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

 1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 -1
 2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 -2
 3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 -3
 4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 -4
 5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 -5
※ 미리보기 이미지는 최대 20페이지까지만 지원합니다.
  • 분야
  • 등록일
  • 페이지/형식
  • 구매가격
  • 적립금
다운로드  네이버 로그인
소개글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 에 대한 자료입니다.
본문내용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
머리말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 , 처음 듣는 순간부터 강렬한 제목이 뇌리에 꽂혀 사라지지 않았다. 그리고 도서관 한구석에서 이 책을 발견하고 그저 제목에 이끌린 강렬함으로 읽기 시작했다. 제목만 그럴듯하고 내용이 판에 박은 듯 비슷비슷한 책들도 흔하기에 별 기대는 하지 않았었다. 하지만 나의 그러한 심리를 읽기라도 한 듯 책은 제목만큼이나 독특한 인물과 짜임으로 단숨에 나를 몰입시켰다. 몰입시켰다고 해서 감정의 이입이나 자기 동일화와 같은 감정의 기복은 없었다. 대신 어떤 기묘한 느낌을 건네주었다. ‘자살’ 혹은 ‘파괴’라는 두 단어가 지워지지 않았다. 그리고 여기서는 그 기묘한 느낌의 원인중 하나인 작중화자를 분석해 이런 나의 기묘한 느낌에 대한 궁금증을 조금이나마 풀어보기로 했다.
신이 되고자한 한 인간의 욕망- 자살도우미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 의 줄거리를 간략하게 소개하자면, 자살안내자라는 기괴한 직업을 가진 작중화자 ‘나’가 자신의 삶에 충만함을 느끼지 못하고 하루하루의 결핍을 버티며 사는 이들에게 자살을 권하고 그것이 성공적으로 끝나기를 도와준다는 내용이다.
줄거리부터 인물에 이르기까지 여타의 다른 소설들과는 좀 달랐다. 우선 자살안내자라는 기괴한 직업을 가진 작중화자 ‘나’부터 장례식 날 장례식에 참석하는 대신 여자와 성관계를 맺는 C, 동생의 애인과 관계를 가지면서도 아무런 죄책감을 느끼지 못하는 형 K, 형제 모두와 관계를 가지지만 자신의 결핍을 채우지 못하는 유디트, 행위예술가로 파격적인 공연을 선보이는 유미미 까지 상당히 기괴한 인물들로 가득한 소설이다.
그중에서도 유독 튀는 한 인물이 있다. 바로 작중화자인 자살안내자이다.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를 제목그대로 존재할 수 있게 만드는 인물이 ‘나’ 인 것이다. 자기 자신을 파괴할 권리를 주장하는 인물로 자살안내자라는 직업부터 상당히 기괴하다. 여기서 자살안내자가 과연 직업이 될 수 있느냐 마느냐의 문제는 일단 뒤로 미뤄놓기로 하겠다.
그는 자신의 직업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한다. 마치 평범한 회사원이 출근을 하고 야근을 하고, 승진을 위해 공부하는 것처럼 사무실을 차려놓고 신문에 “도움이 필요한 사람은 전화 하세요” 라는 광고문구로 홍보도 한다. 도서관에서 책이나 잡지를 읽거나 자료를 검색하거나, 마로니에 공원을 어슬렁거리면서 자신의 고객을 찾아보기도 한다.
‘자살’ 이라는 단어를 사람들 앞에서 그것도 진심으로 꺼내기 위해서는 많은 준비가 필요하다. 그는 잠재고객들의 성향을 알아내기 위해 많은 준비와 수고를 마다하지 않는다. 참으로 치밀하고 세심한 사내인 것이다.
여기서 한 가지 의문이 생긴다. 그는 어째서 자살안내자라는 직업을 택한 것일까? 라는 평범하기 짝이 없는 의문이 말이다.
그것에 대한 해답은 의외로 쉽게 찾을 수 있었다. - 고객과의 일이 무사히 끝나면 나는 여행을 떠나고, 여행에서 돌아오면 고객과 있었던 일을 소재로 글을 쓴다. 그럼으로써 나는 완전한 신의 모습을 갖추어 간다. 이 시대에 신이 되고자 하는 인간에게는 단 두 가지의 길이 있을 뿐이다. 창작을 하거나 아니면 살인을 하는 길. - (17p) 이라고 그는 말한다. 이것은 그가 자신의 직업을 통해 신의 형태에 가까워지고 있음을 나타내며, 그 자신이 신이 되고 싶어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에게 있어서 고객들의 자살은 결코 신성모독이 될 수 없다. 또한 가치있는 혹은 빛나는 자기 권리의 실현도 될 수 없다. 그는 그들의 죽음을 하나의 소재로써 자신의 욕망을 위해 사용하고 있을 뿐이다. 자신의 내밀하고 음습한 쾌감을 ‘압축할 줄 모르는 자들은 뻔뻔하다’란 말과 같은 허울을 사용해서 교묘하게 가려버린다. 그는 자신의 삶을 압축하고 자기가 마지막을 선택함으로써 아름답고 숭고하다는 이상을 자신의 고객들에게 주지시킨다.
그가 주시하는 사람들은 갈데가 없고, 만나야 할 사람도 없다. 그렇기에 그의 호의적인, 도발적인 말에 관심을 기울인다. 그는 그들의 경계심을 건드리지 않고 천천히 교묘하게 그들의 호의를 얻어 ‘자살’ 이라는 방법을 택하게 만든다.
- 사람들은 알게 모르게 내면의 충동을 드러내고 싶어 한다. 그들은 나같은 사람을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 (12p) 상당히 뻔뻔스런 발언이다. 그는 자신을 통해서 고독한 사람들이 구원받을 지도 모른다고 믿고 있다. 자기 입으로 “아무도 다른 누구에게 구원일 수는 없어요.” 라고 말하지만 사실 그는 그가 만나는 고독한 이들에게 자신이 구원으로 기억되길, 신이길 바라고 있는 것이다. 그에게 있어서 ‘자살안내자’ 라는 직업은 자신의 욕구, 즉 신이 될 수 있는 창작의 소재일 뿐만 아니라, 한 인간을 자살로 이끌면서 그 순간만큼은 정신적으로 그 사람의 생사여탈권을 가진 신과 같은 존재가 되는 것이다. 또한 죽음이라는 절대불변의 법칙안에서 자신의 족적을 한 개체에게 강하게 남기는 쾌락적 직업인 것이다. 어떤 이의 목숨을 자신의 의도대로 끊게 만드는 것, 생에 대한 의지를 꺾어 버리는 것, 누군가보다 더 우월한 존재가 된다는 것은 빠져나올 수 없는 쾌감을 선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