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명치료 중단 허용하는 게 옳을까요
연명치료 중단 문제 사회적 의견차 여전
‘뜨거운 감자’ 연명치료 중단 문제에 대해 환자의 인권과 의지문제가 다시 언급되고 있다. 최근 중앙일보의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2~7월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숨진 암환자 169명 중 사전의료의향서를 작성한 151명을 조사한 결과(민주통합당 최동익 의원실 자료) 연명치료를 중단하고 숨진 암환자 10명중 8명은 중간소득층·고소득층이다. 경제적 이유로 연명을 중단하는 경우가 많을것이란 추측과 달리 환자가 스스로의 인권을 위한 의지가 더 반영된 결과라는 것.
그러나 종교계 관계자는 “현재 결과가 경제적 이유보다 인권과 의지의 문제가 크다는 것을 보여주는것 같긴 하다”며 “하지만 주변을 보면 가족이 지게 될 치료비에 대한 걱정으로 연명치료 중단을 고려하는 경우가 더 많은데 과연 환자의 의지로 볼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반박했다. 반면 서울의대 허대석 교수는 개인 블로그를 통한 기고문에서 “무의미한 연명치료 중단허용에 대해 생명의 존엄성을 해치는 제도라는 오해의 벽이 있다”며 “말기 환자들이 임종과정에서 인공호흡기와 같은 연명시술을 대부분 받고 있는데 법제화를 통해 중단하려고 시도하는 것처럼 잘못 이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국회는 지난달 무의미한 연명치료 중단 인정에 대한 범위와 절차, 방식 등의 존엄사 입법적 기준 마련을 촉구했고 관련 입법조사처는 말기환자의 정의와 그에 대한 판단 기준을 명확히 할 것을 촉구한 바 있다.
-2012.12.07. 메디컬투데이 신은진 기자
2. 두 개의 시선
(1) 이렇게 죽고싶다" 강남 등 부유층서 퍼지는 것
2009년 연세대 의대 세브란스병원 김 할머니 존엄사 사건 이후 연명치료 중단을 선택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김 할머니 사건은 대법원이 처음으로 가족들의 연명치료 중단 요청을 받아들인 사례다. 2010년 12월부터 지금까지 사전의료의향서에 6500명이 서명했다. 박길준(75) 전 연세대 교수도 아내(72)와 같이 사전의료의향서에 서명했다. 박 전 교수는 “사전의료의향서가 없으면 중환자실에서 연명 줄 열 개, 스무 개 달고 있어도 누가 그 줄을 뗄 수 있겠느냐”며 “김 할머니 같은 상황에 빠지게 되면 고생하지 않고 인간답게 끝내겠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박 전 교수는 “본인이야 의식을 잃으면 그만이지만 연명치료가 이어지면 가족들도 한 달 이상 못 버틴다. 긴 병에 효자가 없지 않느냐”고 덧붙였다. 그는 의향서를 자식들에게 맡겨 망설이지 못하게 못을 박아뒀다.
치료비를 아끼려 연명치료 중단을 결정하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다고 한다. 사전의료의향서 실천모임 공동대표인 홍양희 ‘삶과 죽음을 생각하는 회’ 회장은 “70대 노인이 가장 많고 서울 강남·분당 등 비교적 부유한 지역 주민이 다수”라며 “치료비를 아끼려고 서명한 경우는 별로 없다”고 말했다.
김 할머니 존엄사 사건 이후 의료 현장에서도 사전의료의향서 제도를 적극 활용하기 시작했다. 이 사건 이전에는 세브란스병원 등 한두 곳만 사전의향서를 사용했으나 김 할머니 사건 이후 17곳으로 늘었다. 서울대·세브란스·서울아산·삼성서울·강북삼성·경희대·이대목동·중앙대 병원 등이다. 본지가 지난달 28~30일 전국 44개 대형 대학병원(상급종합병원)을 조사한 결과다. 한양대·전남대·순천향대 등 대다수 병원들도 심폐소생술만을 하지 않겠다는 각서를 활용하고 있다.
건강한 사람은 자발적으로 연명치료 중단을 선택하는 반면 의료 현장에서는 그러지 못한다. 환자에게 처음부터 그런 얘기를 꺼내기가 쉽지 않아서다. 서울의 한 대학병원은 사전의향서를 도입했지만 거의 활용하지 않고 있다. 해당 병원 관계자는 “환자에게 연명치료 중단 얘기를 꺼내면 ‘열심히 치료해서 낫게 해줄 생각은 하지 않고 죽음 얘기를 하느냐’고 반발해 제도 활용이 미미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임종 한 달여 전이 돼서야 의료진이 환자 가족을 설득한다. 의료진의 정성이 필요하다.
-2012.12.03. 중앙일보 신성식 기자
(2) 반대
여론조사에서 반대하는 사람들이 가장 많이 꼽은 이유는 ‘생명은 존엄하기 때문에 인위적으로 사망에 이르게 할 수 없다’였다. 다음으로는 ‘생명은 인간의 영역이 아니다’, ‘남용의 위험이 크다’, ‘생명경시 풍조가 만연할 것이다’ 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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