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후감 - 서울 1964년 겨울
문학은 시대상을 반영한다. 그래서 우리는 문학을 통해 그 시대의 모습과 문화를 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것이다. 죽음에도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문학 작품에서 자살을 소재로 선택했다면 그것은 당시의 어둡고 우울한 사회상을 반영한 것이라 하겠다. 김승옥의 소설 ‘서울, 1964년 겨울’에서는 한 사내가 죽음으로 치닫게 되는 과정을 그림으로써 전쟁 후의 암울했던 1960년대를 고발하고자 했음이 아닌가 한다.
한국전쟁 이후, 어수선한 사회 분위기는 이청준의 ‘병신과 머저리’, 염상섭의 ‘만세전’, 그리고 김승옥의 ‘서울, 1964년 겨울’ 등과 같은 작품들을 탄생시켰다. 그 중에서도 ‘서울, 1964년 겨울’은 나와 안, 사내라는 세 명의 인물을 등장시켜 현대사회를 살고 있는 지식인들의 내면의 고뇌와 인간소외라는 문제점을 잘 드러내고 있다. 이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들에게는 이름이 없다. 다만 그들을 부를 수 있는 최소한의 호칭만 존재할 뿐이다. 중요한 것은, 서로가 서로를 알기 위해 노력조차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당시 사회의 분위기와 이런 사람들 간의 익명성에는 상관관계가 있다. 사람들은 마음에 빗장을 걸고 점점 개인주의에 물들어 가고 있는 것이다. 바로 이러한 세태가 한 사내를 죽음으로 몰고 간 것이다. 안은 사내가 자살을 할 것임을 알면서도 그를 구하지 않았다. 그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아마도 그는 귀찮기만 한 다른 사람의 일에 괜히 관여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자신에게 돌아올 불이익에 대해서도 생각을 했을 것이다. 전쟁 후의 폐허가 된 땅, 참을 수 없는 굶주림이 사람들의 가슴을 그토록 메마르게 만들었을까? 아내의 시체를 병원에 팔아넘긴 죄책감에 시달리던 사내는 결국 목숨을 끊게 되는데, 그가 마지막으로 죽음을 선택한 이유는 죽음이 삶의 고통으로부터 해방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믿었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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