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포트 - 기 철학의 수용과 발전
1. 기철학이란?
우주만물의 궁극적 실체를 기氣로 보고, 모든 현상세계는 기의 운동과 작용에 의해 이루어진다고 보는 철학체계이다. 학자에 따라 내용은 약간씩 차이가 있으나 다음 몇 가지 공통성을 갖는다. 먼저 이 세계의 궁극적 실체를 기로 규정하고 만물의 현상적 전개는 기 운동의 소산이라고 본다. 또한 기 운동과 작용의 원인을 기 자체에 있다고 보며, 근원적 기는 영원히 소명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이理 는 기의 내재적 법칙성 내지 속성으로 격하되고 독립적 실체성이 부정된다. 드넓은 세계 속에서 생명체가 숨을 내뿜고 들이마실 때 어떤 유형 무형으로 존재하는 것이 있었는데 중국 고대인들은 그것을 ‘기氣’ 라고 불렀다. 기는 중국 철학의 범주 계통 중에서 하나의 중요한 범주이다. 서양철학의 범주와 비교할 때 기 범주는 중국 민족의 독특하고도 보편적인 범주이다. 중국 철학의 기 범주를 인식하고 파악한다면, 어떤 의미에서 바로 중국철학의 특질을 이해한다고 할 수 있다. 장입문, 『기의철학』, 예문서원, 1992, 37p 참조
2. 서경덕
가. 서경덕의 생애
서경덕은 성종 20년(1489) 송도에서 태어나 58세 화담 서재에서 숨을 거두기까지 평생 포의로 은거하면서 학문을 하고 제자들을 가르친 조선중엽의 대표적인 학자 가운데 한사람이다. 그의 자는 가구可久, 호는 복재復齋이며, 송도의 화담에 은거하였으므로 세인들이 화담 선생이라고 하였다. 어려서부터 가빈(家貧)하여 14세가 되어 겨우 학문을 시작하였다. 그때 『상서』를 배우다가 기삼백조基三百條에 이르러 선생이 “이것은 이 세상에서 이해하는 이가 드물다”면서 가르쳐 주려 하지 않자, 물러나와 15일 동안 깊이 생각하여 그 뜻에 통하게 되었다고 한다. 여기에서 서경덕은 글이라는 것은 깊은 생각하면 반드시 그 내용을 터득할 수 잇다는 확신을 갖게 되었으며, 또한 이런 것이 서경덕과 그 문인들의 독특한 학문 방법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 한국사상연구회, 『 조선 유학의 학파들』, 예문서원, 1996, 115~ 166p
나. 서경덕의 기철학
지금까지 대다수 연구자들의 평가에 따르면, 서경덕은 ‘기론자’, ‘기 일원론자’, ‘유기론자’ 또는 ‘자연 철학자’ 이며 심지어 ‘유물론자’라고도 불린다. 이는 대체로 서경덕의 이론이 기론氣論을 중심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평가이다. 서경덕의 리기설이 기에 치우쳐 있다는 평가는 당대에 이미 이황이나 이이의 비판에서부터 보인다. 이황은 “화담의 소견은 기수일변 氣數一邊에는 매우 뛰어나지만 그 주장이 리를 기로 인정한 것임을 면할 수 없다”라 하였고, 이이도 서경덕의 일기장존설 一氣長存設에 대해 리와 기를 혼동한 것이라 비판하였다. 같은 책 121p
그에 따르면 이 세계는 구체적인 사물들로 이루어진 현상계, 즉 후천後天의 세계와 감각 경험을 넘어선 본체의 세계, 즉 선천先天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음양이 기의 원천으로서의 일기一氣인 태허는 비록 감각 경험을 넘어서 있지만 결코 무無는 아니며, 이 일기가 가지고 있는 자체의 법칙에 따라 일一이 이二로 되고 이기二氣가 생극生剋을 되풀이함으로써 다양한 세계가 펼쳐진다는 것이다. 그에게 기가 없는 상태란 있을 수 없다. 다만 태허일기에서 구체적인 음양의 기로 전환될 뿐이다. 같은 책 122p
즉, 시간적으로 무한하고 공간적으로 무궁한 세계로서 본체계(선천)가 있는데 우리가 비록 감각 경험을 통해서 알 수는 없지만 결코 무라고 할 수 없다. 그리고 구체적인 사물들로 이루어진 현상계(후천)가 있는데, 후천은 본체계가 본래 가지고 있던 법칙에 따라서 다양하게 전개된 것에 불가한 것이다.
「리기설」에서는 다시 허虛가 곧 기氣이며 이것은 시공적으로 무한한 본체의 세계로서 그 자체에 이미 동정動靜합벽合闢생극生剋의 이치를 포함하고 있다고 하였으며, 태극이란 능히 동정합벽생극 할 수 있는 소이所以를 가리켜 말한 것이라 한다. 기가 작용할 때 그 소이연所以然의 바름을 잃지 않게 해주는 재宰인 리理는, 기가 무시무종無始無終인 것이므로 결코 기보다 선재 할 수는 없다. 같은 책 122p
즉 비어있는 것이 곧 기이며 본체계로서 그 자체에 운동, 정지하고 합해지고 흩어지고, 상생과 상극하는 이치가 포함되어 있으며 태극은 이러한 원인이다. 리는 기가 작용할 때 이러한 원인의 바름을 잃지 않게 해주는 것이며 기는 무한한 것이기 때문에 결코 리는 기보다 선재할 수 없다는 것이다.
서경덕에게 있어서 기는 시종이나 생멸이 있을 수 없다. 그러므로 리가 기에 선재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서경덕이 기 밖에 리가 있을 수 없으며 리는 기의 재宰로서 기보다 앞설 수 없다고 주장하는 이유는, 만약 리가 기보다 앞설 수 있다면 기에 시작이 있게 되어 기가 한계를 지닌 것이 되고 만다는데 있다. 같은 책 123p
서경덕에게 있어 기는 취산聚散이 있을 뿐 유무有無가 있을 수 없다. 현상적인 변화는 오직 기의 취산일 뿐임을 강조한다. 그에 따르면 눈앞에서 형체가 사라지는 것이 곧 기의 소멸은 아니다. 즉, 사물의 형체는 사라지지만 담일청허湛一淸虛한 기가 모여 이루어진 것은 다시 태허담일한 가운데로 흩어져 동일한 기로 되돌아갈 뿐 소멸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이런 입장은 기 밖에 리가 있을 수 없다거나 리는 기보다 앞설 수 없다는 주장으로 인해 기에 치우친 것이라는 평가를 받게 되었다. 그러나 서경덕이 기의 불생불멸을 전제로 본체 세계로서의 선천을 제시하면서 감각경험을 넘어선 세계의 실재를 주장하는 것은 현세 긍정적인 유가의 가치관을 적극적으로 옹호하기 위한 것이었다. 그에게 공空이나 무無란 있을 수 없다. 그에게서 세계란 분명히 실재하는 것이며, 그 세계를 이루는 기도 비록 때에 따라 유형, 무형의 것으로 바뀔 수는 있지만 아무 것도 없는 때란 결코 있을 수 없다. 같은 책 123p
3. 임성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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