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포트 - 군자와 시민
이 글은 한국철학사상연구회에서 엮은 『철학, 문화를 읽다』에서, 제1장 이철승 교수님의 「군자에서 시민까지; 유가적 인간과 근대적 인간」을 요약한 것입니다.
1. 인간이란?
“인간이라고 다 인간이냐? 인간다워야 인간이지.” 이 말은 “네가 인간의 탈을 썼다고 해서 우리와 같은 인간이 될 수는 없다. 왜냐하면 너는 인간으로서 해서는 안 될 일을 했기 때문이다. 네가 한 행위는 마치 짐승이 저지른 것과 같다. 인간이 인간으로 대접 받으려면 바람직한 인간의 역할을 해야 한다.”라고 정리할 수 있다. 결국 이 말은 인간이 인간을 평가할 경우 외적으로 드러나는 육체적인 모습뿐만 아니라 그의 정서와 정신은 물론 그가 행한 삶의 자취 등 모든 면이 고려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인간은 생물학적으로 생물에 속한다. 그리고 인간이 동물과 구별되어 인간으로 불리는 것은 이성의 발달에 기인한다. 이성은 자신을 반성하고 추동하는 역할을 한다. 인간은 이성을 통해 스스로의 삶을 돌아보고 수정하며 설명하고 계획을 세운다. 인간은 이러한 이상의 힘에 의지하여 도구를 만들면서 불리했던 초기 자연환경의 어려움에서 벗어나기 시작했다. 이러함을 토대로 많은 독특한 역사를 형성해갔다. 또한 이러한 역사의 진행 속에서 인간은 자신들의 정체성을 세워나갔고 그들은 각각의 환경과 문화의 특징을 반영하면서 고유한 정체성을 확립해갔다. 고대 아테네의 시민의식과 중국 선진시기의 군자관은 그들 각자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인간의 모습이었다. 고대 아테네의 민주주의 사상은 근대 서양의 시민의식을 토대로 하는 민주주의 이념의 원형이 되면서 오늘날 서양 사상의 초석 역할을 하고 있다.
2. 군자란 누구인가?
유가에서 중시하는 군자의 개념은 사실 공자시대 이전부터 있었다. 이 때문에 많은 학자가 이 개념이 주나라가 성립된 이후에 형성된 것으로 여긴다. 그리고 공자시대 이전의 군자는 지배층의 성격을 띠고 피지배층에 해당하는 소인과 상대적인 위치를 차지하는 신분개념이었다. 그러나 공자 시대에 이르러 이 개념은 달리 쓰이기 시작했다. 공자는 이 개념을 대부분 신분의 뜻과 구별되는 도덕성을 갖춘 인간의 의미로 사용했다.
공자는 자신이 살던 시대를 혼란한 시대로 보았다. 그는 생산력의 발전으로 인해 새롭게 등장하는 신흥세력들이 주나라의 질서 체계를 붕괴시킨다고 생각하고 안타깝게 여겼다. 그는 주나라 초기에 주공이 정립한 질서체계를 인간이 추구해야 할 바람직한 규범이라고 생각했다. 그릇 인간을 도덕적 존재로 여기는 주공의 사상을 수용한 후 이것을 더욱 체계적으로 정립하여 유가사상의 종지로 삼았다. 인으로 대표되는 그의 철학사상은 ‘효제충신(孝悌忠信)’, ‘박시제중(博施濟衆)’, ‘애인(愛人)’, ‘충서(忠恕)’, ‘정명(正名)’, ‘극기복례(克己復禮)’ 등을 비롯한 수많은 사상을 내부에 함유하며 도덕적 인간에 관해 종합적으로 취급하고 있다.
공자에 따르면, 성인은 이러한 도덕적 내용을 완벽하게 실현하는 인간이다. 또한 공자에 따르면 군자는 개인의 이익 추구를 중심 가치로 여기는 것이 아니라 공적 의로움의 실현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인간이다. 개인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인간은 군자의 대척점에 있는 소인이다. 소인은 자기의 사사로운 이익 추구를 중요한 가치로 여긴다.
또 공자에 따르면, 군자란 자기 이익을 얻고자 분파를 형성하지 않고 그가 속한 사회를 보편적 질서 의식을 중시하는 인간이다. 일의 수행은 사회적 지위의 높음 지식의 많음 경제적 여유 나이의 많음 등과 같은 외적 배경과 비례하지 않는다. 곧 군자의 이러한 역할은 삶의 외적조건과 직접적으로 관계되어 있지 않다. 이것은 내적 도덕성의 발현과 긴밀하게 관계 되어 있다. 이러한 관점을 토대로 공자는 덕이 있는 인간이 통치할 때 나라가 바르게 다스려질 것이라고 주장한다.
선험적 도덕성의 발휘를 근거로 하는 공자의 이러한 군자관은 이후에 공자의 문인들과 맹자에게 계승되어 발전 된다. 특히 맹자는 하늘의 운행 원리인 원형이정(元亨利貞)을 자각적으로 본받아 형성한 인의예지(仁義禮智)의 선험적 도덕성을 선으로 여기는 성선설의 이론을 확립한다. 그리고 통치자는 본래적으로 선한 도덕성을 발현하여 인민을 위하는 왕도정치를 실현해야 할 것으로 생각했다
3. 시민이란 누구인가?
시민이란 1789년 프랑스 혁명을 전후로 새롭게 형성된 근대적 개념이다. 이 시민은 역사적으로 민주주의 이념과 깊게 관련된다. 오늘날 많은 나라에서 채택하고 있는 민주주의 이념의 어원은 데모크라티아(demokratia)에서 유래한 것으로 인민(demos)의 지배(kratia)를 의미한다. 고대 아테네에서 시행된 민주주의는 인민이 민회, 평의회, 법원 등의 제도를 통해 통치에 직접 참여했다. 그러나 이러한 아테네의 민주주의는 많은 노예의 노동에 의해 산출된 잉여가치를 소수의 성인남자 중심의 자유민, 곧 시민이 소유하는 형태의 민주주의였다.
한국철학사상연구회, 『철학, 문화를 읽다』, 동녁, 2009.
토론주제
1. "인간이라고 다 인간이냐? 인간다워야 인간이지."라는 명제에 관해 여러분이 생각하는 인간이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자유롭게 토론해 보자.
2. 근대적 인간으로서의 시민과 유가적 인간으로서의 군자 중 오늘날 우리사회에 적합한 인간상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3. 시민으로서 현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에게 부족한 것은 유가적 군자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가 현실에서 실천가능한 군자의 모습에는 어떠한 것들이 있는지 논의해 보자.

분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