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감상 - 완죤히 새됐어
‘연극’ 이라는 것이 어떤 이에게는 생소한 것 일수도 있겠지만, 내가 사는 곳은 해마다 여름이면 거창국제연극제를 개최 한다. 이러한 지역적 특성 덕분에 나는 초등학교 4학년, 동생과 손잡고 가서 본 ‘햄릿’이라는 연극을 시작으로 지금껏 여러 편의 연극과 발레공연, 난타, 오페라 등의 많은 공연을 보았다. 그래서 일까 여타의 애들과는 다르게 설레이고 부푼 마음이라기 보다는 그저 이번 연극은 나에게 얼마만큼의 깨우침을 안겨줄까 하는 생각 뿐 이였다. 저녁도 굶은 채, 버스를 타고 장차 1시간이나 걸려 찾아간 우전소극장. 소극장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정말 아담하고 옹기종기모여 연극을 보기엔 안성맞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제목도, 연극의 소요시간도, 관객이라면 알아야 할 기본 요소 조차 모르고 갔던 이곳에서 일말의 기대도 없이 그저 감상문을 잘 쓰기 위해 꼼꼼히 살펴보아야겠다는 생각이 뇌리에 각인 될 뿐이었다.
10여분이라는 시간이 지체되고 갑작스레 연극은 시끄러운 대모 소리로 시작되었다. 하지만 연극이 시작된 지 얼마 되지 않아 난 여타의 연극과는 다른 맛을 느꼈다. 그건 내가 희곡에 대한 배움이 있고 난 후 라서 그런지, 아니면 내가 연극을 보는 시각적 성숙 때문인지, 연극이 한층 더 이해가 잘되고 있음을 느꼈다. 어쩌면 연극의 내용이 내가 직접 접하고 있는 생활과 인접한 관련을 가지고 있어서 일지도 모르겠다. 어릴 적부터 그 수많은 작품을 보면서도 난 그저 연극에는 단순히 무대 위에 인물만이 존재한다고 생각했다. 그런 생각만을 가지던 나에게 무대에서 조명이 가지는 역할, 소품에 따라 무대가 가지는 역할, 어느 하나도 통일된 것이 아니라 조명과 위치를 달리하면 전혀 새로운 공간이 된다는 것을 눈으로 직접 보면서 점차 깨닫게 되었다. 즉, 연극이란 장소는 잠시도 쉬지 않고 관객의 시각과 청각을 자극하며 쉼 없이 이리 뛰고 저리 뛰며 움직이는 장소였다. 지금껏 내가 연극을 관람한 후에는, 보고 나서 남는 것 하나 없이 허무한 연극이 있었다면, 참 이해하기가 까다로운 연극도 여럿 있었다. 이건 바로 내가 연극의 이러한 특성을 깊이 깨닫지 못하였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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