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일곱에 별이 된 남자 빈센트 반 고흐
빈센트 반 고흐
늦은 밤, 카페의 아름다운 정경이 별이 빛나는 밤과 어우러져 마법처럼 펼쳐져 있고 환하게 비추인 카페지붕의 노란색과 밤하늘의 군청색이 어울려 카페에서 신비한 빛이 나오는 듯한 느낌을 갖게 만든다. 고흐는 여동생에게 쓴 편지에서 이 그림을 다음과 같이 묘사하고 있다. “푸른 밤, 카페 테라스의 커다란 가스등이 불을 밝히고 있어. 그 위로는 별이 빛나는 파란 하늘이 보여. 바로 이 곳에서 밤을 그리는 것은 나를 매우 놀라게 하지. 창백하리만치 옅은 하얀 빛은 그저 그런 밤 풍경을 제거해 버리는 유일한 방법이지, 검은색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 아름다운 파란색과 보라색, 초록색만을 사용했어. 그리고 밤을 배경으로 빛나는 광장은 밝은 노란색으로 그렸단다. 특히 이 밤하늘에 별을 찍어 넣는 순간이 정말 즐거웠어.”
많은 사람들이 이 그림을 보며, 유럽의 아름다운 밤거리를 동경한다. 밝은 카페 등불 아래에서 차를 마시며 여유롭게 담소를 나누는 사람들, 산책을 즐기는 아름다운 부부와 바쁘게 움직이는 마차들.... 하지만 왜 나는 저 길 끝의 어두운 골목으로만 눈이 갈가. 대다수 고흐의 작품들이 그렇듯이 도 밝은 카페의 등불과는 대조적인 어둠과 슬픔이 있다. 아마 고흐도 이 어두운 골목에서 동경하듯이 이 카페를 바라보고 있지 않았을까.
인물화나 풍경화에서 내가 표현하고 싶은 것은,
감상적으로 우울한 것이 아니라 뿌리깊은 고뇌다.
내 그림을 본 사람들이,
이 화가는 깊이 고뇌하고 있다고,
정말 격렬하게 고뇌하고 있다고
말할정도의 경지에 이르고 싶다. -1882. 7. 21-
하늘의 거친 붓 터치에서 고흐의 슬픔이 느껴진다. 아니 격정적인 고뇌가 느껴진다. 사실 처음에 인상주의 화가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끌로드 모네의 ‘수련’이라는 작품을 접하고 나서이다. 영화 에 ‘지베르니 정원’이 등장하는데, 이곳이 모네가 매일매일 수련을 바라보면서 그렸던 곳이다. 빛과 함께 시시각각으로 움직이는 색채의 미묘한 변화 속에서 자연을 있는 그대로 묘사하려 한 그들의 노력은, 인상파 그림을 처음 접하는 이들에게는 낯설게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그러한 노력에서 나타난 지극히 유동적이고 변화무쌍한 그림들은 미술사에서 처음으로 주관적 인식에 주목했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 개인적으로 모네의 그 많은 수련화가 다 제각각의 특성을 가질 수 있었던 점으로 날씨, 수련의 상태, 모네가 수련을 바라본 위치 등등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모네의 감정이 아니었을까 생각한다. 그런 면에서 고흐는 자신의 고뇌를 그림에 누가 보더라도 느낄 수 있듯이 투영시켰다는 점에서 인상주의의 대가라고 할 수 있다. 또 어찌보면 그런 반 아카데믹적인(예술이 난해하지 않다는 점) 요소가 그를 미술사에서 배제시켰을지도 모른다. 아무튼 고흐 전시회를 가고, 그의 작품들을 보면서 서른 일곱 살에 별이 된 남자 반 고흐가 측은하게 느껴졌고 그의 고독을 이해할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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