던 노르만 록웰(Norman Rockwell)의 벽화와 내가 가장 좋아하는 사진인 “얄타회담”을 엮어서 나의 이상인 세계국가와 연관시켜 보겠다.
II. 노르만 록웰의 벽화
첫째, 노르만 록웰의 벽화부터 시작해 본다. 우선 작품에 대한 배경설명이 필요할 것 같다. 사진의 왼쪽 하단에 2005년 7월 2일이라고 써있듯이 이 사진은 3년 전의 사진이다. 물론 왼쪽에 있는 양복을 입은 사람은 나다. 나는 당시에 뉴욕에 있는 UN 한국대표부에서 인턴 생활을 하고 있었고, 이 사진은 아마도 UN 본부에 처음으로 들어간 날에 같은 인턴인 선배 누나가 찍어준 사진이다. 이 그림을 묘사하기 전에 꼭 알아야 할 것은 왜 하도 많은 그림 중에서 세계의 의회라고 불리는 UN본부에 왜 이 그림이 있는가이다. 바로 세계인이 조화롭게 하나가 되자는 인류애가 이 작품의 주제이자, UN본부에 있는 이유인 것이다.
그럼 이제 본격적으로 묘사에 들어가 보자.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무엇인가? 나에게는 작품의 재질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사진의 윗부분을 보면 빛이 반사되는 부분의 굴곡이 심상치 않음을 알 수 있다. 그렇다. 이 작품은 유화가 아닌 벽화인 것이다. 나에게는 불현듯 멕시코의 벽화가 디에고 리베라(Diego Rivera) 르 클레지오, 신성림 역, 〈프리다 칼로 & 디에고 리베라〉, 다빈치, 2008.
가 생각난다.
다음으로 눈에 들어오는 것은 28명의 다양한 국적을 가진 사람들의 형형색색의 모습이다. 가운데 남자는 유대인으로 보인다. 유대인 고유의 모자인 “카파이”를 쓰고 있는 것을 보니 확실한 유대인이다. 아래로 내려간 왼쪽 눈썹과 고집스러운 표정으로 봐서 의심 많고 엄격한 유대인인 것 같다. 그의 왼쪽에는 아이를 안고 있는 한 남자가 보인다. 하얀색 상의를 머리에까지 두르고 있는 것을 보면 북아프리카 무슬림인 것으로 보인다. 그 옆에는 여인이 있다. 다소곳한 입술과 화려한 기모노를 보면 일본의 여성임이 확실하다. 다음으로는 벽화에 등장하는 3명의 흑인이다. 나의 바로 옆에 있는 흑인 아이와 우측 상단의 흑인 남성은 입고 있는 옷이 서양식인 것으로 보아서 미국 또는 서구에 살고 있는 흑인으로 보인다. 반면 정 가운데의 흑인 아이는 손에 들고 있는 잔이나 목걸이로 보아 아프리카에 살고 있는 아이로 강제노동에 착취를 당하거나 노예로 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그림에서는 백인이 가장 많이 등장하는데 가장 눈에 확 들어오는 백인은 금발의 모자(母子)이다. 나는 엄마의 머리 스타일을 보고 북구유럽, 그 중에서도 스웨덴 출신이라고 추측을 한다. 과거 바이킹의 땋은 머리가 연상되기도 한다. 어쩌면 우크라이나 같은 슬라브족 출신일 수도 있다. 우크라이나 총리인 율리아 티모셴코(Yuliya Tymoshenko)의 머리와 비슷하지 않은가? 왼쪽 위의 모자도 백인인데 머리를 천으로 두른 것을 봐서는 동유럽이나 슬라브 지역의 모자인 것 같다. 이제 남미인을 살펴보자. 우선 왼쪽 상단에 한 남자가 보인다. 아마도 백인과 인디오의 혼혈인 메스티소(mestiso) 또는 백인과 흑인의 혼혈인 뮬라토(mulato)로 보인다. 반면 우측 끝의 여인은 백인의 피가 섞이지 않은 전형적인 인디오 여인으로 보인다. 전통의상으로 봐서는 멕시코 남부 출신인 것 같다. 마지막으로 아시아인을 살펴보자! 우측 하단의 여자아이는 옷을 보면 누구나 중국인이라는 것을 잘 알 수 있다. 여자아이가 들고 있는 것은 아마도 중국의 전통 장난감으로 보인다. 중앙의 여자아이는 빨간 천을 머리 위로 두른 것이나 이목구비를 볼 때 인도의 여자아이인 것 같다.
지금까지는 이 작품에 대한 세부적인 묘사에 치중했다. 이제 좀 거시적으로 바라보자. 사람들을 면면히 살펴보고 나서 드는 첫 느낌은 이들 중 환하게 웃고 있는 사람이 한명도 없다는 것이다. 다들 고뇌에 잠긴 모습이거나 무언가에 대해 불안을 느끼는 표정이다. 그리고 대부분의 시선들도 정면을 향해 있지 않으며, 다들 지친 표정을 짓고 있다. 유일한 예외는 맨 아래에 있는 여자아이다. 빨간 머리를 하고 있는 이 아이는 오묘한 미소를 지으며 기도하고 있다. 그녀만 유일하게 웃고 있으며 또 눈을 감고 있는 것이다. 이 작품을 보고 드는 두 번째 인상은 정말로 세계에는 다양한 민족이 있다는 것이다. 멀리서 보면 무지개로 보일 정도로 다양한 색의 옷과 피부색이 보인다.
이대로 묘사를 끝내려고 하니 무언가 중요한 것이 빠진 것 같다. 그렇다! 바로 중앙 하단에 있는 금색 글씨이다.
“DO UNTO OTHERS AS YOU WOULD HAVE THEM DO UNTO YOU”
1. 국내문헌
김대순, 《국제법론 제12판》, 삼영사, 2007.
김용구, 《세계외교사》, 서울대학교 출판부, 2006.
르 클레지오 저, 신성림 역, 《프리다 칼로 & 디에고 리베라》, 다빈치, 2008.
배영수, 《서양사강의》, 한울아카데미, 2007.
이주영, 《미국사》, 대한교과서, 2005.
찰머스 존슨 저, 안병진 역, 《제국의 슬픔》, 삼우반, 2004.
케네스 월츠 저, 박건영 역,《국제정치이론》, 사회평론, 2000.
하영선, 남궁곤 편저, 《변환의 세계정치》, 을유문화사, 2007.
2. 외국문헌
Hans J. Morgenthau, Politics among Nations, McGraw-Hill College, 2005.
John H. Herz, International Politics in the Atomic Age, Columbia University Press, 1965.
Wendt, Alexander, Why a World State is Inevitable: Teleology and the Logic of Anarchy, Civitas Paper of the Month, No.4,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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