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포트 - 북한의 문학
3. 북한문학의 이념적 성격
(1) 주체사상과 혁명성
북한의 문학예술에서는 사회주의 문화에서 강조되고 있는 당성, 인민성, 계급성 등의 보편적인 요건만이 아니라, 혁명성이라는 이념적 가치가 강조되고 있다. 혁명성의 이념은 북한 사회의 혁명적 건설이라는 당면 과제를 위해서만이 아니라, 남조선 해방이라는 또 하나의 혁명적 과업으로 이어지고 있으며 북한의 문학예술에서 혁명성의 문제가 실천적으로 제시되기 시작한 것은 1960년대 초기의 일이다.
1964년 11월에 행해진 김일성의 「혁명적 문학예술을 창작할 데 대하여」라는 연설을 보면, 혁명성의 이념은 북한 사회에서의 사회주의 건설을 위해서만이 아니라 남조선의 혁명과 통일을 위해서도 필요한 것으로 강조되고 있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는 첫째, 북한의 사회주의 건설을 강화하여 정치, 경제, 군사, 문화의 모든 부문에서 혁명적 근거지를 확립하며, 둘째, 남반부의 혁명역량을 제고하기 위해 북한의 인민들이 남조선 혁명문제를 자기들의 사활적 혁명임무로 여기도록 철저히 교양해야 하며, 셋째, 국제혁명역량과 단결하여 미제국주의를 고립시키고 반대해야 할 것을 강조하고 있다. 이러한 요구에 따라 북한에서는 1960년대 이후 김일성의 혁명사상을 기초로 하는 주체의 문예이론이 만들어졌고, 그 이념적 요건에 따라 문학사를 재편하고 창작하였다.
북한의 문학에서 강조되고 있는 혁명성의 이념은 김일성의 주체사상의 핵심에 해당된다. 전후 복구사업의 추진과정에서 김일성은 노동 계급의 민족적 임무에 대한 레닌의 주장을 기초로 하여, 민족의 사회주의적 혁명은 인민대중이 주체가 되어 인민대중의 이익을 위해 민족적 현실에 맞게 추진되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것이 1960년대 중반 이후부터는 사회주의 혁명에서 견지해야 할 근본입장과 근본방법을 밝혀주는 위대한 혁명사상으로 떠받들어지면서 북한 노동당의 유일사상으로 규정되었다.
북한문학의 혁명성의 요건은 김일성의 혁명사상을 문예의 영역에 적용한 이른바 ‘주체의 문예이론’이 정립되면서 더욱 공고화된다. 문학에서 노동 계급을 당의 유일사상으로 무장시키고, 그들 속에서 혁명적 세계관을 확고히 세우며 그들을 혁명 투쟁과 건설 사업에 적극 불러일으키려는 것이다.
주체의 문예이론에서는 예술의 형상을 민족적인 정서와 감정에 맞는 민족적 문예 형식을 통해 추구하고 있다. 민족적 문예의 형식을 통해 노동 계급의 혁명 사상을 철저하게 구현하고 사회주의 이념을 제시하는 데에서 내용과 형식의 통일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주체의 문예이론에서 강조되고 있는 문예에서의 주체 확립이란 자기 인민의 정서와 감정에 맞게 문예를 창조하여 자기 나라 혁명과 자기 나라 인민을 위해 적극적으로 복무하는 문예를 건설함을 의미한다. 문예의 창작과 그 향수과정이 모두 주체 요구에 이어진다는 것이다. 민족적 형식을 바탕으로 사회주의적 내용을 통일시킴으로써 인민대중의 생활 감정에 맞는 혁명적 문학예술을 발전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사회주의적 내용이란 작가 예술가들이 당적, 노동 계급적, 인민적 입장에서 현실을 진실하게 반영함으로써 가능한 것이며 이 같은 성격으로 볼 때, 주체의 문예 이론은 사회주의 이념이라는 내용의 보편성과 민족적 문예의 형식이라는 특수성을 통일하고자 하는 특이한 논리적 귀결을 보여준다.
그러나 이러한 외견상의 논리성에도 불구하고 주체의 문예 이론에서 강조하고 있는 문예의 민족적 형식이란 전통적인 민족 문예의 형식과는 거리가 멀다. 일제 식민지 시대에 김일성에 의해 지도 창작되었다는 「꽃 파는 처녀」, 「피바다」, 「한 자위단원의 운명」, 「조선의 노래」 등 이른바 항일 혁명 문학예술을 혁명적 문예 형식의 규범으로 내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이 항일 혁명문학예술은 일제의 제국주의적 침략에 대항하여 인민대중이 스스로 혁명의 대열에 참여하면서 인민대중의 투쟁의 현실을 예술적으로 형상화해 낸 것들이다. 결국 주체의 문예 이론에서 내세우고 있는 민족적 문예 형식은 혁명적 문예 형식을 뜻한다고 할 수 있으며, 주체의 문예 이론이란 김일성의 혁명 사상에 대한 철저한 신봉을 목표로 하는 문예의 교조적인 강령임을 짐작할 수 있는 것이다.
(2) 북한문학과 혁명성의 전통
*항일 혁명문학예술
김일성은 1926년 독자적으로 결성한 이른바 ‘타도제국주의동맹’이라는 조직을 기반으로 항일 혁명 투쟁에 나선 것으로 되어 있다. 그리고 1932년에는 반일 인민유격대를 조직하여 자신의 항일 혁명 투쟁의 방향을 무장투쟁으로 확대하여 나가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항일 혁명문학예술은 이러한 항일 혁명 투쟁의 과정 속에서 김일성의 지도적 지침에 의해 창작된 가요, 가극, 연극, 무용 등을 말하는 것이다. 항일 혁명문학예술은 인민대중을 혁명 사상으로 교양하고 일제에 대한 투쟁 의욕을 촉발시키는 데에 필요한 힘 있는 무기이다. 항일 혁명문학예술은 혁명 사상으로 인민대중을 교양시켜 투쟁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혁명성을 지니고 있다. 혁명문학예술은 인민대중의 직접적인 참여에 의하여 만들어진 것이기 때문에, 인민대중의 요구에 따라 그들의 정서적 기반 위에서 이루어졌다는 점이 높이 평가되고 있으며 혁명투쟁에 대한 인민들의 주체적 의욕과 참여를 통해 인민성의 의미가 강조되기도 한다. 그러나 항일 혁명문학예술에서 강조되고 있는 주체 의식이나 계급적 자각, 인민성의 요건이나 혁명적 주제 의식 등이 모두 김일성의 혁명 사상의 위대성을 강조하기 위한 개념임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항일 혁명문학예술은 혁명가요, 혁명가극, 혁명연극 등이 주류를 이룬다. 항일 혁명가요의 형식과 내용이 모두 혁명성과 전투성으로 규정되고 있는 것이다. 항일 혁명가요 가운데에서 가장 중요시되고 있는 작품은 단조로운 형식과 직설적 언어를 사용하여 조국에 대한 사랑과 광복에 대한 열망을 노래하고 있는 「조선의 노래」, 「혁명가」, 「조선의 별」 등이 있다.
무장 투쟁기의 가요로 알려진 「조선광복회 10대 강령가」는 언어 표현 자체가 과격하고 선동적이며, 조선광복회의 이념적 지표와 실천 강령 등을 10개 조항으로 구분하여 노래로 만든 것이다. 이밖에도 「반일전가」, 「조선 인민혁명군」 등은 모두 인민혁명군의 전투적 사명과 투쟁 과업을 내세운 것들이다.
이들 항일 혁명가요는 형식의 단순성, 주제의 반복성, 표현의 격렬성 등을 활용하여 정치적인 의도와 목표를 직접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혁명 연극으로 손꼽히고 있는 「안중근 이등박문을 쏘다」, 「성황당」, 「피바다」, 「한 자위단원의 운명」과 혁명 가극 「꽃 파는 처녀」 등은 모두 일제 식민지 시대의 지배 세력과 피지배 민족인 조선인들 사이에 야기되는 적대적 갈등을 기본적 정서로 하고 있으며, 특히 「꽃 파는 처녀」, 「피바다」, 「한 자위단원의 운명」은 식민지 현실의 민족 계급적 모순을 폭로하면서 계급 혁명과 항일 투쟁의 당위성을 강조하고, 각 작품들의 주인공들이 좌절과 실의를 딛고 혁명의 대열에 동참하는 등의 과정 자체가 구조상의 일치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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