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감상 - 완죤히 새됐어
연극이란 소재를 처음 접한 것은 내가 초등학교 5학년 때이다. 경북대학교 대강당에서 오즈의 마법사라는 연극을 가족들과 함께 보았다. 그 당시 어린나이였지만, 너무나 강력했던 주인공들의 카리스마가 지금까지 잊혀지지 않는다. 그래서 그랬을까? 처음 접한 경험에 재미를 느낀 나는 며칠 뒤 엄마를 졸라 장화신은 고양이라는 연극까지 보았다. 장화신은 고양이에서는 오즈의 마법사와 달리 악역들의 연기가 뛰어났다. 끝나고 나서는, 주인공들과 악수하는 에프터 서비스하며 그들의 분장하며 이 모든 것이 어린 나에게는 신기하기만 했다.
그리고 세월이 지나 ‘완죤히 새됐어’라는 연극을 교수님을 통해 보게 되었다. 어릴 적에 보았던 연극이랑은 다른 새로운 차원의 연극이라 신선하기도 하였지만 진부한 면도 보여주는 연극 이였다. 성인이 되어서 보는 처음 연극이라 설레임 반 기대 반으로 보았는데, 나에게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한 격이 되어버렸다.
‘완죤히 새됐어’라는 연극은 교수 음모론에서부터 시작된다. 주인공인 화학과 대학교수는 교수협의회의 사무국장을 맡고 있다. 하지만 학교에 비리가 터지고 이 비리를 일으킨 주인공이 교수를 방문하여 뇌물을 주며 꼬드기려 하지만 거부하게 된다. 이로 인해, 교수 음모론을 꾸미는데 그 음모론은 차마 생각하지 못한 엄청난 것 이였다. 교수가 아끼던 후배와 모텔을 들어가는 사진들이 학교 게시판을 큰 파장을 일으켜 아내로부터도 버림을 받고, 제자들과 가까운 사람들로부터 버림을 받게 된다.
다소 무겁고 진부한 소재라 할 수 있는데, 나 역시 그렇게 생각하였다. 주인공인 교수가 친한 후배와 모텔을 간 순간부터 결과를 예측할 수 있었고, 돈 있는 자의 권력과 믿었던 사람으로부터의 배신이라는 소재는 흔히 볼 수 있는 내용 이였다. 그에 따른 반전도 없어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그렇지만, 이 연극이 너무 재미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암전이 된 틈을 이용해 중간 중간 관객들을 끌어당기거나 놀라게 하는 부분은 재미와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나 역시 앞으로 끌려 나갈뻔 했는데, 그 민망함은 아직도 잊을 수 없다. 사실은 좀 민망하긴 하지만 앞으로 나가서 같이 분장을 하고 나와 관객들을 놀라게 했다면 더 재미를 주었을 것 같은 생각도 들었다.
그리고 다른 연극보다 신선했던 점은 인터넷 게시판의 이용해 특이한 마임으로 표현한 점이다. 네티즌들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당사자들에게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와 잘 알지도 못하면서 무차별 언어폭력을 하는 것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되었다. 그리고 인터넷을 통해 검증되지 않는 사실들을 따지면서 그것이 점점 더 퍼지게 되는 과정을 잘 그려낸 것 같다. 사이버상의 네티즌의 두 얼굴을 코믹하고도 재치있게 표현하는 것을 보고, 얼마 전 인터넷을 떠들썩하게 한 개똥녀나 개죽녀 된장녀가 생각났다. 나도 개똥녀의 사진을 인터넷상에서 보았지만 댓글을 잘 달지 않는 편이라 보기만 했었는데, 사진 밑에 댓글들이 넘쳐났다.
이 코미디 요소, 특이한 마임 말고 기억에 남았던 점은 소극장이라 관객들과 배우들의 친밀감이 다른 연극보다 컸다는 점이다. 앞에서 연극을 보았던 적은 처음인지라 좋기도 하고 배우들의 표정연기와 분장 조명 음악 그리고 무대변화 등 이론적으로 배우기만 했던 부가텍스트를 자세히 볼 수 있어서 인상이 깊었다. 그리고 이런 부가 텍스트의 효과를 가까이서 느낄 수 있어서 더 인상이 깊었던 것 같다.
나는 ‘완죤히 새됐어’라는 연극을 통해 무엇을 관객들에게 말하려는지 생각해보았다.
우리는 살면서 많은 일들을 겪게 되는데, 이 연극처럼 진실이 감추어지고 권력의 횡포에 피해를 입은 사람들을 볼 수 있을 것이고, 그 권력을 이용해 사람들을 이용하거나 돈을 벌고 부조리한 사회면을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런 부조리한 사회의 한 면이라 할 수 있는 권력과 돈 있는 사람만이 살아남는 것을 주인공인 교수라는 사람을 통해 적나라하게 보여주었다. 억지감도 없지 않아있었지만 선한사람이 피해를 입는 사실을 연극으로 보여주었다.
비록 결론이 희미하게 끝내버려서 아쉬웠지만 가진 자의 권력 횡포, 절친해도 아무리 믿을 수 없는 인간관계, 인터넷 댓글에 따른 피해에 대해서 한번 더 생각해보는 좋은 시간 이였던 것 같다. 그리고 관객으로서 연극이 무엇에 대해서 비판하는지를 알고 이런 연극을 통해 사람의 진실함과 주위 사람이 한 순간에 무너졌다고 해도 따뜻하게 그 사람을 바라봐주고 외면하지 말았으면 한다. 이처럼 연극을 연극으로만 바라보지 말고 그 이상의 것을 깨닫고, 연극이 전하는 메시지를 사회에 나가서도 실천하는 관객이 되기를 소망한다.

분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